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왜 반기문의 대선 완주가능성은 반반일까?

집배원 조회수 : 544
작성일 : 2017-01-20 22:55:49

황준범 정치에디터석 데스크 jaybee@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는 환대 속에 전국을 돌며 자신의 10년 유엔 총장 경험과 식견을 설명하러 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공항철도 자동발매기에 지폐 두장을 몰아 넣는 장면은 그의 바람대로 “애교”로 넘어갔을 것이고, “나쁜 놈들”이 졸졸 따라다니면서 한-일 12·28 합의에 대한 입장을 묻고 또 묻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뉴욕에서 날아와 곧장 대선 링 위에 착륙했다. 사람들이 그를 유엔 사무총장으로 되새겨줄 틈은 전혀 없이, 정치권이라는 불구덩이 속으로 직행해버린 것이다. 그 뒤 열흘간 그가 보여준 건, 날카로운 통찰이나 세련된 매너를 갖춘 글로벌 리더의 모습과는 영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젊어서 고생해 성공한 꼰대’의 측면들만 부각됐다. 북악산 밑으로 어쨌든 가야겠는데 손에 든 것은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뿐, 다른 준비물도 교통수단도 동승자도 못 정한 채 헤매는 모습이다. 그를 메시아처럼 기다려온 보수 진영 내부에서조차 “서글프다”는 한숨이 먼저 나오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남은 시간은 넉달 안팎. 반 전 총장은 과연 끝까지 달려서 벚꽃 휘날리는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을까.

우선, ‘중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쪽의 얘기들. 반 전 총장이 완주할 것이라는 전망의 가장 큰 근거는 그가 유일한 ‘문재인 대항마’라는 점이다. 반 전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 사태로 보수진영이 궤멸된 상황에서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 20% 안팎의 지지율로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우나 고우나 반 전 총장으로 끝까지 밀고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3월께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을 최종 결정할 경우, 그 이후엔 보수층의 결집력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 또 반 전 총장이 조만간 특정 정당과 손을 잡고 현역 의원들이 대거 합류하면 체계가 갖춰지면서 검증공세 대응이나 메시지 관리에서도 지금과 달리 단단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세론’의 주인공인 문재인 전 대표가 허점을 노출하면서 판세가 흔들릴 가능성도 상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완주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훨씬 높다. 반 전 총장이 아무리 진영을 뛰어넘는 대통합을 외쳐도, 그가 ‘보수 후보’라는 점은 그의 지지층이 말해준다. 중도층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그만큼 낮은 것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커다란 국면에서 ‘문재인 때리기’의 파급력도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그가 내건 ‘정치교체’가 야권의 ‘정권교체’ 프레임을 뛰어넘기 어려워 보인다. 신년 여론조사들을 보면 국민의 80% 안팎이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으며, <한국일보>의 15~16일 조사에서는 ‘반기문이 대통령 되면 정권교체로 볼 수 없다’는 응답이 62%로 나왔다.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 안에서조차 “이 난리를 만들어놓고 보수가 재집권을 하겠다는 건 염치없는 일”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참이다. 반 전 총장이 전략을 재정비하고 기술을 다듬어갈 수는 있겠지만, 민심의 저변을 뒤집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걸 극복하려고 반 전 총장 쪽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그리는 게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바른정당을 통합하고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국민의당 일부도 흡수하는 ‘빅텐트’ 전략이다. 쉽게 말해, ‘문재인 싫은 사람 다 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반 전 총장이 지금보다 강력한 지지율을 확보할 때 가능한 얘기다.

반 전 총장이 ‘제2의 고건’의 길을 선택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 지나온 열흘에 비하면 남은 시간과 변수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다만, 반 전 총장이 ‘대선에 떨어지더라도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출마한 이상 당선돼야지, 안 그러면 반 전 총장은 물론 국민들도 ‘자랑스러운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잃게 된다. 그의 완주 가능성이 아직도 ‘반반’인 이유다.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주주신청]

IP : 121.148.xxx.12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3169 실시간 검색어 1 . 2위 2 검색어 2017/01/21 1,975
    643168 저에게 맞는 변비 직빵 해결책을 찾았습니다.(약이 아닌 식품) 12 홍두아가씨 2017/01/21 4,394
    643167 딸램땜에 스트레스받아 대낮에 술먹고싶네요 ㅠㅠ 2 @@ 2017/01/21 1,606
    643166 7년-그들이 없는 언론 3 일산 2017/01/21 425
    643165 조윤선 수의에 통쾌한 이유가 뭘까요? 21 ㅇㅇ 2017/01/21 5,263
    643164 좀전에 황태순이란 인간이 막말을 5 종편 mbn.. 2017/01/21 1,368
    643163 대학로에서 볼 공연추천 부탁드립니다 뮤지컬 2017/01/21 320
    643162 '주간 문재인' 첫번째, 치매국가책임제 13 짜짜로니 2017/01/21 880
    643161 이슬람교를 걱정하는 이유(한국은 이미 조용히 이슬람화 되어 가고.. 20 ... 2017/01/21 2,055
    643160 특검, '구속' 조윤선 오후 2시 소환..김기춘 '건강상 이유'.. 3 .... 2017/01/21 1,318
    643159 일산 위시티 단팥빵집 이름 부탁드림 6 위시티 2017/01/21 1,446
    643158 조윤선이..2시에 특검소환 되네요. 3 착하게살지 2017/01/21 1,040
    643157 트럼프, 행정명령 1호 '오바마케어 부담 줄여라' 7 샬랄라 2017/01/21 934
    643156 저는 나중에 성경을 믿게 됐는데 10 ㅇㅇ 2017/01/21 2,008
    643155 춘천에 있는 요양원 추천 받고 싶습니다. 2 춘천 2017/01/21 1,707
    643154 제사 모셔오면 저는 이제 '명절땐' 친정 못가는건가요? 26 질문 2017/01/21 5,302
    643153 보온병 써모스와 스탠리중 어떤게 나은가요? 5 보온병 2017/01/21 3,225
    643152 만오천원 내고 골절진단비 백만원 봐주세요. 5 어떤가요? 2017/01/21 1,831
    643151 도깨비 능력이 그대로잖아요. 3 ... 2017/01/21 2,609
    643150 속보 ㅡ 조윤선 사의표명 22 ㅇㅇㅇ 2017/01/21 5,344
    643149 노무현, 문재인이 같은 야권에서도 까여왔던 이유 10 rfeng9.. 2017/01/21 1,187
    643148 이런 암검사 받아보신 82님들 계신지요... 7 모카봉봉 2017/01/21 1,624
    643147 여행 후 안부전화 8 ... 2017/01/21 1,367
    643146 조기 대선 앞두고 검은 발톱 드러낸 홍석현의 ‘대망론’ 심층취재.. 6 moony2.. 2017/01/21 1,621
    643145 세탁기 LG 15kg 짜리로 구매하려는데 괜찮은 선택일까요? 8 세탁기 2017/01/21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