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아들 입시문제로 학교에 담임선생님이랑 상담하고 왔습니다..
여느 남자애들처럼 게임 좋아하고 틈만나면 핸드폰 붙들고 있고, 그래서 나랑 부딪히기도 많이 하고
그래도 학원은 꾸준히 열심히 다니는 녀석입니다..ㅎㅎ
중3올라와서 정신차리고 공부좀 하더니 수학 과학 성적이 꽤 괜찮게 나오니 자기도 욕심이 좀 나나 봅니다..
그냥 편하게 집근처 일반고 갔으면 좋겠지만 부득부득 자사고를 가겠다고 우겨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상담 요청해서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선생님 첫마디가 " 00이는 참 행복해 보여요,,,무척 행복한 환경에서 자란것 같습니다.."
아 진짜 저 첫마디에 눈물이 왈칵 나올뻔 했습니다....맞벌이고 주말부부라 평일엔 온전히 저혼자 케어합니다...
초3때 첨 pc방 가다 걸려서 절 기함하게 만들고, 그때 정말 제가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었죠..
다 내탓인것 같고, 내가 직장다녀서 그런것 같고 자책도 많이 하고 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시간이 흘러서
크게 안 어긋나고 지금까지 잘(?) 자라줬어요 ㅎㅎ
중1 중2때는 시험이 뭔지 공부를 어찌 하는지도 모르고 바닥을 박박 기더니 중3되서 공부의 감을 잡았다고
큰소리 치면서 제법 공부에 몰두하더군요...여름방학 할땐 수학 과학 교과 우수상도 받아오고요 ㅎㅎ
중학생도 그런상이 있다는거 처음 알았답니다....
고등학교 가서 아주 공부잘할 녀석이라고 정서적으로도 매우 안정되어 있고 항상 낙천적이고 행복해 보인다고
담임선생님이 거듭 칭찬을 하시는데 정말 그간의 제 노고(?)가 한꺼번에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공부야 머 고등학교 가봐야 아는거고,,,그래도 행복해 보인다는 말에 저도 넘 감사했어요...
비록 주말부부지만 남편도 금욜 저녁이면 한주도 안빠지고 꼭 올라와서 애들이랑 함께 시간보내고
부부싸움하고 난 토라져서 방에 처박혀서 안나와도 남편은 아무일 없었다는듯 애들 밥차려주고 애들앞에선
전혀 티 안내고 평상시처럼 행동한답니다...애들한텐 내가 무섭게 하고 남편은 친구처럼 대해주고요....
주말부부지만 아이에 관한 모든건 오픈해서 같이 얘기하고 버릇없게 굴어서 제가 하소연 하면 제얘기도 들어주고
아이한테도 엄마 힘들게 하지말라고 달래고 중간에서 그러죠 ㅎㅎ
저도 직장다니지만 늘 퇴근해서 바로 집에 와서 애들 돌봅니다...개인적인 약속 이런건 정말 거의 없습니다..
회식도 꼭 안가면 안되는 회식이야 가지만 가더라도 가급적 1차만 빨리 끝내고 집에 종종거리고 옵니다...
그래도 큰녀석 학원갔다 10시에 오는데 집에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가 따뜻한 저녁이라도 줘야 힘이나지 싶어서요..
남들 다 가고 싶어하는 교육, 워크숍도 전 되도록임 안갑니다..집비우기 싫어서요...
이런 성향은 남편도 마찬가지구요...ㅎㅎ 머 물론 제가 옳다는건 아네요...인간관계가 좁아지고 인맥도 없어요 그래서..
남편도 그렇구요..애들한테 올인하지 말고 내인생은 내인생이라고 하지만 애들 성년이 될때까지는 그게 안되네요 잘..
나중에 더 나이 먹음 친구도 없고 해서 많이 외로울수도 있겠지만 애들 대학 들어가면 그때부터 내인생 찾아도
안늦겠죠??? 남편한테 상담다녀온 얘기하면서 정말 눈물 흘렸어요...다 당신 덕분이라고 하면서요 ...
오늘도 빨리 가서 큰애 좋아하는 삼겹살 구워서 든든히 먹이고 공부하고 오라고 해야겠어요...^*^
큰애때문에 행복해 보기 참 오랜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