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점심회식이 있었어요.
점심 먹으로 나가는데 후배 직원이
'수학여행 배가 사고났대요' 하길래
'어머, 어쩌니?' 했더니
'전원 구조래요. 다행이지요' 그래서
'아휴, 깜짝 놀랐다. 다행이다. 그래도 됐네 뭐' 하고 밥을 먹으러 갔지요.
사무실 근처 빕스였어요.
그 날 따라 바빠서 점심식사후 들여다보던 포털 뉴스도 못 보고 한참 지난 후
오후 4시 쯤 회의실에 갔더니
'전원 구조가 오보래, 큰일 났네'하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 가슴이 철렁하던 느낌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걱정, 한숨 속에 뉴스를 보고
다음 날 출근길, 첫째, 둘째가 졸업한 고등학교를 연이어 운전을 하며 지나는데
교문 앞 교복 입을 아이들을 보며 후드득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떨어집니다.
운전대 잡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겨우 사무실 도착
82에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많은 이들의 글을 읽으며 -
'교복이 이렇게 눈물겨운 옷인줄 몰랐다'는 글들이 정말 많았지요.
뭐랄까, 전혀 얼굴도 모르는 이들과 손을 잡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몇 달 후면 3년이 되는 그 날의 일이 아직도 이렇게 생생한데,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최순실도 박근혜의 그 날도 기억이 안 난다는 인간들은 대체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