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재활용쓰레기 버릴 때마다 음식물찌꺼기 그대로 묻은 플라스틱이 다른 곳보다 많아 보면서 속으로 욕 좀 하고 살았어요. 특히 여름에 거기에 벌레들 꼬이는 거 보면 비위상해서 가까이 가기도 힘들었구요. 누가 대통령되고 나이드신 분들에 대해 감정이 안 좋은터라 이게 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때문이라고 흉도 많이 봤었네요.
재활용용품들 모아서 가져가봤자 씻어져 있지 않고, 두가지 이상의 성분(플라스틱이랑 쇠)으로 이루어져 있고....뭐 이런저런 이유로 정작 재활용 되는 비율은 별로 안되고 나머지는 다 그냥 버려진다는 프로그램을 보고 놀라서 (저는 더러운거 다 씻어서 쓰는줄 알고 있었거든요) 정말 재활용쓰레기들 박박 씻어서 내놓았어요. 정 안 씻어지는 경우는 돈 쓰고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렸구요. 내가 깨끗이 씻은 그릇이 안 씻은 용기들이랑 섞여 더러워지기도 해서 더 욕을 했었어요.
그런데 어제 청소하던 중에 시판물엿이 두병이나 유통기간이 지난채로 화석화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요리를 안 좋아해서 식재료를 많이 안 사 이런 일이 자주 없는데 이 물엿은 사놓고 못 먹은 이유가 좀 있었어요.) 날도 추운터에 정말 꽝꽝 굳어 있어 보였고 저걸 다 씻어내고 재활용에 넣으려면 따뜻한 물이 1톤은 들겠다 싶었어요. 이런 경우 차라리 종량제에 넣어버리는 게 환경에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물론 그 물엿 씻는과정이 귀찮기도 했지만 그게 재활용쓰레기 분리 안한 이유는 아니었어요.) 그 두병을 종량제 봉투에 넣고 그 쓰레기를 들고 나가 버리려고 하는 직전에 지나가던 할머니가 보시더니 플라스틱을 재활용 안한다고 뭐라고 하셨어요. 이게 꽝꽝 굳어서 물로 씻어버리기가 힘들다고 설명을 했는데, 나중에 다른 재활용쓰레기 다 버리고 나오는 길에 경비아저씨한테 잡혔어요. 아저씨한테 할머니가 신고하고 간 거예요. 아저씨는 할머니가 신고하니까 종량제봉투에도 안 넣고 막 버린줄 알고 온 거였고 종량제 봉투에 넣었다고 하니 별 말 안하고 가기는 했는데 플라스틱 종량제에 넣으면 뭐라고 하기는 하더라 하시더군요.
제 딴에는 종량제 봉투 쓰면 돈 들고 대충 씻는둥마는둥 해서 재활용에 던지면 더 편한데...돈쓰고 몸써서 항상 그 반대로 해왔던 건데 신고까지 당하고나니 이게 이제 막 헷갈리네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잘 하는 건지 어떻게들 하시는지 알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