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명박이! - (17)
그 동안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가?
자주 소식 전한다고 하고서도 자네에게 열여섯 번째 편지를 보낸 게 지난 8월 31일이니 잠간 사이에 두 달이나 훌쩍 흘러버렸네!
미안 하이!
자네 여동생 칠푼이의 치마폭이 찢어져 치마 속에 꼭꼭 감추고 있던 썩고 썩은 것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어디 정신이나 차릴 수가 있고, 편지를 쓸 시간이나 있었어야지.
그래서 이렇게 늦었네.
이해하시게.
그러고저러고 자네 왜 그렇게 찍 소리도 안 하고 있나?
지금이 자네가 입 꼭 다물고 있을 때인가?
그 잘 놀리던 입 왜 꼭 다물고 있나?
국민들에게 그것 보라고 하며 “이래도 구관이 명관 아니냐?”고 왜 한 말씀 안 하시나?
지금이야 말로 자네가 나라를 위해 큰 일 한 번 할 때일세.
세상에 안 해본 일이라고는 없고 모르는 것이라고는 없는 자네는 진즉에 다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물론 칠푼이가 청와대에 들어가고 나서 저지른 짓이야 그 뒤의 일이지만, 그 전에 있었던 일은 자네의 손바닥 위에 다 있지 않나!
자네와 칠푼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놓고 코피가 터지게 싸울 때 자네똘마니들이 칠푼이 뒷조사를 이 잡듯이 해서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이고, 그때 아주 조금 까발리지도 않았었나?
저- 이리 꿰맞추고 저리 꿰맞춰 3류 소설 쓰느라고 진땀 흘리고 있는 검찰이 가련하지도 않은가?
자네가 갖고 있는 자료 확 까발려 버리시게!
자네가 그렇게 해서 이 난국이 신속하게 수습이 되고 단단한 민주정부가 들어선다면 그 공로의 절반은 jtbc와 손석희 앵커의 몫이고, 나머지 절반은 자네 몫으로 돌아갈 것일세!
자네 이대로 있다 칠푼이 떨려 나는 날이면 칠푼이와 한 오랏줄에 같이 묶여 한 법정에 같이 서게 될 것일세.
자네가 지은 죄가 어디 한 두 가지이고, 칠푼이 죄보다 가벼운가?
천안함 사건, 4대강 사형집행, 용산참사, 개표기 주물러서 칠푼이 청와대로 들어가게 한 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네!
어서 빨리 결단하시게!
자네가 그리하여 이 난국이 일사천리로 수습된다면 국민들도 자네의 공로를 인정할 것이고, 법정에 서더라도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 것일세!
시간이 별로 없네!
오늘, 내일 하는 칠푼이 정권 한 순간에 끝장나면 그때는 자네가 지은 죄 도저히 용서받지 못 하네!
고민할 것 없이 어서 서두르시게!
자네를 지켜보고 있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