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다가오네요
저는 시어머니와 시누들하고 사이가 나쁘지는 않아요. 시누들도 큰 형님처럼 마음 써주시고 시어머님도 스트레스 안주시고
서울이지만 명절때나 가서 뵙는 정도고 안 온다 뭐라 하시지도 않아요..되려 너무 무심한 며느리 둔 시엄니가 가끔 안쓰럽기까지 한...ㅠㅠ 어쩌다 보살 같은 시엄니 배속에서 이런 남편이 나왔는지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김장할 때는 오라 하세요...꼭 일을 시키려 한다기 보다 시누들과 도란도란 둘러앉아 배추 무치면서 보쌈 해 먹고 그러면서 서로 더 친해지자는 의도가 크신데... 성품이 그러십니다..울 시엄니가
저희 집이 딸랑 딸아이 하나에 식구가 많이 없고 그나마 딸아이는 김치도 안먹고 남편은 주중에는 회사에서 먹고오고 주말에는 운동하러 나가서 먹다보니 집에서 밥을 할 일이 없어서 김치를 잘 안먹어요.
반면 시누들은 김장 한번 하면 김치통이 여러개도 모자랄 정도로 김치소진이 매우 많아요. 저는 김장하러 가도 기껏해야 한통 들고 오는 정도니 노동력에 비해 아웃풋이 너무 빈약해요...어찌보면 봉사하러 간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죠. 봉사할 수 있다 생각은 하는데 김장이 너무 힘들어요...제가 그나마 나이 어린 축이고 다른 건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허리 굽히고 앉아서 배추 무치는 걸 거의 다 하는데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그렇다고 어른 앞에서 허리 아파서 못 하겠어요 할 수도 없고...
김장하러 오라하는데 그렇다고 저는 김치 많이 안먹어서 그냥 사먹을께요...이러기도 뭣하고...
슬기롭게 거절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 가서 허리 끊어지게 봉사하고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