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박원순 시장님께~(꼭 읽어보시길 바래요~긴글이에요)

[보통만큼만]

흔들리는 야권 지지층을 향한 좋은 글입니다.

박원순 시장님, 덧셈의 정치가 필요한 때입니다

[주장] 공정하게 경쟁해, 새 역사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장님 안녕하십니까?

참여연대 시절부터 아름다운 재단을 거쳐 지금 서울시장까지 시장님에게 항상 응원을 보내고 지지를 보내는 시민입니다. 사상 초유의 최순실-박근혜 국정 농단 사태로 이어진 정국의 여러 혼란스러운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이란 국가와 민주주의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과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고 헌법재판소로 넘어가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요즘 언론과 특검에 의해 하나둘 밝혀지고 있는 여러 사실들이 탄핵안 인용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탄핵안 인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정 시기가 빨라짐에 따라 대통령 선거의 시계도 그만큼 급하고 촉박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기득권 청산의 대상?

박원순 시장님은 지난 8일 전주에서 가진 전북지역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기득권 정치에서 청산의 대상이지 주체는 될 수 없다"라고 하며 소위 친문세력의 기득권을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문재인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있던 시절 당의 분열과 분당사태가 초래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문재인 전 대표의 무능함과 우유부단함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장님은 촛불민심은 기득권 질서를 교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전 대표를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현재 여권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라는 신당으로 분열하고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어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모셔오고자 애쓰는 상황입니다. 반면 시장님이 당적을 가지고 계신 더불어민주당은 시장님을 포함해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김부겸 등 다양한 후보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야권의 안철수, 손학규 등의 대선주자들이 있지만 지지율의 추이와 당세의 약화 등으로 개헌과 합종연횡 등의 카드로 지지율 하락의 돌파구를 찾는 실정입니다.

분열의 역사는 이제 그만

정치권 밖에 있는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탄핵 이후 급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 대통령 선거 구도를 감히 예측하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합집산을 거듭하여 탄생한 새로운 세력 간의 양자대결이 될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그것이 더불어민주당에게도 가장 유리한 구도임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점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의 후보들 간의 지나친 경쟁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과 외면입니다. 시장님은 문재인 전 대표를 기득권 세력이라고 말하며 청산 대상이라고 하셨습니다. 선두 주자에 대한 견제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저는 그 기사를 보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국민들은 기억합니다. 87년 김대중, 김영삼의 분열을 통한 군사정권의 연장과 2012년 대선에서의 문재인과 안철수의 불편한 연대를 통한 박근혜의 당선의 아픈 역사를 말입니다.

경쟁은 치열하게 하지만 상처는 없는 경선으로

경쟁은 치열할수록 좋습니다. 경쟁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각자의 장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서로의 약점을 지적하면서 그 약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후보들의 모습도 경쟁에서는 분명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님의 지난 발언은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첫째, 국민들과 당원들의 지지를 기득권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하시면 안 됩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표 경선 당시 당원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대표가 되었고 지금의 대선후보 지지율도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뜻입니다. 당내의 역학관계와 강자에 몰리는 정치인들의 특성을 모르는 바 아니나 시장님의 불리한 상황을 기득권이라는 단어 하나에 녹아내어 문재인 대표를 비판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청산해야 할 대상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은 그릇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인식해야 합니까?

둘째, 지난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을 문재인 전 대표에게 일방적으로 돌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문재인 대표의 책임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시를 돌이켜 보면 안철수 전 대표의 독선과 고집, 현재 국민의당으로 이동한 정치인들의 책임이 더 큰 것은 많은 당원들과 국민들의 다수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경쟁은 상대 후보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지 특정 후보를 기득권이라고 몰아붙이고 배제하는 순간 그것은 경쟁이 아니라 독선이 되어버립니다. 앞서 말씀하였다시피 문재인 후보는 선두주자이고 일정 부분 당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후보를 배제하자고 하면 그것은 경쟁 자체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2002년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는 대세였던 당시 이인제 후보에게 기득권을 가졌다고 배제하거나 경쟁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박원순 시장님에게 필요한 것은 친문세력의 기득권 청산이 아니라 공정한 경선 룰을 만들어 달라고 당 지도부와 당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후보나 기득권이 없는 후보나 차별받지 않는 경선 룰, 지지율이 높은 후보나 지지율이 낮은 후보나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경선 룰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당원들과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하나가 되어야 대선에서 승리가 보인다

박원순 시장님!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모든 야권 세력들이 똘똘 뭉쳐 무지개연합군이란 이름으로 무소속이었던 박원순 시장님을 지지하고 당선시켰던 때를 기억하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때 캠페인송으로 만들었던 노래 제목이 "우린 하나 되어 이겼어"라는 노래입니다. 지금은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야권의 모든 세력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노래 부르는 모습은 다시 봐도 아름답습니다.

시장님은 야권의 훌륭한 지도자이며 서울시정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계시는 대선주자입니다. 대선후보로서 경쟁하는 타 후보에 대한 조급함을 모르는 바 아니나 어제 시장님이 말씀하신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여러 발언들은 도가 지나친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은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덧셈의 정치가 필요한 것입니다. 특정 후보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경쟁하면서 함께 상승해야 하나가 되어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님! 다시는 박근혜 대통령 같은 불행한 역사가 이어져서는 안됩니다. 아직 탄핵안은 헌법재판소에 있고, 대선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촛불민심은 야권 후보 누구를 배제하는 작은 그림이 아닙니다. 역사의 물결을 바꾸는 큰 그림입니다. 그 큰 그림에 박원순 시장님뿐 아니라 모든 후보들이 공정하게 경쟁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일반 시민 기자가 쓴 글인데 오마이에 기재됨,
지지층의 분열을 막고자 하는 글에 공감...

[솔직히]

이젠 박원순 이재명 이름만 들어도 기분나빠요

[훌륭한]

훌륭한 글이네요. 박시장님이 읽고 정신 좀 차리셨으면 좋겠네요. 아직 늦지 않았으니..

[...]

박원순이라는 인사를 몰라도 한참모르는 사람의 글 같네요... 그동안 주욱 지켜보았다면 이 사람의 행정, 소통 철학에 대해서 아실법도 한데... 본인이 바라보는 지향점이 오로지 정의라고 믿고 올곧게 나가는것이 공익이라고 믿는 사람 입니다.. 그게 뭐가 잘못되었고, 뭐가 올바르지 않은지에 대해서 성토하고 목소리를 내봤자, 아무 소용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