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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만 영어공부한 후기 - 듣기의 중요성

이름 조회수 : 8,143
작성일 : 2016-11-04 08:16:23
여행 빼고 외국 처음 나가 살아 본 게 대학교 졸업반 교환학생 때입니다. 스물 세 살 때. 
그것도 영미권 아니고 유럽이었으니까 영어공부는 국내에서만 한 셈이고요, 

공인 영어 시험 살면서 딱 세 번 쳐봤어요.
2010년에 토익 910, 토플 100 받았고
2014년에 아이엘츠 7.5 받았습니다.
솔직히 점수 자체는 이런 데 글 올릴 수준이 아닌 거 아는데요, 특히 토익... 점수 받고 좀 창피했거든요. 
굳이 이런 걸 쓰는 이유는 제가 꽤 가성비 좋게 공부한 케이스인 것 같아서요. 

지금은 해외에서 공부하면서 직장생활 중인데, 
학창시절에 고전같은 걸 영어로 읽어 본 적이 없으니 그런 부분이나 배경지식이 좀 약하고
특히 고급 어휘의 한계를 가끔 느끼지만 ㅠㅠ 일하고 공부하는 데는 큰 지장 없이 살고 있습니다. 
교포인 사촌은 자기가 아는 일부 교포나 유학생들보다 제가 낫다고 하기도... ㅋ물론 백프로 곧이 듣진 않습니다.  

제가 영어 때문에 받은 사교육은 
초등학교 6학년 때 1년 원어민 강사 있는 영어학원 다닌 거
중학교 3학년 때 약 10개월 동안 외고 입시 준비 차원에서 토플학원 다닌 거
대학교 3학년 때 토플학원 1달 다닌 거, 이게 전부거든요.
개인적으로 문제집 사서 풀고 단어 외우고 그런 건 물론 더 있었죠. 그래도 이 정도면 굉장히 싸게 공부한 것 맞죠?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저희 아빠가 저랑 동생에게 영어 듣기를 하루에 1시간씩 시키셨어요. 
학습지나 선생님을 붙여 준 것도 아니고, 사촌들한테 받은 테이프 5-60개 든 교구 두 세트를 덜렁 주시면서. 
대신 1시간만 카세트 앞에 앉아 있으면 나머지는 자유의 몸.. 저랑 동생은 그래서 군말 없이 그렇게 했는데요. 
1시간 동안 멍때리기도 하고 따라 말하기도 하고. 틀려도 고쳐 줄 사람 없고 몰라도 물어 볼 사람 없이 그냥 1시간. 

제가 중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거기에다 잠들기 전 1시간 또 틀어놓고 딴 짓하다 잠드는 시간이 추가됐고요. 
이건 아빠가 시킨 건 아니고, 무의식 중에 영어에 노출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글을 잡지에서 보고 저 혼자 시작한 거였어요. 

내신이 좋아서 외고에 가긴 했는데, 적어도 처음에는 제가 전교에서 영어 제일 못 하는 애 아니었을까 합니다. 
중학교 때까지도 내신 영어는 곧잘 풀었지만 (끊임없는 반복학습ㅋㅋ) 영어로 작문같은 건 꿈도 못 꾸는 수준이었거든요. 
부모님한테 왜 저 어렸을 때 외국 데리고 나가지 않았느냐고 되도 않는 투정도 부리고... 스트레스 엄청나게 받았는데 그래도 자기 전에 테이프 듣는 건 항상 했었어요. 일종의 수면 의식이 돼 있어서요. 

그러다 대학에 가서 계절학기에 미국인 교수님 특강을 신청해 들었는데, 거짓말처럼 알아 듣겠더라고요. 계절학기 끝날 무렵에는 말도 나오고. 그냥 정말 어느날 갑자기 됐어요. 누가 이런 말 하면 거짓말 같았는데... 기본 마음가짐이 '나는 영어를 쓸 수 있다' 로 바뀌었어요. 그때부터 미드같은 것도 보기 시작했고요, 일단 들리니까 콘텐츠를 봐도 재미가 있고 표현도 기억에 남고, 무슨 학습지 광고같은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정말입니다. 그 전까진 백날 외워도 절대... 

어디서 보니까, 한국사람이 영어를 제2의 언어로 구사하려면 만 여 시간을 공부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중에 공교육이 커버하는 시수가 1000시간 좀 못 된다던데 계산을 안 해봐서. 얼추 맞겠죠? 
그런데 제가 초중고 12년 동안 영어 듣기에 투자한 시간이 약 4500 시간입니다. 일요일엔 안 했거든요. (물론 이 4500시간에는 정신 놓고 흘려 보낸 시간의 비중이 상당히 크겠습니다만)
여기에 제가 학교 공부에 개인적으로 자습한 시간들을 더하면 또 꽤 될테니, 그 계절학기 시작할 무렵 쯤에 만 시간 채운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 아빠는 교육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던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이세요.
자식들은 좀 스트레스 덜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렇지만 너무 많은 걸 투자하긴 싫다는 - -;; 마음으로 시키신 거라는데
결국 매일매일 듣기... 너무 당연한 얘기같지만 ㅋㅋㅋㅋ
이런 평범하고 별 것 없는 방법으로도 자녀분들께 필요한 만큼의 영어는 충분히 배우고 가르칠 수 있다는 실례를 전하고 싶었어요.
꾸준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IP : 212.10.xxx.10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un
    '16.11.4 8:19 AM (116.120.xxx.17)

    도움많이 됐습니다..꾸준함이 최고네요

  • 2. 꾸준함도 꾸준함이고
    '16.11.4 8:20 AM (2.126.xxx.242)

    단기 속성으로 단어 레벨 업글 시키셨네요
    그게 중요해요

  • 3. 일신우일신16
    '16.11.4 8:27 AM (223.62.xxx.43)

    감사~
    제가 실천하고 후기 내년에 올릴게요

  • 4. 만시간의 법칙
    '16.11.4 8:44 AM (223.62.xxx.137)

    누구는 만시간을 투자하면 토익 900점대가 나오고
    누구는 만시간을 투자하면 토익 600점대가 나오고
    누구는 만시간을 투자해서 원어민급..
    이건 타고난 역량인거에요. 만시간 투자한다고 해서 무조건 되는건 아님.

  • 5. 영어권은 아니지만
    '16.11.4 8:52 AM (121.132.xxx.241)

    제가 처음 유학갈때 한국서 유학비자 받으려면 언어시험을 봐서 합격해야만 했는데 그때 한국서만 배운 언어실력으로 듣기시험이 너무 너무 어려웠어요. 그리곤 유학가서 어학연수할땐 그럭저럭 잘해냈음에도 전공 들어가니 강의를 하나도 못알아먹겠더군요. 그때 그 충격이란 !
    서구인들은 들어앉아서 문법공부하고 단어 달달 외우는식 공부는 하지 않더군요. 독학할때 히어링은 부엌에서 요리할때나 청소할때나 잠자기전에 CD틀어놓고 계속 반복해서 듣더군요.

  • 6. ....
    '16.11.4 9:22 AM (202.20.xxx.250)

    듣기가 기본이고 너무 중요합니다.
    저는 미국 어학 연수도 다녀오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연수 전에도 영어는 항상 잘하는 편이었는데,
    습관처럼 팝송이랑 드라마 자막 없이 귀에 꽂고 다녔어요. 그냥 들리면 들리는 대로 안 들리면 안 들리는대로. 근데 어느 순간 부터 안 들리는 단어가 거의 없어졌어요. 그러면서 그냥 들리고 말하는 모든 게 되더라구요.

  • 7. 질문
    '16.11.4 9:36 AM (112.217.xxx.123)

    못알아들어도 계속 틀어놓는게 좋다는 말씀이죠??
    전 이비에스2로 해보려고요. 자기전 1시간 시청
    어떨까요??

  • 8. 영어강사
    '16.11.4 9:36 AM (175.253.xxx.63)

    듣기는 고사하고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기본중 기본인 문법부터 잘 못 가르치는게 한 둘이 아니에요.
    시제 조동사 부정사 등등....

  • 9. fd
    '16.11.4 9:42 AM (125.246.xxx.130)

    듣기가 중요한게.. 말이야 안되면 제스처나 그림이라도 사용하지요. 문법, 쓰기는 좀 나중에 사회나가서 글 쓰고 이럴때 중요하지요. 저희가 어릴 때 태어나서 제일 먼저 듣기 먼저 하다가 입 트이는거랑 똑같아요.

    나이 먹고 영어 잘하는 친구들 보면 대부분 어릴때나 학창 시절에 미드에 빠졌고.. 미국 만화 좋아하고 팝송 좋아했고 이런 친구들이에요. 어학연수 안갔다왔어도 발음 좋고 영어 자체를 좋아하더라구요..자기가 외국 사람이랑 대화할 수 있는게 신기하다고 하더라구요.
    과외 학생 중 숙제 진짜 안하는 아이 있는데.. 5세~ 7세 때 영어 듣기 했던게 중, 고등까지 특별히 공부안해도 듣기는 잘 하더라구요.

    시간, 투자대비 어릴수록 효과 빠른 영역이 듣기 같아요..

    그러나 저같이 어릴 때 엄마가 엄청 들려줬는데.. 이상하게도..듣기를 제일 못한 사람도 있네요.. 한국어 노래듣고 가사 못외우긴 해요... 그래서 말하기도 당연히 잘 안늘었구요.. -> 이런경우 이쪽에 동기부여가 전혀 없었고.. 외국인이 말 시키면 귀찮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 10. 중1 우리애도
    '16.11.4 9:53 AM (122.40.xxx.85) - 삭제된댓글

    그렇게 하고 있어요. 문법은 내신때문에 알아야 해서 하루 3장 문제풀이 시키면
    보고 싶은 유투브 보게 해요. 영어로 제작된 유투브 찾아서 흠뻑 빠져서 봐요.

  • 11. 중1 우리애
    '16.11.4 9:56 AM (122.40.xxx.85) - 삭제된댓글

    그렇게 하고 있어요. 문법은 내신때문에 알아야 해서 하루 3장 문제풀이 시키면
    보고 싶은 유투브 보게 해요. 영어로 제작된 유투브 찾아서 흠뻑 빠져서 봐요.
    영어책 흘려듣기는 기본적으로 했고
    어려서부터 차에서 올드팝송 들었어요. 올드팝은 듣기편하잖아요.
    그러더니 마이클잭슨 노래를 엄청 듣더니 지금은 왠만한 팝송은 다 알아들어요. 흥얼흥얼 따라해요.

    따로 공부라고 시키는던 문법풀이 세장이고
    무조건 많이 듣고 읽게 하는걸로 하고 있어요.

  • 12.
    '16.11.4 12:10 PM (175.252.xxx.148)

    어떻게든 많이 노출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 13. 맞죠
    '16.11.4 12:52 PM (220.89.xxx.182)

    방법은 알죠. 실천이 힘들어요.
    우리 아이는 7년 정도 설렁설렁이라도 해주니 효과는 확실하네요. 근데 저는 강제로 시켜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실력이 계속 정체네요.

  • 14. 이름
    '16.11.4 4:24 PM (192.38.xxx.15)

    질문 님/
    이비에스는 들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일반 교재 테이프들도 효과음 많거나 한국말 너무 많이 들어있는 것들은 정신 사나워서 안 썼거든요. 정말 순수한 배경음악처럼ㅋ 하나도 못 알아들을지언정 영어만 계속 나오는 테이프들을 선호했습니다.
    이비에스 각잡고 시청하실 계획이라면 그건 그것대로 공부가 될 테니 하시고, 무작정 듣기는 이동시간 같은 때 병행하시면 어떨까요.
    요즘엔 인터넷에 다운받을 수 있는 영어로 된 팟캐스트들이 정말 많거든요. 저라면 그런 걸 틀어놓을 것 같아요.

  • 15. ...
    '16.11.4 8:22 PM (139.194.xxx.153) - 삭제된댓글

    맞아요 원글님방법이제일좋은거예요
    위에 만시간똑같이투자해도 역량따라다르다고하셨는데
    영어는 포기만안하면 누구나가능한거같아요
    똑같이 만시간이 아니더라도요.
    아이들한테꼭시켜보세요

  • 16. 재능이필요해
    '16.11.6 3:27 PM (110.47.xxx.63)

    20년전 저 스무살때쯤 헬스장에서 알게된 아줌마랑 잠깐 얘기중, 그분이 자기딸 명문대 영어과 다나는데 그렇게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한다고 자랑했어요. 외국보낸적도 없고 사교육도 시킨거 없고 다만 어릴때부터 정기적으로 afkn 틀어 듣게 한거밖에 없다고 아무래도 그 영향같다고 하신게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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