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해외여행 간다고, 여조카 셋을 5일동안 봐줬답니다.
물론 아침에 나가면 9시나 돼야 하나씩 들어오는 우리 식구들 보다..
여자애 셋 같이 살면서 밥 해 대려니 힘들었어요.
동생은 돌아와서 피곤하다며 잠만 자고 세 끼니 다 먹고 방금 돌아갔어요.
애들도 엄마 오니 긴장이 풀리는지 온통 어질고 힘차게 놀다 갔네요.
지금 피곤이 산더미처럼 몰려오네요.
아이들 혹시나 설움 탈까봐 얼마나 신경써서 잘해주려 노력했는지 ..
다행이 애들이 안 가려 할 만큼 잘 지낸거 같아요. 동생도 흐뭇해 하네요.
그런데..친정 엄마 생각이 납니다.
신혼때 외곽에 살고 바쁜 남편 믿을 수 없어 아이들 낳기 두 달전부터 저는 친정행을 했거든요.
가서는 엄마에게 한 10만원정도 쥐어주고 그걸로 끝이었어요.
엄마가 있는 내내 음식 해 바치고 아이 씻기고 빨래 해주고 수발해주셨지요.
둘째 애 때는 아버지가 너거 집에서 해라! 하시며 큰소리 하시더군요.
왜 그런지 그 땐 몰랐어요. 제가 얼마나 생각이 없고 얌체였는지요.
적어도 아무리 귀한 딸이라도 엄마에게 50만원이라도 드렸어야 하는건데..
두 애를 낳기전 두달, 낳고 한달 이렇게 친정에 가서 뽀댔으니..
둘째 땐 큰 애 달고 있고, 수시로 남편이 내려오고 그랬죠. 그러니 애 보랴 사위 대접하랴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엄마...어쩜 그렇게 희생적이셨을까..왜 한 마디 불평조차 안 하셨나..
엄마가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내가 몰라서 너무 바보였어요..
이제라도 잘 해드리고 싶은데..안 계시네요..저는 딸도 없구요..정말 좋았던 우리 엄마..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