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간의 끌림을 소설처럼 수채화처럼 그리려 애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장드라마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랜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같지도 않고..
그냥 배우들의 뒷 배경이 되는 길이나 노을, 고택이 참 아름답게 찍혔다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주인공인 선우와 홍관장의 대화장면을 보다가
홍관장의 목소리에 정신이 바짝 들었어요.
아, 나즈막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
목소리만으로도 상대를 설득시키거나 위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역을 맡은 이 배우는 누구일까? 아마 연극배우겠지..
요즘 세상에도 연극으로 밥먹고 살 수 있을까? 그런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까?
아직도 대학로에는 연극이 상연되나..하는 생각으로 이어지더군요.
오래전 친구들과 대학가 극장의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연극을 보고
감동과 감상을 맥주와 소주로 불붙이던 시절...
그래도 연극 한편을 보고 인생을 논할 줄 아는 사람이 친구나 연인이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
그 시절은 석기시대였나봅니다.
이제 최첨단 스마트폰으로 컴으로 텔레비젼으로 실시간 영상들을 보는데
사람사는 모습 보기 힘들고 인생에 대한 힌트 한 자락도 얻지 못하네요.
상대의 말에 즉각 말초적인 대답하는 대신
깊게 생각하고 진심의 답을 해줄, 뜸드리는 시간마저 버거운 세상이네요.
나의 게으른 사고와 무기력을 일깨워줄 연극같은 대사가 필요합니다.
대학로에는 여전히 인생을 고민하게 하는 연극들이 상연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