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슴 아픈 일이었어요.
우리 아이가 전교생 76명이었던 초등학교에 5학년 2학기까지 다니다가 10월초순에 언덕을 하나 넘은 근처 초등학교로 어쩔수 없이 옮겼어요.
옮긴이유는 왕따, 처절하게 당했던 왕따 때문이었어요.
왕따를 당한 이유는,
우리 큰애가 그당시 수학을 못했던 데에서 출발했고
너무 순진한 성격도 한몫을 했던 것같아요.
혼자서 학교를 오고갈때면 뒤에서 킥킥대면서 또래 아이들이 수군대고 심지어는 손가락질하면서 귓속말해대고
마치 전염병환자마냥 큰아이가 다가가면 모조리 흩어져 버리고
조별로 모둠활동할때면, 책상붙이지말라고 눈부라린다거나 일부러 연락을 안해줘서 혼자 준비물을 못해간다는 일이 허다했어요.
큰애에겐 4학년때까지 친했던 아이들 두명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 친구들도 비슷한 성격이었어요.
우리집에도 그 친구 엄마들까지 함께와서 놀고 갔기때문에 어른인 우리들까지도 정말 잘지냈어요.
그런 친구들이 둘이나 있어서 학년마다 운좋게 한명씩은 같은반이 되어주었고
심지어는 두명이 같은 반인적도 있어서 한때는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중의 한명이 전학을 갔고
한명은 5학년 될때 같은 반이 되지 못했어요.
그때부터 큰애의 시련이 혹독하게 시작되었어요.
원래 갑자기 왕따를 당했던게 아니고
셋이 그렇게만 친할수밖에 없던 이유는 다른 친구들이
이 친구들을 끼워주지 않았어요,.
결국 옆반이 된 그 친구도 외톨이신세를 면치 못했어요.
그런데 안타까운건 우리 큰애가 조금 더 비중이 큰 왕따였나봐요.
"눈갱!지나간다"라고 놀리는 애들도 있었거든요.
그당시 말로 보고있으면 저절로 눈이 썩는다는 뜻이라는군요.
결국 현장체험학습이 있던 당일아침부터
전학을 했고 그전날, 담임샘이 교단에 서게 한뒤
마지막 인사를 하도록 하는데
그 교실안에는 큰애가 가는것을 아쉬워하는 긴 탄식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면서 한동안 그 상황을 이야기할때마다 소름끼쳐했어요.
그리고 언덕을 넘어 전학온 학교에서는 대대적인 환영과 함께
뺨이 상기될정도로 가슴부푼 생활을 하게되었는데
그 기쁨도 3일만에 끝났대요.
그 곳까지 소문이 다 퍼져서 전에 왕따당하고 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이가 없었다는군요.
6학년 들어서면서 전국 글짓기에서도 몇번의 상을 타내고 교내글짓기상도 많이 타고
학업우수상도 받아내면서 이제 공부를 잘하는 편으로 자리매김은 하긴 했는데
문제는 중학교가 걱정되어요.
그 학교에서도 또 오거든요.
그당시 그 학교를 다닐때 큰애는 아침마다 학교를 가려고 길을 가다가 문득 학교가 나타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났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런경험 저도 같이 했어요.
그당시 왕따를 당했던 그 반아이들중엔 저학년때 우리집에 매일 놀러왔던 애들도 있었는데
그애들의 엄마까지도 한때는 인사하고 지냈거든요.
우리는 그렇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않고 바람처럼 순식간에 전학오고 이사왔는데
우리가 이사온 아파트까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 그해 겨울 병원에서 만났던 어떤 엄마에게서 들었어요.
우리가 떠나고 난뒤에도 3,4개월씩이나 우리이야기로 그 아파트가 다 술렁였다고..
아! 그리고,
아직 그 학교에 남아있던 큰애의 유일한 친구.
그 아이는 우리애가 전학가고 난 5학년 그해 겨울방학을 앞두고
자퇴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단지 우리애랑 친하게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애가 가니깐 화살을 그 아이쪽으로 돌려서
우리아이가 당한 만큼의 수모와 아픔을 안겨주어서 결국 그 아이는 겨울방학을 앞두고
자퇴를 결정했다는데 이 소문도 돌고 돌아서 드디어는 우연한 기회에 생각지도 못한 어떤 엄마에게 들은거에요.
그게 제일 맘이 아파와요.
전에 그렇게 심한 왕따를 당했던 그 학교아이들을
중학교에서 만날때 그땐 그렇게 일그러지고 찌그러졌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될수있는지 궁금해요.
또 그런 가슴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너무 걱정되요.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 분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