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께 드리는 글

angel 조회수 : 6,172
작성일 : 2016-10-16 22:00:05
많이 힘드시죠..?
하소연할 곳도 없고.. 불효녀라는 자책감도 들고..
그 맘 너무 알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었으니..
제 친정 엄마도 저에겐 인생의 십자가 같은 존재였네요.
어린 시절부터 성인까지 이어진 수많은 폭행과 폭언..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을 들들 볶아댔네요.
딸에 대한 질투.. 가족들 이간질 시키기..
저도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고, 마음 속 분노는 들끓었네요.
어떻게 엄마라는 사람이 내게 이럴 수 있을까..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이런 생각 하면서 지냈구요.

지금도 엄마는 크게 달라진 것 없어요.
제가 결혼하면서 더 이상의 폭행은 없지만, 폭언은 여전히 엄청나죠.
그런데 이제는 그런 폭언에 상처받지 않아요.
엄마가 이제 더 이상 밉지도 않구요.
이렇게 되기까지 방법은 딱 두가지였어요.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
우리 엄마를 더 이상 우리 엄마로 생각하지 말 것.

제 아버지는 남편으로는 정말 아닌 분이셨죠.
경제적 무능력, 마마보이, 회피성 성향.
이 모든 걸 다 갖추신 분이셨죠.
저는 이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이 세 가지에 반대되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했어요.
행복하네요. 결혼 후 삶이 정말 좋아졌어요.
제 삶이 행복하니 엄마가 불쌍하게 여겨집니다.
우리 엄마는 정말 불행했겠구나..
엄마도 이런 남자를 만났으면 자식들에게 다른 엄마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난 이렇게 행복한데.. 엄마는 불행해서 참 안됐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엄마에게 연민의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면 엄마가 그렇게 밉지 않더라구요.

제가 엄마의 폭언이 왜 그렇게 고통스러운가 생각해봤어요.
엄마가 딸에게 하는 말이라 그렇더군요.
별로 친하지 않은 남이 나에게 욕했거나,
정신이 온전치 않은 사람이 나에게 함부로 하면
기분이 잠깐 나빠지긴 하겠지만 상처받지 않는 듯 해요.
그래서 저는 우리 엄마를 더 이상 우리 엄마로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어요.
제가 자식을 낳아보니 더 이해가 안되더군요.
엄마가 어떻게 자식한테 그리 모질게 행동하고 그런 상처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엄마라는 역할이 너무 벅찬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이후로 저 사람은 생물학적인 엄마다 그렇게 생각하고 삽니다.

저도 전에 인연도 끊어봤고.. 엄마와 엄청 싸워도 봤지만,
엄마가 저를 파멸시키려고 하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 방법을 바꾸게 되었어요.
인연 끊은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부모들은.. 자식이 인연 끊으면 자식 인생을 다 망치려 동물처럼 달려들기도 합니다.
제 방법이 정답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제 경험담이라 적어보게 되었네요.
IP : 39.7.xxx.123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6.10.16 10:03 PM (27.1.xxx.155) - 삭제된댓글

    돌아버리기 직전이에요.
    평생 남의 이목만 중요한 아버지..
    사위가 오랜기간 바람펴서 이혼위기인데도..
    제편이 안되어 주는 아버지..
    저는 수면제에 정신과치료로 만신창이인데..
    제가 이혼한거 누가 알게된다고..남일 관심도 없을텐데
    혼자만 저래요..이혼하면 제가 당신인생 허물어버리는거라고...
    저는 사는게 지옥같은데..자식인 저는 안보이나봐요..죽고싶어요.

  • 2. 뜸금없지만
    '16.10.16 10:03 PM (1.244.xxx.164) - 삭제된댓글

    형제.자매등에게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게도
    조언 해주실 수 있나요...

  • 3. 오타
    '16.10.16 10:04 PM (1.244.xxx.164) - 삭제된댓글

    뜬금 ;;;

  • 4. 맞아요
    '16.10.16 10:08 PM (39.121.xxx.22)

    연끊는건 불가능해요
    막장부모라면

  • 5. ...
    '16.10.16 10:08 PM (221.166.xxx.226)

    아래쪽에 엄마에 대한 억하심정을 글로 쓴 사람인데요.
    과거를 극복하고 잘 살고 계시니 님의 케이스는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ㅠ 살아오면서 부모님이 제 편이 아니고,
    애정결핍이라 청개구리짓한다고 외면당하고 밉상으로 찍힌 저는 집에서도 붕뜬 사람처럼 지내왔습니다.
    저도 좋은 남편감을 만나 잘 살면서 여유를 가지면
    혹시라도 엄마에 대한 연민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네요.

  • 6. angel
    '16.10.16 10:14 PM (39.7.xxx.123)

    저도 언젠가는 엄마가 제 편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적만 안되면 다행이더라구요. 마음 아프지만.. 기대를 버리는 게 가장 낫습니다. 제가 바라면 바랄수록 엄마가 상처주니 울화만 터지더군요. 부모든 형제 자매든 마찬가지라고 봐요. 기대하지 마시고.. 인생 독고다이다 생각하고 혼자 걸어가는 게 낫습니다. 남편이든 친구든.. 제 편에서 저에게 힘이 되줄 사람을 찾으면 더욱 좋구요.

  • 7. 정말 한국 엄마들은
    '16.10.16 10:16 PM (213.205.xxx.147)

    딸에게 너무 잔혹해요
    차라리 아들과 동등히 잔혹하면 이해나 되는데
    아들 대하기는 연인 대하듯 하면서
    딸은 원수처럼 대하는 엄마들 너무 많아요

  • 8. ..........
    '16.10.16 10:20 PM (221.144.xxx.205)

    원글님은 다행히!! 괜찮은 남편을 만난것이고
    배우자란 살아보고 겪어봐야 아는것이기에
    혹, 이상한 남자 만날수도 있어요.
    회복은 배우자때문이 아니고
    가해자(엄마)를 이해했다는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저러해서 그렇게 행동했구나. 인간으로의 불쌍함 연민을 느끼면서 이해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그렇다고 용서의 의미는 아님)
    그 질긴 끈을 놓게 되는 것입니다.
    남편때문에 극복된건 아닙니다.

  • 9. 저는
    '16.10.16 10:23 PM (211.108.xxx.4)

    그냥 남이라 생각해요
    이젠 무관심 아무런 관심도 감흥도 화도 분노도 기쁨도 안들어요

    한때는 내가 잘하면 저를 안쓰럽고 가여운 존재로 생각할줄 알았어요
    아니더라구요

    우리엄마는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어요
    다만 아들 딸 차변 외손주 친손주.사위 며느리 차별이 정말 심하신분입니다

    자랄때도 저보다 4살 어린 남동생보다 더 낮은 지위 눈에 보이게 만들었어요

    오빠.남동생 바로 밑이 저였어요
    초등생이 오빠.남동생 실내화 빨아야 했어요 여자라서
    늦은밤 무서운 골목지나 오빠 남동생 준비물이나 집안 심부름 저만 했어요

    두아들들 방학숙제나 학교숙제 미숙한거 제가 도맡아 해야 됐구요

    결혼후 제가 너무 아파서 하소연 좀 하면서 도와 달라 하면 본인 아픈 이야기부터 결혼후 살면서 아픈거.힘든거
    너만 힘든거 아픈거 아니고 내가 더 아프고 힘들다는거 몇배로 말하고요

    그냥 좀 본인이 아프고 힘들어도 딸 한번만 힘들지 위로가 그렇게 안되나봐요

    이제는 부모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요
    속편하고 좋습니다

  • 10. ㅇㅇ
    '16.10.16 10:28 PM (39.7.xxx.36)

    같이 살고있으니 집착하게 되고
    실망하고 다투는 과정의 연속이 되네요.
    그분들 유리할대로 대하고 제게 해가되거나
    상처입거나를 반복하네요. 정말 어려운 상황인데..
    차라리 떨어져서 살아야할지? 머릿속이 뒤숭숭합니다

  • 11. 친정
    '16.10.16 10:34 PM (180.92.xxx.185) - 삭제된댓글

    가족이 짐이네요..

  • 12. 저도
    '16.10.16 10:42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안본지 5년째고 돌아가셨다는 연락오면 장례식에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하고 있어요
    제경우는 나머지 형제들이 부모님의 학대에 동조하고 방관한 경우라 형제들과도 만나는게 고통스러워요
    저도 오래동안 괴로워하고 어찌보면 친부모에게 사랑은커녕 못생겼다 병신 나가죽어라 이런 말들만 들으며 자랐는데
    더 어릴땐 내부모는 왜 다른부모와 다를까 다들 부모들은 다 자녀를 사랑해주던데....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수수께끼와 같아서 혼자 괴로워 했어요
    지금은 제 아이가 있고 부모한테 못 받았던 조건없는 사랑
    이 작고 어린 생명한테 받으면서 제 상처가 많이 치유되었어요
    단지 나는 운이 없어서 평범한 좋은 부모님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라고 그렇게 위안합니다
    뉴스에 보면 친부모가 학대끝에 죽이고 이런경우도 있던데
    그래도 내부모라는 사람들은 죽이지는 않고 목숨만은 살려줬으니 고마워 해야 하나 이런생각도 들구요

  • 13. 고정점넷
    '16.10.16 10:43 PM (221.148.xxx.8)

    음 좀 과격한 주제의 팟캐스트 하나 추천드려요

    그것은 알기 싫다 196b
    들어보시길 권해요

    그래도 부모인데 부모에게 잘 해야지 라는 레토릭에서
    독립되고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관계로 바뀌길 바래봅니다

  • 14. 궁금
    '16.10.16 10:48 PM (118.219.xxx.129)

    그런 엄마가 있는데 결혼했다니 대단하세요.

    저는 그런 엄마를 신랑될사람한테 차마 보여줄 자신이 없어서
    사귀다가 결혼이야기 나오면
    그냥 헤어져버리는데......

  • 15. 118.219님께
    '16.10.16 11:24 PM (210.221.xxx.74)

    정말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모든걸 얘기하세요.
    그래서 떠나가는 사람이면 잡지말고요.
    이해해 주고 안쓰러워하고 사랑해주는 사람 만나세요.
    성인인 둘 합의하에 결혼 관련한 일들은 해결하면 됩니다.
    반백년 살다보니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되는 경우 참 많습니다.
    본인이 가질 수있는 인생의 가회를 포기하지 마세요.
    솔직하고 진실한게 힘이 큽니다.

  • 16. angel
    '16.10.16 11:25 PM (39.7.xxx.123)

    저도 남편한테 우리 엄마 이런 거.. 보여주기 싫었어요. 너무 창피했고.. 요즘도 남편한테 창피한 순간 적자 않아요. 그런데 숨겨진다고 숨겨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더군요. 그리고 엄마 때문에 결혼하고 싶은 남자랑 결혼 못하는 것도 싫었어요.
    저는 그래서 결혼전에 솔직하게 오픈했어요. 우리 엄마는 이런 사람이고.. 나와 결혼하면 이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이해해달라. 대신 내가 당신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고, 다른 면에서 더 잘해주겠다.
    남편은 저를 이해해줬고.. 저의 손을 잡아줬어요.
    오히려 이런 점을 당당하게 오픈해서 더 매력을 느꼈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부모를 둔 것.. 분명 단점이지만 너무 숨기려 하고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 17. 그 영향력에서 탈출
    '16.10.16 11:30 PM (39.118.xxx.46) - 삭제된댓글

    엄마도 소견 좁은 여자일 뿐이예요.
    어른이겠거니. 엄마니까 의지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만 버려도
    숨통은 트입니다.
    혼자서 발광하던 용트림을 하던. 관객의 입장에서 외면하면 그만이예요.
    그러다 조용해지면 흘낏 쳐다보구요.
    잘하려 애쓸 필요도. 끊어내려 애쓸 필요도 없고.
    휘말리지만 않으면 괜찮아..라는 생각으로 사니 별 문제 없이 살아지네요.
    시어머니도 마찬가지.
    내키지 않으면 차단. 얄짤없이 대하니 어쩌지를 못하시네요.
    어른 탈을 썼다고 다 어른이 아닌지라. 기대를 접고 삽니다.

  • 18. 정말 감사드려요.
    '16.10.17 12:34 AM (75.135.xxx.0)

    저랑 너무나 똑같은 상황인데 저는 그냥 무조건 피하려고만 하고 그렇다고 완전히 피할수도 없는게 현실이고 늘 가슴 속에 돌덩이처럼 무겁게 자리잡고 나를 숨막히게 하는 엄마라는 사람인때문에 정말 풀리지 않는 숙제였는데. 가르쳐주신 방법 너무 좋네요. 저도 그렇게 마음 먹고 노력해볼께요. 감사합니다.

  • 19. 저도
    '16.10.17 12:59 AM (180.230.xxx.161)

    참고해서 읽어볼께요
    감사해요..

  • 20. ..
    '16.10.17 6:58 AM (211.201.xxx.68) - 삭제된댓글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위안삼고 살지만
    엄마와의 관계 문제는 내속에서 풀어보고 가야한다 생각해요
    외면이나 묻어둠과는 다른 해결방법이 있긴하더군요
    상담오래받으니까 많이 나아지긴해요
    혼자만의 계속된 사고방식으로 사실 괴로와했는구나 깨닫기도했구오

  • 21. 화이팅아자
    '17.7.20 2:57 AM (211.36.xxx.23)

    부모와의 관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6999 칙칙하고 화장 들뜨는 피부 관리법 (얼마 전 댓글로 썼던) 20 비타민C 2016/10/16 9,047
606998 특기자전형을 노리고 해외대회까지 4 입시비리 2016/10/16 1,759
606997 169에43은 거식수준으로 굶어야 가능한 몸무게아닌가요?? 21 .. 2016/10/16 5,943
606996 아이 가방이 찢어져서 왔는데 3 아이 가방 2016/10/16 1,085
606995 흑인 여의사 무시한 인종 편견 사례 4 미국 2016/10/16 1,759
606994 공항가는 길 마지막회는 무조건 제주도에서 2 드라마 2016/10/16 3,076
606993 어떤상황이던 거기에 애가있음 더최악인듯.... 42 뭐든 2016/10/16 12,077
606992 전세가 안 나가요ㅜㅠ 7 ... 2016/10/16 3,545
606991 영문 어느것이 맞는건가요 6 .. 2016/10/16 515
606990 화장한 것보다 맨 얼굴 피부가 더 좋은데 어떡하죠? 7 저기 2016/10/16 2,687
606989 주말부부... 1 ㅇㅇ 2016/10/16 1,049
606988 전 왜 촉촉한 선크림이 안맞을까요? 아이오페 선크림 유명한데 .... 2016/10/16 595
606987 모르고 락스뿌린 컵에 물 담아서 가글했어요 4 ㅠㅠ 2016/10/16 1,935
606986 트렌치코트 재질은 어떤게 나은가요? 2 트렌치 2016/10/16 3,571
606985 명품가방 팔려고 하는데요 매입하는 곳 5 ㅇㅇ 2016/10/16 2,362
606984 비가 오고 추워지니 10 지나가다, 2016/10/16 2,950
606983 서른 후반 살았던 삶이 다 후회되요 10 panini.. 2016/10/16 7,018
606982 토이저러스 ㅋㅋ 2016/10/16 580
606981 순대껍질이 기름덩어리네요.;; 9 ㅇㅇ 2016/10/16 4,834
606980 부모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께 드리는 글 15 angel 2016/10/16 6,172
606979 트레이너가 꿈인 아들..보충제를 꼭 먹어야한다는데 피부가 6 헬스 2016/10/16 1,443
606978 중2인데 성장판을 다쳤어요 3 윤아윤성맘 2016/10/16 2,181
606977 초등학생 소발작 3 사랑해 2016/10/16 2,238
606976 방금 산울림 1집 나오덩 라디오 어디ㅈ? 마리 2016/10/16 203
606975 다비도프커피 괜찮나요? 12 궁금 2016/10/16 5,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