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분당에 살다 다시 우리 동네로 이사온 지인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그 집을 방문을 했습니다.
요즘 박근혜 문제로 속 시끄럽고 그전에 박근혜 지지하는 다른 지인들 때문에 열 받아 있어서
그 이야기 꺼내려고 하자 "우리 그런 이야기 하지 말자." 하더니
안 그래도 방금 박사모에 10만원 후원했다고 하더군요.
그 카페 회원 가입하려고 했더니 가입은 안된다면서.
자기는 우리 국민들이 너무 불쌍해서 그래서 박사모에 10만원 송금했다니.
이 지인이 무식한 사람도 아니고 인서울 여대도 나왔고, 학습지 선생도 오래 하고
분당에서 10년 넘게 자녀 교육시키느라 산 지극히 선량한 중산층이에요.
만나면 뭐라도 주고 싶어하고 우리 남편 사고로 입원할때도 병문안 와주웠고.
전 정말 그 집에서 점심 줘서 밥 먹는데 머리가 복잡해서
다이어트 해야 되는데도 마구 마구 먹었습니다. 맛있어서 먹는게 아니라 이런 불편한 감정을 감추기 위해서.
정말 너무 슬프고 화나고....
우리 나라 국민들 불쌍하다면서 자기는 박근혜가 좋다고 박사모에 돈 보내다니.
더 충격인건 자기가 박근혜 지지한다고 하면 자기 주변 사람들 다 화낸대요.
그리고, 성당 자매들도 대 놓고 말은 안해도 누가 대통령 되면 그 정도 안해먹냐.
김대중 노무현도 다 뇌물받았다며 누가 해도 똑같다고 해요.
정말 성당에 가기가 싫어져요.
거기 앉아서 열심히 기도하고 묵주 돌리면 뭐하나. 싶어서 너무 허탈해요.
현실을 직시하지도 않고 종교는 정치에 간섭하면 안된다는 소리나 하고.
영어공부방 단체톡에는 좌파 어쩌고 하는 이상한 동영상이 올라오고
저도 못참고 반대 자료 올렸더니 현명한 정치 종교 재산 이야기 하는 거 아니라고 하고.
어떤 아줌마는 도저히 못참겠다고 막말하면서 카톡 나가버리더라구요.
전 요즘 제가 이상한게 아닌가 싶어서 혼란스러워요.
그 와중에 성당 밴드에 "어떤 영국 기자가 본 한국" 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고
내용인즉 우리나라는 부정부패도 많지만 좋은 점도 많다고 번호를 매겨가며 나열했더군요.
그 글 올린 자매 성향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은 믿을 수 없다고 평소에 주장하면서
저보고 인터넷에 올라온 글 자기가 봤냐? 봤냐? 하는데 참....
그럼 자긴 티비 신문기사 다 직접 확인해보고 믿나?
아님 예수님 기적 일으킨거 다 직접 확인해보고 믿나 라고 물어봤어야 하나?
아무튼 대화가 전혀 안되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요즘 무척 외롭습니다.
그나마 어떤 사람들은 박근혜 한심하다고는 해도 하야니 탄핵이니는 하는 말은
전혀 안해요.
참고로 여긴 경기도도 저런 사람들이 50대 초반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