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칭찬 이야기 나오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어린 시절

... 조회수 : 364
작성일 : 2017-01-24 11:58:47
어린 시절 저희 엄마는 자식들에게 머리 좋다는 칭찬을 잘 했어요. 
엄마는 거의 무학인데도 나르시즘이 엄청 강한 사람이었고,
인정 욕구가 매우 강한데 가진 자산은 없고 그러나 별다른 노력은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발명된 칭찬이 머리 좋다, 꾀가 많다 같은 것들인데, 
커서 생각해보니 그 칭찬들이 매우 부적절하고 자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뿐더러
사실은 인정 욕구가 강하지만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자기자신을 향한 칭찬이었겠더구요.
자신이 사실 누구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면서 입에 발린 말이라도 들으면 깜빡 넘어갔거든요.
공부 잘 하는 자식을 앞세워서 학교에서 권력을 휘두르고 잘난 체 하길 좋아했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식들은 찬밥이거나 비난, 폭력의 대상이었어요.
도덕 관념이 올바로 서지 못해서 
'사람이 유두리가 있어야지' 라면서 공무원인 아빠에게 늘 한탕을 강요했고 
그것을 하지 않는 아빠를 가장으로서 빵점이며 쫄장부라며 늘 비난하고 자식들에게 험담했어요.
그리고 제가 주위 친구들이 다 컨닝했는데 혼자 컨닝하지 않았다고 학교에서 있던 일을 말하면 
바보 같이 왜 혼자 안 하냐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죠. 
약자에게 큰소리 치고 동정하는 척 갈구는 게 취미였고,
강아지를 장날에 사와서 집에서 키우다가 좀 크고 귀찮아지면 개장수에게 팔기를 반복했어요.
어릴 때 학교 갔다 와서 집에 개가 없어져서 울고 있으면
왜 우냐고 애가 이상하다고 혼냈으며 때로는 몽둥이까지 들었어요.
그리고 몇 달 혹은 일 년 뒤에 다시 새끼를 사왔죠.
안 크면 좋은데 왜저렇게 빨리 크냐며 아쉬워하고 크면 또 팔길 반복.
어릴 때 집에서 언제나 혼란스러웠어요. 
정말 머리 좋게 꾀가 많게, 도덕 관념이고 뭐고 컨닝이나 하면서 약삭바르게 살고
나랏돈은 눈먼 돈이니까 어떻게든 내 주머니에 채우고
키우던 개가 개장수에게 팔려가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면 그게 훌륭한 인간인가 하고요. 
저는 그러지 못했고 반항심이 강했어요,
그래서 늘 엄마에게 학대당하는 자식이었고 언제나 생각이 이상하다, 못됐다는 비난을 들었어요. 
엄마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 형제들,
그리고 자식이 맞든 말든 나몰라라 자신만 불행하다 생각하는 아빠에게조차 왕따였구요
가끔 생각해보는데, 어릴 때 제가 엄마에게 맞다가 죽었다면
성인으로서 뭔가를 혼자서 책임지거나 도모할 힘이 없는 사람이었던 아빠는 
투덜거리면서도 엄마가 시키는대로 제 시체를 갖다 몰래 묻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형제들은 엄마가 시키는대로 착하게 협조했겠죠.
매우 불행했던 저는
엄마의 가치관에 물들지 않고 자랐어요. 
그러나 다른 형제들을 보면 엄마와 너무 비슷해서 소름이 끼칠 때가 많죠.
친분을 유지해야 할 높은 사람에게 새끼 개를 얻어다가 키우라고 부모님 집에 맡기고 
그 개가 일 년도 안 돼서 죽었는데
(제가 확인한 결과 양파 같은 걸 막 먹인 것 같던데 아무도 개가 양파 먹으면 안 된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더군요) 
그 몇 달 뒤에 다른 지인이 진돗개 새끼를 준다고 한다고 
받아다 또 부모님 집에 맡길 생각을 하고 있다거나. 
이런 식으로 정서가 마비된 거 같고
촌지 받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비리를 누구나 다 그렇다고 합리화하면서 저지르는 다른 형제들을 보면서 
왕따였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네요. 
비록 제 유년은 처참하게 얼룩졌고 
가족이란 것이 인생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에요. 
IP : 210.91.xxx.2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50314 결국 안철수가 옳았네요 20 가물치 2017/02/10 3,010
    650313 애슐리 혼자 가실수 있나요? 21 가볼까 2017/02/10 3,624
    650312 힐체어 타는 70대 할아버지도 혼자 밥 차려 드세요 4 욕나오네 2017/02/10 1,487
    650311 미친거시기들 너무 많아요.ㅠ 3 집안 2017/02/10 942
    650310 촛불로 헌재 압박하는건 옳지 않다는 남편과 대판싸웠네요. 20 탄핵 2017/02/10 1,190
    650309 급 ㅠㅠ 스마트폰에 전화 버튼이 없어졌어요. 3 알려주세요... 2017/02/10 946
    650308 뇌물수사 어디까지 됐는지..사전답사 왔었군요 1 ........ 2017/02/10 519
    650307 밀가루, 유제품 끊으려면..? 어떤 식단..? 9 @@ 2017/02/10 2,209
    650306 코점막에 피가 자꾸 나는데요 9 2017/02/10 7,672
    650305 저도 연봉관련 문의요>> 핑크 2017/02/10 419
    650304 이재명후보 후원 회장단들 소개합니다 4 moony2.. 2017/02/10 435
    650303 크린에버라는 드라이세제 써보신 분 계실까요? 1 zz 2017/02/10 598
    650302 노무현때문에 14 눈만높아져 2017/02/10 1,238
    650301 갑근세 문의였어요 6 ... 2017/02/10 1,150
    650300 정월대보름 시댁과 오곡밥 챙기시나요? 14 불량주부 2017/02/10 2,594
    650299 1인 후원 2 나눔 2017/02/10 325
    650298 ebs인강을 듣는데요, 카페에서 사용하기에 뭐가 좋은지요? 가지.. .. 2017/02/10 413
    650297 아라온스쿨 아시는분 답변 부탁드립니다 ~ 1 나무그늘 2017/02/10 10,613
    650296 방바닥이 너무 미끄러운데 어떻게해야할까요??ㅠㅠ도와주세용 5 2017/02/10 3,660
    650295 머리염색이요.. 하는게 세련된가요? 10 머리 2017/02/10 4,479
    650294 [단독] 조동원 "친노·좌파와 영화계 고리 끊어야&qu.. 4 그지같은 ㅇ.. 2017/02/10 562
    650293 꿈에 옛날남자 나와서 짜증나요 2 이게뭔지 2017/02/10 799
    650292 강원도스키장 추천 7 2017/02/10 656
    650291 자식 키워봤자 다 소용 없다는 말 한심해요 26 결국니욕심 2017/02/10 8,525
    650290 로트리 쿠션 또는 팩트 써보신분 계세요? 2 로트리 2017/02/10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