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랑 아빠가 늦게까지 대화한 내용인데요. 밤이라서 그런지 제방까지 잘 들리더라고요.
17년 전에 할아버지가 보증을 잘못서서 재산을 몽땅 날려먹었어요.
아빠는 할아버지 농사할 땅을 사게 엄마보고 돈을 달라고 했죠.
아빠는 돈은 쓰기 위해 버는 것이므로 적당히 쓰시는데 엄마는 식당에서 하루 12시간 일해가며 번 돈을 꾸준히 모아왔기에 엄마한테 돈있는걸 알고 있었거든요.
계속 시달리다가 결국은 빌려줬죠. 아빠가 조금 더 보태서 땅을 샀어요.
농지는 소유자가 가까히 있어야 발생하는 돈이 있어서인지 할머니 명의로 했대요.
그런데 농사를 지어서 수익은 어떻게 났는지, 돈은 어떻게 갚는지 말을 안했다함.
이제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농사도 못지으시니까 그땅을 임대주고 그 돈 80%주거나 명의이전을 하라고 하는데 아빠는 그 이야기는 안하고 그동안 할아버지네 생신안챙겨드린거, 김장안한거, 선물안한거 그런걸 따지시는 거에요.
엄마보고 전부터 놀러좀 다니라고 하는데 왜 집에만 있느냐, 그렇게 아끼고 일해서 뭐하냐, 한달에 한번 한우는 아니어도 수입소고기라도 좀 먹고 살아야 하는거 아니냐, 가족끼리 이야기 하려면 외식도 좀 해야하지 않냐 하세요. 엄마가 늦게 퇴근하고 쉬는날 맞추기도 어려워서 거의 같이 못하고 아빠와 나 동생 이렇게 먹을때가 많아요. 아빠는 주말 다 쉬는데 엄마는 아니거든요.
아빠는 쉬는 날 집에서 쉬는 걸 이해 못하세요. 할머니댁에서는 집에서 잘만 쉬면서요.
아빠가 엄마에게 생활비라도 챙겨줘야 그 돈으로 선물도 하고
일도 돈을 덜 벌더라도 시간 넉넉한거 구해서 시댁에도 다니고 친정에도 다니죠.
아빠는 엄마와 결혼하고 나서 생활비를 안줘요.
아빠가 아빠돈은 아빠돈이고 엄마돈은 엄마돈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엄마 돈 돈빌려가서 내역도 안밝히는 거죠.
식당에서 돌아가면서 일주일에 한번 쉬기때문에 그 한번을 일요일로 정하는 것도 어렵고, 6일간 일했는데 쉬지도 않고 시골가서 음식하는 게 힘들거라는걸 알아줘야 하는데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어요. 엄청 잘 차려먹는 것도 아니고 반찬 한두가지 혼자 하는데 그런것도 못해주나고 하세요. 심지어 차를 태워서 오는게 아니라 버스타고 와서 그렇게 하라고 한적도 있죠. 차라도 한대 사주고 이야기 하라고 하면 그때는 입을 다물어요.
할머니댁은 두분다 살아계셔서 생신이 두번 있고 외할머니댁은 외할머니 혼자뿐인데 두집 생신이 일주일 간격이라 연속으로 가기 힘든데 아빠는 그정도는 당연히 해야된다고 하시죠. 할머니댁에 가면 하루 자는게 기본인데 외할머니 댁에서는 잠시 들려서 차만 마시고 오는 경우도 많아요.
참고로 외할머니댁과 할머니댁은 차타고 20분정도도 안되요.
김장은 할머니댁과 외할머니댁에서 받아먹고 있는데요,
할머니가 주위사람들이 말려도 소금과 액젓을 들이 붓기때문인가 엄마 친정에서 받고 있고 맛은 그쪽이 더 좋아요.
어느날은 새벽에 일어나서 버스타고 시골 가니까 고모가 해가 중천인데 이제오냐면서 밥만 먹으러 왔냐고 하신적이 있어요. 버스타고 가면 세시간은 걸리거든요. 엄마는 모욕감에 치를 떨면서 아빠에게 이야기 하는데 영 분위기를 읽지 못하시더라고요. 그때 방에서 제가 아빠 마사지 해주고 있을 때인데 저도 처세술과 눈치가 부족하여 계속 마사지 해주다가 아빠를 재촉해서 집에 왔었죠.
어제는 김치 안가져와도 된다고 했는데도 아빠가 혼자 가서 가져오더라고요.
또 일도 안하고 김치 받아먹는다고 하니까 모욕감이 되살아나나봐요. 분해가지고 잠을 못주무시더라고요.
아빠가 엄마한테 잘하려고 하긴 하는데 그게 주말에 퇴근할때는 차로 데려다 주는 것? 그런데 엄마는 회식도 잦고 불편하니 오지 말라는데도 와요. 올때 핸드폰으로 연락이라도 하면 좋은데 그건 안할때가 많은가봐요.
그거 말고도 집살때 엄마가 아빠에게 돈을 빌려준게 있는데 그중에서 천만원은 줬다고해요.
엄마에게 주식좀 굴려달라고 만들어 놓은 아빠계정에 천만원을 넣어뒀는데 그걸 쓰라고 줬었다는 거에요.
그런데 엄마는 받은적 없다고 하고요.
증거를 보여준다는 말도 없이 그냥 줬다고, 그걸 기억 못하냐고해요.
지금 집으로 이사올때 전세가 없어서 대출 끼워서 집을 아예 샀고 이전 집은 처분을 안했었다가 엄마가 닥달해서 겨우 다음주쯤에야 판매한 금액이 들어와요. 집을 살때 엄마돈이 꽤 들어갔고 저도 적금 탈때마다 아빠에게 은행돈 갚으라고 빌려줘서 받아야 하거든요. 제가 돈들어오는 날 줄거냐고 하면 알았다고 함.
근데 엄마돈은 어떻게 주게 만들죠?
받은적 있는지 없는지 가릴려면 어떻게 할까요?
빌려준 돈에 대해서 이자도 저한테는 높게 쳐서 자동이체 해주는데 엄마에겐 한번 주고 안줬대요.
제가 딸로서 해드릴수 있는건 뭐가 있을까요?
용돈 사십만원드리면서 집안일은 거의 안했으니 이제부터라도 해야겠죠. 제가 설거지 거리는 일정 이상 있어야 하는 타입인데 엄마는 그때그때 다 치워야 하는 성격이라 거의 엄마가 하시고 빨래도 엄마가 돌려놓으면 널거나 개긴 하는데 제가 돌리진 않으니 엄마 혼자 해버릴 때가 많죠. 부지런한 부모님인데 왜 저는 게으를까요.
그런거 이외에, 엄마가 손해 안보게 살수 있게 도와드렸으면 하는 마음은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제가 현재 월급이 백만원대라 저도 조금이라도 모으려면 용돈을 올려드리기 부담스러우니 좋은데로 이직해야 겠죠. 그런데 제가 찾는 분야에 공고글 보면 경력자나 성별 남 이라고 되어있는게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