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전에 아이가 방과후 학교에서 비파 물고기를 두 마리 받아왔었어요.
3센티정도였는데 지금도 그 크기와 거의 비슷합니다.
제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어릴 때부터 집에서 금붕어부터 열대어까지 다양한 물고기를 키웠기 때문에 (엄마, 감사~~)
어렵지않게 작은 어항 하나 사서 키우기 시작했는데요,
두 마리의 성격이 너무 달라요.
한 마리는 성격이 정말 느긋하고 조용하고, 다른 한 마리는 비파물고기스럽지 않게 파닥거려요.
먹이를 주면 느긋한 녀석은 바닥에 챡~ 붙은 채로 먹이를 하나하나 천천히 먹는데
성격이 급한 녀석은 입술로 먹이를 진공청소기처럼 재빠르게 먹고,
그나마도 먹는 동안 다른 녀석이 더 먹을까봐 마음이 급한지 꼬리를 하늘로 올려서
몸을 꼿꼿하게 세우고 흡! 흡! 흡! 하면서 먹어요.
빨아들이는 힘도 어찌나 센지 쯔왑~! 쯔왑~! 하는 소리를 내며 먹습니다.
느긋한 녀석이 근처로 오면 꼬리를 마구 치면서 쫓아버려요.
그래서 먹이가 부족한가 싶어서 더 주거나 자주 줘도 같은 상황이에요.
결혼 전에 어릴 때부터 대형 어항에 비파물고기도 여러 마리 키워봤는데 이런건 처음 보네요.
물을 자주 갈아주니(10일에 한 번) 이끼가 없어서 그런지 벽면이나 바닥에 달라붙어 있지도 않고
일반 물고기처럼 헤엄쳐다녀요.
아직 덩치 차이는 없긴한데 느긋한 녀석이 혹시 말없이 스트레스받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따로 한 마리씩 키우며 외로워서 그게 더 스트레스가 될 지 모르겠어요.
그것도 아니면 두 마리가 저희집에 오기 전에 대판 싸운 부부였던걸까요?
따로 키우는게 낫다 싶으면 내일 마트갈 때 어항 하나 더 사오려고요.
(참, 느긋한 녀석이 드라마 도깨비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낮에 제가 소파에 앉아서 재방송을 보다가 뭔가 어기척(?)이 느껴져서 어항을 보면
그 느긋한 녀석이 텔레비전 쪽 유리에 붙어서 같이 보고 있어요.
말이라도 할 줄 알면 같이 관전평이라도 할텐데... 유일하게 도깨비만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