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미신을 안믿는 어머니신데 우연히 스님에게 제 사주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유학을 떠나기 직전이었죠. 네가 역마살이 있다더니 정말 멀리 떠나는구나 하면서...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사회생활하면서 그 말이 자주 생각납니다.
옛날에는 역마살을 나쁘게 생각했는지 어머니도 조금은 걱정스럽지만 꼭 나쁜 것은 아니야 하는 말투로 이야기 꺼내셨는데
요즘은 역마살을 꼭 나쁘게 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작년 5월부터 외국에 나오는데 언젠가 한 분이 누가 보면 제가 일하는 게 아니라 놀러 다니는 줄알겠다고 그러시네요.
제가 다니는 곳이 주로 관광지인지라. 작년 5월 일본 동경을 시작으로, 스웨덴 스톡홀름, 베트남 호치민, 플로리다 마이애미, 캐나다 몬트리올, 일본 동경, 몽골 2 차례, 이태리 볼로냐, 피렌체, 시에나, 독일 라이프찌히, 프랑스 알자스로렌의 스트라스브루, 프랑스 플란드르 지방의 릴까지. 그저께 스트라스브루에 와서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있었고
어제는 쁘티프랑스 산책, 대성당의 미사를 본 후 포르투칼의 바로크 연주단의 음악과 카운터 테너를 듣고
성당 앞 크리스마스 장에서 글루바인을 마시고, 폴투갈 장에서 쇼핑을 했죠.
오늘은 콜마의 운터린덴 뮤지엄에 가서 Otto Dix와 피카소와 모네, 루오 그림을 보고
리틀베니스를 둘러보고, 알자스로렌지방 음식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역마살인데 혼자 이 시국에도 너무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아 조금 미안하지만..
열심히 일한 제게 주어진 작은 선물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