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인

ㅇㅇ 조회수 : 804
작성일 : 2016-12-15 22:09:54

나인에서, 삶의 되돌리고 싶은 순간들, 가까운 사람들의 과오,
죽음 등을 되돌리는 큰 줄기 이야기 외에
제가 좋아하던 소소한 장면은요.
고3. 크리스마스 때 어머니와의 약속을 여자친구땜에 깨고 극장에
가서 어머니와 딱 만나는 순간이요.
형을 살리고 나를 살려야 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인데,
주인공이 나이 드니 어머니가 더이상 당연한 존재가 아니고,
어머니에게 갖는 그런 작은 미안함이 걸립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서 어머니에게 가죽장갑을 선물하고
예정대로 어머니와 영화를 봅니다.
현재로 돌아와 보니 조용한 치매를 앓는 어머니는
정신이 온전치 못해도 그 장갑을 소중히 여깁니다.

오늘 친정식구들과 영화를 보러갔는데, 원래 보기로했던
판도라를 엄마는 친구들과 미리 보셨답니다.
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 바쁜데
라라랜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등의 비슷한 시간대의 영화를 찾느라 극장을 다시 정하고
매진되서 예매취소, 예약을 몇번 다시하고 했습니다.
식사하고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보고 나서 장갑이 없답니다. 식당에서 잃어버렸는지 극장에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고, 아버지는 극장청소하는분이 이미 수거해 갔다고 전에 모자도 못 찾았다고 그러셨어요.
네층이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좌석 구석에 떨어진 장갑을 찾아드렸습니다. 다행히 그쪽이 빈자리라서..

나인이란 드라마가 떠오르면서 작은 미안함 하나를 덜었습니다.
평소에 사이가 썩 좋은편이 아니라서.

IP : 211.36.xxx.19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12.15 10:30 PM (218.38.xxx.124)

    청문회에서 갖잖은 대들기까지 볼줄이야
    그러다
    따뜻한글 읽고갑니다
    저도 그 장면 기억나요
    울아들도 그런 정많은 청년으로 컸으면 좋겠어요

  • 2. ...
    '16.12.15 10:58 PM (211.36.xxx.154)

    원글님 . 글이 참 좋네요.
    드라마 한번 보고 싶네요.
    다들 굿밤되세요~

  • 3. 서판교
    '16.12.16 2:37 AM (211.36.xxx.183)

    덕분에 새삼 나인이란 드라마 보고 싶어요
    수필같은 글, 잔잔하지만 감동과 울림이 있습니다 글 자주쓰시고 올려 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5535 잠이 안와서요 입원중 02:23:06 30
1645534 피부과시술 안전한게 뭐있을까요 ㅇㅇ 02:22:30 24
1645533 어제 밤애 수영을 했는대여 6 .. 02:02:54 244
1645532 인스타 처음 만들고 스리랑카,동남아 영상만 잔뜩 떴어요 삭제해야 되.. 01:56:53 104
1645531 켄터키프라이드닭 드시는 분들 ..... 01:50:28 134
1645530 7일 기자회견 끝나고 또 나간대요 3 범인 01:40:08 590
1645529 돼먹지 못한 머슴은 갈아치워야죠 4 ..... 01:28:57 259
1645528 7일 담화에,MBC 뺄까요?넣을까요? 1 ... 01:28:08 248
1645527 다 내려놓고 사는게 되나요 2 ㅡㅡ 01:12:59 539
1645526 부모만 잘사는 집안도 있나요 1 .ㅡ 01:07:42 672
1645525 대국민 담화 이후 하야 확정 13 ㅇㅇㅇ 01:02:13 1,891
1645524 이 새벽 채식주의자를 다 읽고 소감.. .. 01:01:58 679
1645523 부부동반 모임 싫어하는 남푠 있나요? 8 부부동반 00:54:41 458
1645522 아래 윤찬양 파이낸셜 기자요 3 ㅇㅇ 00:53:24 421
1645521 ... 차 효과가 있을까요? 5 겨리 00:52:11 430
1645520 인형같은 이 흑인 모델 좀 보세요 3 ㅇㅇ 00:47:44 1,291
1645519 월급 200인데 옷 살까요 말까요 11 ㅇㅇ 00:46:31 1,042
1645518 식탐은있는데 양은 적은경우 3 ㅜㅜ 00:35:57 355
1645517 개사과 기억나요 3 개사과 00:23:49 627
1645516 역류성식도염이 너무너무 심해서 24시간 속 울렁거리고 8 역류성식도염.. 00:18:22 885
1645515 90년대 초반 과천여고는 고등학교입시떨어진 이들이 가는곳였나요?.. 6 과천 00:08:21 772
1645514 오래된 목걸이 세척용 뭘 살까요. 2 .. 00:04:53 502
1645513 尹 대통령, 취임 후 매달 4조원 국익 창출 25 K-언론 2024/11/04 2,331
1645512 꿈에 구두 두켤레 사서 신고 걸었어요. 2 2024/11/04 628
1645511 정신과 약 먹고 있는데 1 참.. 2024/11/04 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