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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 키우며 점점 작아지네요

엄마 조회수 : 4,207
작성일 : 2016-11-30 11:50:53

자라는 동안 부모의 방임, 형제의 괴롭힘, 경제적으로 불우한 가정에서도 불행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막연히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고, 인생도 잘 풀릴거라 생각하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지금 할 수 있는일 잘하려 했고, 생각처럼 잘 풀려주었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명문대학에 가고, 취직을 하고, 친정 식구들과는 전혀 다른 배경의 훌륭한 남편 만나 결혼도 했습니다.

결혼 이후 달라진 생활에 행복했고 그동안 남들이 겪지 않는 힘든 일을 잘 이겨내 왔고,

앞으로 별일 없이 평탄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전에 힘든일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숨쉬기도 힘들만큼의 괴로움 속에 살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운데 아이를 낳고, 내 어린시절과 다른 행복한 가정에서 열심히 키우고 싶어 공부도 많이 했지만,

육아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먹는 것 자는 것 의사소통도 힘들어 검사해 본 결과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 아스퍼거라고 했습니다.  

병원에서 권하는 치료를 받고, 부모 교육도 받고, 약물 치료도 하고 뭐든 하면 나아질거라고 생각하고

희망도 가져보고 성장한 모습에 기뻐하기도 하고 그렇게 10년이 흐른 지금까지 왔습니다.

어리니까 크면서 좋아질거야. 장점도 있으니 잘 클거야. 힘들때마다 그렇게 생각하고 위로하고 다짐하고...


하지만 마음속 깊이 아이를 정말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저랑 너무 다른 성향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들어 그저 이해하는 척 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사람에게 피해 주기를 너무 싫어하고, 지적받는 것을 괴로워 하는 완벽 주의자인 저에게 아이가 하는 눈에 띄는 행동이나 단체생활에서 받는 지적들이 너무 괴롭고 힘듭니다.

아이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도때도 없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합니다.

이런 점이 아이의 장점을 다 가리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엄마로써 대처하는 것이 너무 힘에 부칩니다.

작년까지 선생님들께서 도움도 주시고 저도 같이 협력해서 잘 지내왔는데, 올해 선생님은 아주 사소한 문제까지

 사사건건 연락 하시며 저보고 해결하라 하십니다.

당연히 엄마인 제가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 설득도 하고 회유도 하고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 마음이 병들어 가네요. 연락 받고 아이에게 그러지 말자고 이야기 하고, 병원 상담갈때 이야기 드리고 조언 듣고...하고 있는데 그 사이 상처 받은 제맘은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긍정적이고 밝고 자신감 있던 모습은 사라지고 지금은 누구와 눈 마주칠까 피하고, 전화벨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고 아이 돌보느라 꼭 필요한 스케줄 아니면 밖에 나가지도 않네요. 가족에게 피해주지 않고 어떻게 죽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고,

지옥속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네요.

상의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양쪽 부모님께도 힘든 이야기는 전혀 드리지 않고 병원 다니고 약먹고 학교에서 문제 있고 전혀 말씀드리지 않고 있고, 남편은 마음으로는 도와주지만 바쁘기도 하고, 어쨌든 아이와 아이의 사회생활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저 혼자 입니다.  

아이앞에서 억지로 웃어주고 다른 가족들에게 잘 지낸다 말하는 것이 점점 힘들기도 하고,

이렇게 아픈 마음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까 두렵기도 하네요.


오늘도 아이가 학습지 푸는 시간에 짜증낸다는 선생님 연락 받고 혼자 울다가

아이 집에 돌아오기전에 마음 가라 앉히려고

늘 위로받는 이곳에 글 씁니다.





IP : 1.241.xxx.215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6.11.30 12:01 PM (49.142.xxx.181)

    원글님도 상담 받으셔야 해요. 장애 있는 자녀의 부모가 우울증 있는거 흔한 일입니다.
    혼자 힘들어 하지 마시고 좋은 상담기관 찾아서 털어놓고 도움과 위로좀 받으셨음 좋겠네요.

  • 2. ..
    '16.11.30 12:04 PM (112.148.xxx.2)

    어떤 말을 드려야할 지 모르겠네요..그저..

    힘내요.

  • 3. 버드나무
    '16.11.30 12:04 PM (182.221.xxx.247) - 삭제된댓글

    ... 그렇지요...... 갈수록 내가 무언가 작아지는 느낌... 알아요...

    전 이제 아이가 고3이되요. 그 사이에 . 경찰서 정신과 다 가봤네요 .

    분명 나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결과로 대학을 다니고 내 아이를 키울 모든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었다고 믿고 있었는데..

    아이는 18년 키우는 동안 . 저를 쥐방울 사이즈로 만들었네요 ㅋㅋ

    아이가 자랄때 미칠것 같았는데 . 우울증걸린 선배언니가 < 애들 밥퍼주는게 얼마나 큰행복인줄 아니..
    그게 얼마나 중요한건지 아니. > 할때도 몰랐고
    딸이 큰사고가 나서 외손자손녀 대신 돌보며 딸 병원 까지 챙기는 노부부가.
    < 행복해 지는건 지금을 인정하는거라고 .. 그리고 감사하는거라고 >

    그 말이 들리지 않았어요

    지금 그 이야기가 들립니다.

    내 다리는 아파 이제 쩔뚝쩔뚝거리고 . 동료 친구가 KT 상무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울아들은 엄마 해주는 밥 맛없다고 아침에 투덜거리며 나갔습니다.

    지금 금방 . 신라면 끓여 먹었는데 맛있더군요.

    참 이상한건 비참하게 싸워온 지난날이 대견하고 .. 지금의 내가 소중하고

    버티어준 내손가락이 소중하고 ..

    어딘가에서 전투처럼 싸워오다 상처받고 집에 돌아오는 가족들이 또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잘싸웠다...잘 견디었다.. 지금의 이상처는 널또 크게 할꺼다...

    텅빈집에 앉아서 신라면을 먹으면서... 참 지금 행복하다고 느껴요.

    참 우수운건... 시간이 많은걸 해결하더라구요

  • 4. 엄마
    '16.11.30 12:15 PM (1.241.xxx.215)

    버드나무님 따뜻한 말씀 ... 감사합니다.
    버드나무처럼 든든히 버티어 생각만으로 마음따뜻해지는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많이 부족하네요.
    전투처럼 싸워오다 상처받는 가족에게 큰 힘이 되어주시는 모습에 저도 위로를 받습니다.

  • 5. 화이팅!
    '16.11.30 12:17 PM (211.205.xxx.157)

    뭐라 말 해 드려야 마음이 평온해 지실 지...
    가까이 있으면 차라도 한 잔 드리고 싶네요...

    그래도 엄마니까 화이팅! 이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어 속상하네요.

  • 6. ㅠㅠ
    '16.11.30 12:18 PM (211.199.xxx.199)

    원글님 버드나무님 글을 읽다보니 눈물이나네요ㅠㅠ
    여동생아이도 자폐아인데 정도가 좀 심해요
    원글님과 같은 과정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구요
    도시아파트에 살다가 아파트주민민원때문에
    지금은 시골에 가서 살고 있어요
    자폐아부모들도 죽음과같은 고통을 겪지만
    자폐아들도 뇌의 문제때문에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며
    산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소리지르고 이상행동하고 난폭해지기도하구요
    동생은 그런 애가 얼마나 더 힘들까 나보다도 더불쌍하다
    그런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봐요
    그리고 가끔 저한테 그래요
    정상적인 자식키우는것도 자식키우는건 누구나 힘든건데
    고통이 조금 더 한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살꺼라구요
    원글님 힘내시고 건강하시길바랍니다

  • 7.
    '16.11.30 12:22 PM (180.70.xxx.220)

    저도 애때문에 대인기피증 생겼던 사람으로
    님심정 많이 이해갑니다
    분노가 심하고 충동적이고 공격적이라면 그걸 좀 가려앉혀주는
    약이 있으니 그걸 먹여보시는것이 어떨까요???
    시간이 약이다라고..좋아지긴 하더군요.

    제 아는 엄마는 아이때문에 하도 전화가 와서
    장롱속에 숨은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동네에서 쌈닭이었어요
    동네 애들과 싸울 정도로 ㅠㅠ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답니다.
    가정 안에서는 아이가 편안할 수 있도록
    늘 신경써쭸더니..나아졌어요
    그 사이 전 마음의 병이 생겻지만 전 극복할수있어요

    그리고..아이가 나아지면 엄마가 욕심이 생깁니다
    제가 그러네요..버려야 하는데.
    님 아이도 괜찮아질거에요 힘내세요

  • 8. 밥먹으며이글을봅니다
    '16.11.30 12:25 PM (125.182.xxx.27)

    인생은 부정적기운과긍정적기운의 끊임없는싸움같애요아이는 그렇게 힘들게 돌보면서 원글님은 왜 안돌보세요..?
    너무힘들어 그속에 첨벙 빠지신건아닌지 자신을 돌아볼때입니다 자 이제 나를위한탱크를 채우세요 지금당장 뱃속허기부터 내가먹고싶은거로 채우세요 그럼 또 조금은 기운이납니다
    저는 제가좋아하는 감자수제비 직접만들어 먹었네요
    힘내세요

  • 9. 원글님 종교는
    '16.11.30 12:28 PM (39.7.xxx.219)

    무엇인지 모르지만 신은 존재하는거 같아요.
    날마더 무릎끓고 간절하며 겸손하게 하나님께 기도하다
    보면 마음에 평안과 감사함과 치유됨을 느껴요.

  • 10. 아이킨유
    '16.11.30 12:36 PM (115.143.xxx.60)

    저희 아이는 그냥 평범한 아이지만... 엄마이다 보니 이런 글을 읽으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작아지는 느낌, 정도의 차이는 다르지만 저도 많이 받았지요.
    위로의 말은, 남들도 조금씩은 다 그렇게 산다는 겁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나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다들 아픈 아이, 모자란 아이, 부족한 아이, 빈 틈이 있는 아이, 치료가, 도움이, 위로가, 조력자가 필요한 아이들입니다. 님 아이보다... 더 문제가 많은 아이도 세상에는 아주 많겠지요.

    두가지 위로를 드리고 싶어요.
    '초록색 자전거' '놀이방의 코끼리' 라는 책을 읽으면서 저는 힘들때 많이 위로를 받았어요.
    같은 문제 또는 더 심각한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을 책으로나마 만나면 적어도 혼자가 아니라는 정도의 힘은 받으실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기도하시길 권합니다.
    모든 인간은 연약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이지요. 하루도 안 먹고 안 자고 안 싸면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존재고 내 자신도 건사하기 힘드니 내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이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실상 별로 없더라구요. 먹이는 것도, 입히는 것도, 하물며 건강이나 생각을 내가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는 걸 알면서 저는 진심으로 저의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기도합니다. 나를 지으시고 내 자식을 내게 보내신 하나님께.... 나는 부족하니 전능하신 하나님이 돌봐주시길. 내게 힘주시고 지혜주시고 인내주셔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이 엄마라는 소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님을 위해서도 기도하겠습니다.

  • 11. 원글님
    '16.11.30 12:40 PM (122.32.xxx.131)

    자식을 키우다는건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차마 보지 못했던 나의 상처들과 나의 단점들을 다 헤집어 똑바로
    직면하게 되는 과정인거 같더군요

    인정하는게 고통스럽지만
    자식은 나의 내면의 거울이더군요

    저 역시 힘든 자식을 키우고 있고
    고통스런 과정을 견디고 극복중에 있어요

    너무나 늦되어 또래 친구들에게 치이고 무시당하는 아이를 키우고 있지요
    선생님이 그러더군요. 아무도 울 애와 놀려고 하지 않는다고요
    그래서 교실에서 혼자 논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듣고 밤에 잠 한숨 못자고 울었습니다.
    아이의 상처가 내 상처가 되어 아이를 학교보내고 나면
    마음이 너무 아퍼 집에서 홀로 울고 있네요

    저는요 아이를 통해 제 자신을 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지금 현실에서 받는 무시와 비난이 실은 제가 어린시절 부모와 형제들에게 받았던
    그 무시와 비난이더군요
    내 안의 상처가 너무 컸었는데도 내 안에 그런 상처가 있다는걸
    인정하지 못하니 자식을 통해 내 상처를 보여주네요

    님도 어린시절 상처받았던 님 내면의 아이를
    돌아봐주세요. 님이 그 아이를 외면하니
    현실의 자식을 통해 돌아봐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거예요

    저는 상처받은 저의 내면의 아이를 돌아봐주고
    그 시절의 부모님과 형제들을 용서하고
    내 자신을 진심으로 보듬어주고 있습니다.

    내 현실의 자식이 나처럼 외롭고 고통스럽게
    성장하길 바라지 않기에
    내가 내면의 성장을 해야겠더군요
    내가 어린아이로 머물러 내 아이를 보듬지 못하면
    누가 내 아이를 보듬어주겠어요

    엄마인 우리가 성장할 수 밖에 없어요
    우리의 마음이 커지고 커져 아이를 보듬어줄 수 밖에 없어요

  • 12. 아이킨유
    '16.11.30 12:41 PM (115.143.xxx.60)

    저도 방금 라면 끓여먹었어요. 가을이어서 그런지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아님 주변 상황들이 날 힘들게 하는지 우울한 날들이었는데, 나를 위해 끓여먹은 라면 하나에, 아주 조금은 힘이 납니다. 님을 보살펴주세요. 가끔은 객관화가 필요합니다. 아드님을 돌보는 것처럼 님이 님을 위하고 돌보아주세요. 남에게 대하는 것처럼 맛있는 것도 사주고 좋아하는 일도 해주고... 님은 그런 대접을 받기에 충분한 사람입니다.

  • 13. 원글님
    '16.11.30 12:52 PM (122.32.xxx.131)

    오늘 제가 위안을 받은 월든의 몇구절입니다. 이 구절을 읽고 또 울었네요
    우린 특별한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요
    그 특별한 속도를 엄마인 우리가 맞춰줘야 할것 같아요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鼓手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박자가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인가?"

  • 14. 엄마
    '16.11.30 1:02 PM (115.86.xxx.43)

    점심식사 하셨어요?
    나를 위해 꼭 식사하시고 힘내세요.
    저두 엄마노릇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거 같아요.
    그래두 자신을 위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만한거를 하나씩 찾아보세요.
    그럴땐 누굴만나 얘기하는것도 힘든때라 영화든,운동이든,커피든,걷기든 해보세요.
    일단 집을 나서서.
    힘내세요~

  • 15. 힘내세요.
    '16.11.30 1:03 PM (14.39.xxx.130)

    출구가 보이지 않을때는 잠시 멈춰 계시는건 어떨까요. 기운내시고 어디라도 말할 곳을 찾아서 넘치기 전에 자꾸 비워내세요. 82도 좋고 상담도 괜찮습니다. 평생을 같이 가야하는 문제인데 뾰족한 수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제 동생이 자폐가 있는데요. 물론 사회생활은 못하는 정도의 중증자폐입니다. 아스퍼거는 제 동생의 경우보다 기능이 좋지요. 그래서 오히려 부모님들이 더 기대하고 실망하고를 반복하면서 힘드신거 같았어요. 엄마는 여전히 마음 아파하시지만 이제 동생이 잘 살아낼거라 생각하세요. 어떤 마음으로 견디셨냐 하면 주변에 힘들다 말하고 아버지랑 둘이 여행가서 그렇게 몰아서 우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견뎌내는 거고 지금도 애쓰고 있다고 누구나 삶의 짐은 다 있다고 너는 누나로서 걱정할 만큼만 신경쓰면 되니 짐스러워 말라고 항상 얘기 하세요. 얘기 길어졌는데요. 주변에 도움 받을 곳 같으시고 가족끼리 항상 상의하세요. 엄마혼자 아이를 키울 수 없어요. 그건 아이가 장애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거 아닐까요. 누나 입장과 엄마 입장은 다르겠지만 힘들 때 함들다 말하시고 위로도 받고 도움도 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래도 기댈 곳은 가족이예요. 남편분과 함께하는 결혼생활도 놓치지 마세요.

  • 16. 저도
    '16.11.30 1:19 PM (110.8.xxx.9)

    공감이 많이 됩니다...ㅠ
    평범한 아이로 살게 하기 위해 엄마가 특별해질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더라구요.
    대안학교, 홈스쿨링 이런 거 남의 얘기같이 들리지 않기도 하구요.
    밖에 나가면 다 나를 보고 수군대는 것 같아도 얼굴 숙이지 말고 힘내세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우리는 엄마니까요,,내 아이에게 그래도 나같이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엄마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요...

  • 17. 큑슈
    '16.11.30 1:31 PM (128.134.xxx.141)

    저두 아이때문에 한없이 작아지고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게 되고...
    뭐 그런 일련의 감정들때문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작년 아이 담임선생님께서 우리 아이에 대해 가감없이 해주신 말씀을 듣고나서부터 하루하루 너무 괴로웠어요. 말을 안들어서 매일매일 혼나고 지적받고.. 그러면서 제 자신이 작아졌죠...
    그런데 같은 얘길 들은 같은반 아이 친구 엄마는 자기 아이잘못이 아니고 선생님이 유별난거라며..
    전혀 작아지지않고 당당하시더라구요.
    같은 상황에서도 그분과 저는 느끼는 감정이 전혀 달랐던거죠...
    저 자신을 성찰해본 결과...제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봤습니다.
    아직 극복은 못했습니다만은...
    아이를 나 자신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한발짝 떨어져서 남이라고 생각해보시는걸 권해드립니다.
    사사건건 전화로 머라하시는 선생님은...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시고 한귀로 흘려들으세요.
    물론 선생님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노력은 해야겠지만...
    그 말로 인해 상처받거나 힘들어하지 마시라는의미입니다.
    가르치기 힘든 아이도 가르쳐야할 대상임은 확실한데... 학교교육은 선생님의 몫이 아닐까요?
    커피한잔하세요. 기분이 좀 나아지실거에요 ^^

  • 18. 잘못
    '16.11.30 1:32 PM (223.62.xxx.220)

    원글님 잘못은..
    피해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것이예요.
    잘못하기도. 부족하기도 피해주기도.. 하며 살아가는것 아닌가요?
    내려놓고 너그러워지세요.
    엄격한 엄마한테 부족한아이..너무 힘들것 같아요.

  • 19. 엄마
    '16.11.30 1:42 PM (125.252.xxx.58)

    저희 아이도 아스퍼거 자폐 스펙트럼에 속합니다. 유아때뷰터 초 4 5학년때ㅜ정점을 찍더니 현재 중3 어느덧 고등갑니다.
    단체에 여전히 섞이는거 힘들지만 엄마가 인내하고 옆에서 잘한다 해주고 심리상담 또래상담 뀨준히 하면 커갈수록 괜찮아요
    이쪽이 머리는 좋은 경우가 많잖아요 엄마가 힘을 내야해요

  • 20. 제가
    '16.11.30 1:58 PM (206.174.xxx.39)

    아는 분은 발달장애인 아이를 두었는데 처음부터 일반학교에 보냈어요.
    일반 아이들과 어울려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또 한편으로는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힘들어서 그러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그 마음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거같아요.
    고등학교도 어쨌든 뺑뺑이라 동네 명문 학교에 보냈고 전문대도 어찌어찌 갔네요.
    성적은 바닥일지언정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똑같이 해야한다고 생각한 듯해요.
    그런데 대학교는 제대로 다니기 힘들다 보니 중도에 포기하였어요.
    취직하기도 마땅치않고 엄마와 젊은이가 되어버린 아이는 늘 까페에 우두커니 앉아있어요.
    엄마는 예전보다 더 말랐고 아이의 얼굴은 더 어두워져 엄마를 향해 항상 화난 표정을 풀지않네요.
    제가 가면 얼굴에 미소를 띄고 너무 반가워 합니다. 아줌마라도 친구같은가 봐요.
    의사소통이 쉽지 않기는 한데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늘 외로웠던 것같아요.
    학교 다니면서도 친구가 하나도 없었고 지금도 연락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하네요.
    어쩌면 본인을 위해 학교를 다닌게 아니라 엄마의 만족을 위해 다닌 것이 아닌지...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장애인 복지관에서 프로그램 하나 정도를 듣는데 그 아이는 그것을
    참 재미있어 하는 것같았어요. 또 자기와 비슷한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거기에서 있었던 일들을 즐겁게 이야기 하더군요. 그런데 그 엄마는 아이가 다른 장애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거같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 아이는 더더욱 친구가 없어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와 마음이 맞고 비슷한 생각과 같은 것을 바라보는 사람을 좋아하지요.
    일반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라 장애 아동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 아이는 손재주도 좋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더라구요. 이 아이도 어릴 적부터 그런 적성을 살려
    만들기 분야를 팠다면 지금쯤 장인까지는 아니어도 얼마나 숙련되었을까..또 자기를 친구로
    인정해주는 친구들을 만나서 지냈었으면 차라리 좋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드네요. 제 생각이 짧은지는 몰라도...
    자기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 어쩌면 참 쉽지않은 일일거예요. 모든 엄마들이...
    장애아동의 부모님들이야말로 힘드실거라 생각되기는 해요.
    하지만 모든 교육은 자기 아이를 파악하는데서 비롯된다고 봐요. 지금 이 아이가 유치원 교육이 필요한
    아이인지, 고등교육이 필요한 아이인지, 체육 교육이 필요한 아인지, 노래 교육이 필요한 아이인지...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거기서 출발할 때 바른 교육이 되지 않을까요. 천편일률적으로 가르치기보다..
    장애 아동도 그런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살피기 보다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데, 남처럼 다 할 수 있는데...
    그런 희망과 욕망들이 어쩌면 우리와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우리 사회가...
    우리가 사는 것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우리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인데
    우리는 너무 남을 의식하고 판단되어지는 것에만 신경쓰다보니 정작 행복을 놓치며 사네요.
    나와 아이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아무 것도 모르면서 너무 주제넘게 이야기를 했다면 용서하시길....

  • 21. 엄마
    '16.11.30 2:38 PM (1.241.xxx.215)

    진심어린 글들 너무 감사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점심도 못먹었네요.
    허한 마음 위로하듯 냉장고 꽉꽉 채워 놓았는데 꺼내서 배도 채워야 겠습니다.

    글만으로 이렇게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니.. 아직 제 마음에 치유될 수 있는 힘이 어느정도는 남아 있나 봅니다.
    차 한잔 사주시고 싶다는 말씀만 들어도 함께 차 마신듯 감사하고,
    동생 때문에 함께 울어주신 님 누가 나를 위해 울어 준듯 고맙습니다.
    아이킨유님 말씀처럼 아이와 저 분리해서 아이 돌보듯 저도 좀 돌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초록색 자전거' '놀이방의 코끼리' 꼭 읽어보고 싶네요.

    그리고 이 구절...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鼓手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박자가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인가?"
    참 느껴지는 게 많습니다.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야 하는데 바뀌길 바라고 기대하고..엄마가 바라는 아이의 모습을 만들어 놓고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큑슈님 말씀처럼 좀 더 아이편에서 이해하려고 해야 하는데 못난 엄마가 자꾸 주변의 눈치만 보고 아이를 더 작아지게 하는 건 아닌지 반성합니다.

    그리고 커갈수록 괜찮아 진다는 '엄마'님 말씀 정말 너무 큰 힘이 됩니다. 저에게도 힘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해요. 비슷한 아이를 키우신 엄마들의 괜찮아 진다는 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제가'님 주변보다 아이와 저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아이의 인지능력은 뛰어나고 사회성은 떨어지고 뛰어난 면에 맞춰서 교육하기엔 떨어지는 부분이 힘겹고
    떨어지는 부분에 맞춰 교육하자니 뛰어난 부분에 대한 배려가 없어 안타까워요.
    맞춤형 교육이 있으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그게 엄마의 숙제 겠지요.
    엄마 입장에서 아이의 미래를 생각한다며 오늘을 놓치고 사는게 아닌가 하는 님의 글 읽고 다시한번 고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22. 너무좋은글들
    '16.11.30 2:42 PM (49.164.xxx.209) - 삭제된댓글

    감사합니다.눈물이 저도 모르게 가득차오르네요.
    따뜻하고 고운 말씀들 저는 그냥 평범한 아이엄마지만 너무 와닿고 감사합니다.
    특히 행복이란 지금을 받아들이는 것이란 말씀...가슴을 후벼팝니다.

  • 23. 달아
    '16.11.30 2:45 PM (211.109.xxx.235)

    ㅠㅠ 저도 댓글에 위로를 받습니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

  • 24. same same
    '16.11.30 2:47 PM (50.137.xxx.131)

    저도 그래요.
    불우한 환경 겨우 이겨내고
    당당하게 섰는데
    아이 키우면서
    내면의 수치심, 불안감, 바닥이 드러나요.

    애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때 좌불안석이에요
    또 누가 와서 우리 아이를 고자질할까
    또 누구한테 가서 우리 아이가 민폐행동을 해서
    내 얼굴을 붉게 할까. . 조마조마. .
    뻔뻔한 엄마로 내려놔지지가 않아요

    아이를 이틀째 학교 안보내고
    혹 앞으로 계속 홈스쿨링을 해야하는건가. . 막연해하던 오늘.

    저도 위로 받고
    다시 정신 차려야겠다 다짐합니다.

    저도 애때문에 많이도 울었네요

  • 25. 저요.
    '16.11.30 4:43 PM (222.237.xxx.171) - 삭제된댓글

    아이 때문에 울어본 거론 1인자를 감히 자처할만큼 많이 울었고 지금도 진행중이에요. 저도 남한테 티끌만큼도 싫은 소리 듣기 싫어서 무진장 노력하는 그런 스타일인데 아이로 인해 엄청난 소리를 많이 들어서 너무나 우울해졌어요. 전 약도 먹고 상담도 받고 별짓 다했어요. 그런데도 우울해요. 뜬금포로 울컥하고 분노 조절도 갈수록 안되는거 같고요. 항상 최악의 순간만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우리 같이 힘내요.

  • 26. .....
    '16.11.30 4:45 PM (175.223.xxx.151)

    글읽다 눈물이 나네요.
    저도 원글님 마음 잘 알아요. 힘내요

  • 27. 엄마
    '16.11.30 5:46 PM (180.65.xxx.232)

    지금 갓난아기 돌보며 글 읽었어요.
    무슨 말을 드려야할 지 아무 생각도 나지않고 감히 어떤 말을 보태기도 어렵지만,
    신이 있다면 혹은 우주를 이루는 어떤 원리가 있다면, 어려운 상황이 주어진 건 역설적으로 그것을 감내하고 버텨낼 힘이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떠오른 말, 호오 포노포노
    고마워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용서해줘요
    이 말이 위로와 힘이 되어드리면 좋겠습니다.
    http://m.aladin.co.kr/m/mproduct.aspx?ItemId=33328903

  • 28. 엄마마음은 다같은것.
    '16.11.30 5:48 PM (121.152.xxx.239)

    저도 눈물이.나네요. 댓글들 보면서요..
    아이앞에서 자꾸 괴물이 되어가는 내 모습도 돌아보게 합니다.
    그래도 아이에겐 엄마가 태양같은 존재죠.
    그걸알면서도.. 어렵고..

  • 29. 엄마
    '16.11.30 9:01 PM (1.241.xxx.215)

    따뜻한 말씀과 위로로 공감해주시는 여러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힘든시간 겪어내시고 강해지신 분들 존경합니다.

    호오포노포노 ...
    말만 들어도 위로가 되는 저의 고향같은 곳입니다.
    이런책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그곳에서 살며 느꼈던 따뜻한 마음이 이런 정신에서 나왔나 봅니다.
    너무 그립네요. 아이와 저를 품어주었던 그곳이...
    예쁜아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길 빌겠습니다.

    오늘 제가 받은 위로와 힘 잘 간직하고 나누겠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 30. ...
    '16.12.1 5:13 AM (58.140.xxx.193)

    아이 키우며 작아지는 마음. 저도 많이 느낍니다. 좋은 댓글에 위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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