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다시 정리해봅니다.
내각제는, 국민이 선거로 국회의원 뽑으면, 국회의원 중에서 내각을 구성합니다.
즉, 국민이 입법부를 직접 선거로 구성해주면, 그 입법부가 행정부를 구성합니다.
민의가 국가 행정에 반영되는 정도가 높겠죠?
대통령제는 대통령은 야당 출신, 국회는 여당, 이렇게 되기도 하잖아요.
국회는 여소야대인데 대통령은 여당이기도 하고.
그런데 내각제는 행정부가 의회 득표율을 반영해서 구성되는 겁니다.
그래서 내각이 의회에 대해 책임을 지기 때문에 내각책임제라고 하고요.
내각이 의회에 책임을 지려면 내각은 의회의 과반수를 넘어야 되겠죠?
행정부가 입법부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정부가 구성된다는 말입니다.
선거 득표율이 제1당 35%, 제2당 31%, 제3당 25%, 제4당 8% 라고 해볼께요.
제1당 당수가 총리가 됩니다. 그런데 35%로 내각구성하면 의회 과반이 안되잖아요?
이때는 연정을 구성하게 됩니다.
어느 당과 연합할 것인지는 제 1당 마음입니다. 1당, 2당, 순서대로 하는 게 아니에요.
제1당 제 2당 = 66%, 로 할 수도 있고
제1당 제3당 = 60%, 로 할 수도 있겠죠.
제1 3당 5당... 이렇게 할 수도 있어요.
마음 맞는 정당과 연정할 가능성이 높겠죠, 당연히.
그게 안되면 임기 내내 정쟁만 할 테고.
그리고 합의된 지분대로 내각을 구성하는 겁니다.
유럽에서는 정당이 많지만, 보통 중도우파, 중도, 우파 정당 중에서 결정이 나요.
어느 한 세력이 과반을 넘지 않아요.
그래서 보통 사민당(중도좌파)가 제1당이 되면, 중도나 좌파 정당과 함께 연정을 구성하고,
기민당(중도우파)가 제1당이 되면, 마찬가지로 다른 당과 공동정부를 꾸립니다.
그래서 그 정부가 우파나 좌파냐가 대충 결정나죠.
그때 우파 정부라고 해서, 우파 정당 혼자 정부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다른 정당과
지분으로 연합된 상태입니다. 좌파 정부도 마찬가지고요.
제일 골 때리는 경우가 사민당과 기민당이 연합할 수 밖에 없을 때죠.
실제 좌파와 우파가 공동정부가 되기도 합니다.
국민이 뽑아준 득표율을 기반으로 정당끼리 연합하고 협의해서 국정 수행하는 겁니다.
대통령제는, 1당이 행정부 권력을 독식하는 구조이니, 국회 비율과는 다르죠.
그래서 내각제가 더 민의 반영 수준이 높다고 하는 거고요.
그런데 이 나라들은 정당이요, 좌우파가 균형이 맞아요.
우리나라같으면, 새누리,더민주,국민의 당 만큼의 정당이 정의당 쪽에 쫙 있는 겁니다.
현재 한국 상황에서 내각제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새누리 총리 국민의 당 연합정부.
더민주 총리 국민의 당 정의당 연합정부.
새누리 총리 더민주 당 연합정부.
이런 식으로 됩니다.
야당이 제1당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아실 테고.
정권교체를 하든 안하든, 보수정당들이 돌아가면서 행정부 구성하는 거에요.
더민주가 정권교체하려고 노력할까요?
30% 정도만 받아도 내각에 들어갈 수 있는데요?
당대표나 당 중진 정도만 되면 권력 충분히 나눠집니다.
어느 정당이나 마찬가지죠.
선거해봤자, 국민은 그 얼굴에 그 얼굴 계속 보는 거에요.
어떤 정당은 20% 정도만 득표해도 충분하겠죠.
한 지역 정해서 몰빵하면 되죠.
어차피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고 국회의원만 뽑아서 행정부 구성하는 건데
힘들게 전국정당될 필요 있나요?
대통령 후보 내려면, 전국에서 표를 받아야 되지만
내각제는 일정 득표율만 유지하면 되는 겁니다.
내각제하면, 정당 하나가 총리부터 내각까지 다 배출할 수가 없어요.
과반수가 안되니까요. 공동 내각 형태가 되는 겁니다. 총리만 다수당에서 나올 뿐.
참 편하겠죠, 정치인들은. 자기 지역에서 표만 받으면 되는 거에요.
그리고 제 1당을 국민들이 교체해줬다고 해도,
내각 구성은 6:4, 7:3, 4:6 이런 식으로 되니까
정당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거 보게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야당들이 우경화되는 겁니다.
그리고 야당으로 정권교체해도 강력한 개혁은 어렵겠죠.
다른 정당과 합의해서 해야 하니까.
권력이 잘 분산되어 있고 합의 정치가 정착된 나라,
정당정치가 발전된 나라,
일제시대부터 쌓인 적폐가 없는 나라,
이런 나라들에서 내각제하면 민주주의의 묘미를 부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