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명박이! - (18)
하도 다급해서 엊그제 편지 띄웠지만 또 붓을 들었네!
자네 어쩌려고 그 잘 놀리던 입 꼭 다물고 뻥끗도 안 하나?
지금 자네가 처한 형편이 박근혜 같이 숙고에 숙고를 거듭할 때인가?
이 친구 말 잘 듣게.
자네가 지은 죄 박근혜가 지은 죄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 자네도 잘 알고 있을 것일세.
저러다 박근혜 불시에 쫓겨나면 김영삼 시절 전두환과 노태우와 같이 한 오랏줄에 묶여 한 법정에서서 똑같이 “사형!”을 선고 받을 것임은 자네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일세.
빨리 결단하시게!
길게 늘어놓지 않겠네.
돌아오는 토요일 11월 12일 오후 6시에 광화문 광장으로 나오시게.
물론 검은 안경 쓰고 모자 푹 눌러 쓰고 사람들이 자네를 몰라보게 몰래 나와야 하네.
반드시 위아래 허름한 검은 옷차림이어야 하네.
시민들이 자네를 알아본다면 그 자리에서 쥐포가 될 것이니 위장에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하게.
집회를 이끌어가는 연단 앞에 무사히 도착하면 그때부터 내가 자네를 인도하겠네.
그때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네.
연단에 올라 사회자가 “이명박이 여기 속죄하려 왔습니다. 마이크를 이명박한테 넘기겠습니다.”하고 말하고 자네에게 마이크를 넘길 것일세.
마이크 받아 들고 쓰 잘데 없는 소리 지껄이지 말고 불문곡직 두 무릎 꿇고 단정히 않아 “국민 여러분, 이 이명박이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용서를 빌지 않겠습니다. 오늘의 이 난국, 제가 컴퓨터를 만지작거려 박근혜를 청와대로 들여보낸 제 잘못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저와 박근혜는 대선결과를 바꿔치기 한 내란공범입니다. 이 난국을 불러온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습니다. 제가 지은 죗값 달게 받겠습니다. 국민여러분의 처분만 기다리겠습니다.”하고 마이크를 사회자에게 넘기면 자네가 할 일 다 끝나네!
그 순간 박근혜는 끝장나고 새날 새 역사가 시작되네.
난국이 수습되고 자네와 박근혜가 한 법정에 서더라도 자네는 헌정사상 최대의 난국을 단기간에 끝내게 한 정상이 참작되어 극형만은 면할 것일세.
딴 생각 하지 말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수형생활 얌전하게 하면 얼마 안가 감형이 되어 자유의 몸이 될 것일세.
또 내가 자네의 감형을 알게 모르게 손 써 주겠네.
풀려나고 나서 이 친구하고 허름한 주막에서 만나 쥐포를 안주삼아 막걸리 병이나 비우며 자나간 얘기 나누도록 하세!
지금부터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내 말 꼭 따르도록 하게.
그럼 11월 12일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만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