저희 시어머니 얘기인데요.
시댁에 가서 상 차릴때 어머님이 먹던 안먹던 냉장고 안에 반찬들을 전부 꺼내놓으세요.
원래 손이 워낙에 크셔서 제가 그걸로도 엄청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요. 암튼 시댁에 가면 뭐든 푸짐해보이게 내놓으시고
저희 집에 갈때도 그렇게 싸주세요. (음식물 버리는 것도 돈들고 나눠 넣고 버리는 것도 일이라 한사코 싫다해도 어떻게든 음식 바구니-항상 빨래 바구니나 광주리째 꽉 채우심-에 비집어 넣으십니다.
음식 낼때 반찬통째 꺼내는게 아니라 나름 접시에 담아 내시는데 수북 수북 담아내세요.
당연히 식구들이 다 못 먹으면 어머님이 그 반찬을 다시 반찬통에 쏟아 넣으세요.
- 저는 집에서 반찬 접시 따로 쓰고 먹을 만큼만 꺼내놓고 식구들이 많이 좋아하는거 같으면 그것만 다시 리필해요.
국이나 밥을 식구들이 먹다 남기면 밥은 밥솥에, 국은 국냄비에 다시 쏟아부으세요. 한 식구끼리 어떠냐고 하시면서요.
성인만 인원이 10명은 되는데 국은 다시 끓이면 균이 다 죽는다고 괜찮다고 하시면서(전 제가 다시 먹을게 아니라 모른척 하지만 속으로 저건 못 먹는다 생각합니다) 도로 쏟아부으십니다.
- 저는 밥이고 국이고 먹을 만큼만 퍼서 내놔요. 더 달라면 그 때 얼만큼 먹을건지 물어보고 더 주구요.
그런데 신랑도 저렇네요. 신랑 자연계열 석박까지 했고 하는 일도 이쪽과(먹는쪽) 전혀 무관하지 않는데요.
제가 신랑이 해준 음식을(아주 간단한거예요) 너무 딱딱해서 못 먹겠다고 하니 다시 끓인다고 국통에 쏟아부으래서 싫다고 하니 끓이면 다 된다고 하네요? 갑자기 제 촉으로 신랑이 시어머니의 저런 습관을 옹호히려고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시어머님이 청소도 음식도 제 기준으로 많이 비위생적이세요. 전 아주 깔끔하지는 않지만 먹거리 위생에 좀 민감하고 청소는 자주 안 해도 특히 부엌 살림에 찌든때 끼는것과 집안 어지르는거 싫어합니다. 그리고 신랑도 알고 저도 싫어하는 어머님의 습관들이 몇몇 있는데요. 그래서 일부러 더 저러나 싶어서요) 제가 어떻게 이게 깨끗하냐니까 끓이면 다 된데요.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