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요즘 유행한다는 고지저탄은 애시당초 안됨. 고기를 안 좋아함.
3. 그래서 몇 주동안 탄수화물만 줄여보자 생각함
4. 그런데 과일을 너무 좋아함. 그래서 과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걸로 하고 (멋대로 그렇게 결정) 밀가루, 흰쌀, 설탕을 피하기로 함.
5. 1일째. 괜찮음. 옆지기가 빵집에서 갓 나온 프로쉬토와 치즈가 들어간 바게뜨을 먹기에 좀 먹고싶기는 했지만 유혹이 그다기 크진 않았음.
6. 1일째 저녁. 몸이 매우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우울해짐. 세상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는 것 같음. 그러나 잘 넘기.
7. 2일째 아침. 13시간을 내리잠. 그래도 매우 매우 피곤. 그러나 좋아하는 스크램블에그랑 잡곡 토스트를 먹고 나니 기분이 나아짐. 운동도 함
8. 2일째 저녁. 가족이 국수집에 가자고 함. 국수와 밥종류밖에 없는 집인데....할수 없이 끌려감. 가서 국수는 반만 먹고 야채와 고기 토핑에 집중.
9. 2일째 저녁. 오늘은 이미 망쳤고, 국수를 먹고 났으니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해야겠다는 생각. 그러나 그대신 나는 커피를 마시겠어.
10. 소화도 시킬겸 바닷가 카페로 감. 가서 커피를 시킴 (플랫 화이트). 그런데! 그 카페에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있는 거임. 그러나 애써 눈을 돌림
11. 그런데 이 밀정같은 옆지기가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시킴. 헤이즐넛 초콜렛. 내가 좋아하는 맛이 아님. 이왕 시킬거면 내가 좋아하는 맛으로 시키지....(한 수저라도 맛보게...)
12. 바리스타 언니가 계산 바로 직전 "다른 거 또 필요한 건 없으세요?" 함.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체리 요거트 아이스크림도 주세요" 해버림.
13. 이왕 사버린 아이스크림. 먹을 수 밖에....그래서 2일째에 망함.
14. 망했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음. 그때까지 지속되었던 피곤과 짜증과 우울이 구름 사라지듯 순식간에 개이고 어쩐지 아무 이유없이 긍정적이고 명랑한 마음을 가지게 됨.
15. 오늘은 어쩔까 생각중....저탄수를 계속할까 (계속할까, 라니....시작도 안한 것 같은데 뭘 계속함...다시 시작할까, 가 맞음)...그냥 그 계피맛 과자랑 식빵만 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