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ㅎㅎ
기본적으로 이쁜 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구요.
어려서 거의 10살 차이 나는 오빠 옷을 물려받아 입기도 했었어요.
외모에 조금씩 신경쓰이게 되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집안 형편이 기울고 나서는
모든 옷을 오빠 한테 물려받지는 않았지만 상의같은 경우나 코트는 오빠걸 물려입었죠
항상 너무너무 커서 얻어입은 티가 확확 나는...그냥 저는 그때 나름 난 이런 멋있어 이렇게 최면 걸면서 입고 다녔죠.
유행은 커녕 무조건 싼 옷 이런걸 입었었는데 초 6학년 때 친구 한테
넌 왜 할머니처럼 옷 입냐고도 친구들 많은데서 듣기도 했었고ㅜㅜ
중학교때에는 교복 입으니 상관없었는데 고등학교가 사복이어서 사복 입고 다닐때
친구엄마가 저희엄마한테 제 옷좀 사주라 했던적도 있고요
가까운 친구가 안쓰러웠는지 고등학교때 티셔츠를 생일선물로 준적도 있어요 ㅜㅜ
대학와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친척언니한테 옷 물려입기도 해서 옷이 아주 없진 않았지만 한참 멋부릴 나이이기도 하니
제가 알바해서 꼬깃꼬깃 모아 이쁜 옷 한벌 사갖고 들어가면 엄마한테 옷사지 말라며 한창 꾸중을 들었죠..겉멋만 알면 안된다며..
대학와서 친구의 남자친구한테 저는 항상 같은 옷을 입어서 멀리서도 알아보기 쉽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참 창피하더라구요 ㅜㅜ
대학때 가까운 친구는 엄마가 옷을 바닐라비, 올리브데올리브(요즘은 30대라 잘안입지만 그때는 너무 이뻐보였어요 ㅋㅋ)로 매 계절마다 7-8벌 씩 사서 서울로 올려보내더라구요. 그런것도 너무 부러웠죠..(이런 집이 아주 많지는 않겠지만 가까운 친구다 보니 부럽긴 부러웠어요 )
전 집에서 옷 사주신건 대학와서부터 결혼전까지 거의 12년 동안 한 3벌 정도거든요. 대학 들어갈때, 대학중간에 한벌, 대학 마칠때 한벌. 나머진 친척언니나 결혼한 새언니한테 얻은 옷이거나 제가 아르바이트로 번돈으로 모아서 사거나..
20 살 이후로는 제 앞가림은 스스로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것 자체는 별로 억울하거나 불만은 아닌데 문제는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사는 것도 제지를 항상 당했었어요.. 그게 불만이었죠..
엄마는 제가 과소비하는 습관을 들일까봐 잔소리 했던거 같아요
물론 절약 했었기 때문에 결혼도 부모님 도움없이 스스로 하고 대학원까지 스스로 벌어서 다닐 수 있었어요.
근데 그게 너무 억눌렸는지 결혼하고 잔소리할 사람이 없어지니
억눌렸던 옷에 대한 갈망이 너무 드러나더라구요.
(티비에서 쇼핑중독에 걸린 사람을 봤더니 어려서 형편이 안좋아 어려서 옷을 안사준게 한이 되서 중독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제 주변에도 쇼핑을 자주 하시는 남성분 계신데 그분도 역시 결혼전에 엄마가 옷을 못사게 했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억누르면 나중에 더 폭발적으로 사들이는거 같아요)
결혼후에 제지할 사람이 없으니 쇼핑에 한참 맛을 들였어요 (제가 어차피 벌고 있고 사실 정한 제 용돈 내에서 쓰는거라 남편은 전혀 터치가 없거든요)
그러면서도 죄책감이 드는거에요. 제가 제 벌이를 넘어서는 과소비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걸 이렇게 자주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이미 세뇌되어있었던 거죠. 아직 대출도 있으니..그치만 아직 애기가 없어서 저한테 신경쓸 수 있는 시간이 아직 있고 대출 다 갚을 때까지 또 억누르면서 살려니 이건 끝이 없고 이쁜 나이 다 지나갈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한참 많이 했어요. 인터넷쇼핑몰, 아울렛, 구매대행 (백화점은 비싸서 안가요) 위주로 한계절에 많을 때에는 15벌 씩 산적도 있어요 ..이때는 좀 많이 사긴 했죠 ㅋㅋ
근데 죄책감이 들다보니 내가 좋아하고 , 사고 싶어서 사는 건데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내가 너무 싫더라구요.
심할 때에는 계속 사이트 하루에도 여러번 들락 날락 거리며 머리 식히는게 인터넷 구매대행 카페 가보는게 되버렸었거든요.
좀 고쳐볼려고 원인 분석해보고자 내가 마음이 허한가 들여다 보기도 해봤는데 전혀 허하진 않아요. 우울감도 전혀 없고요. 그냥 억눌렸던 것에 대한 표출인거 같아요.
오히려 얼마전에 안좋은 일이 있어서 상당히 나락으로 빠졌었는데 그렇게 우울하면 옷에 대한 관심이 하나도 없어져요. 오히려 해결되고 기분 좋고 살만하니 옷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구요.
그전엔 제 옷장에 있는 옷들이 맘에 안들었어요 .직장 생활 꾸준히 하는데도 여전히 싼옷, 빈티나는 옷들만 가득한 제 옷장이 참 싫었어요...
결혼하고 첫해에는 그나마 브랜드 아울렛으로도 돈 때문에 못 사겠어서 보세로 채웠더니만 다음해에 옷이 후질근 해지더라구요 . 그래서 올해는 옷 질과 맵시 다 신경써서 옷장을 채웠답니다.
한 2년간 이렇게 하니 옷장이 비교적 만족스러워요.
이제 내년에는 조금 더 쇼핑을 줄이고 싶어요. 대출도 있고 일도 평생할 수 있는 것도 아닐테니.. 좀 아끼고 싶어요.
이쁜 옷을 좋아하다보니 몇년간 안하겠다 이건 힘들거 같고(제 주변엔 그런 친구들도 있더라구요.. 그런 친구들은 물어보니 비교적 어려서 옷에 대해 억제되어 살지는 않았더라구요. 마인드가 부러워요 ㅜㅜ 전 그건 안될거 같아요. 너무 억누르면 삶이 불만족 스러워져서..)
이제 줄일 수 있을까요?
용기와 희망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