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2년쯤 뒤에 문화센터에 다닌 적이 있어요.
결혼 전에 옷에 미쳐서-_- 백화점vip였을 정도로 옷에 관심이 많아 고가옷을 돌려가며 입고다녔거든요.
몸매에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옷도 곡선이 드러나는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었고요.
화장도 전문학원에서 배워서 즐겨하고 다녔어요.
백화점 문화센터 요리강좌를 들었는데 수강생들이 저와 나이 비슷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분들 모두 화장 안하고 몸이 드러나지않는 옷을 입고 있더라고요.
요리강좌가 거의 시연으로 이루어지는 터라 제 옷차림이 과하거나 하진 않았을겁니다.
어째보면 요리학원이라기보다는 하하호호 같이 요리 먹는 사교모임 같은 분위기였죠.
문화센터 강사님은 부잣집 마나님 같은 분이었는데
고가의 전원주택에 살면서 외모도 많이 꾸미고 고가의 취미를 즐기는 귀부인 느낌이었고요.
전문강사는 아니고 취미로 요리를 하다가 강좌를 맡게된 분이었는데 강좌 도중에 집자랑 인맥자랑 많이 하시는;;
꾸미고 다니는 저를 볼때마다 이쁘고 몸매도 너무 좋다고 칭찬해주고 이뻐하셨어요. 우리반 이쁜이 이쁜이 하면서요.
그러면서 어쩐지 거기 다른 수강생들이랑 멀어지더라고요.
한 엄마는 저보다 열살쯤 많은 분이었는데
강사님을 무지 따르는 편이었고 강사님 라이프스타일 너무 멋지다는 둥
강사님께 칭찬도 아부다 싶을만큼 과할정도로 하는 타입이었어요
그런데 강사님이 저보고 ~씨 너무 이쁘다고 하니까 애 없으면 다 저렇지 나도 애 없을때는 저랬다고
저게 이쁜게 아니라고 굉장히 쌀쌀맞게 말하더라고요;
또 한 엄마는 제가 자기와 비슷한 나이임에도 아이가 없는것을 보고
대뜸 사람 많은데 그 앞에서 크게 불임이냐고 묻더군요. 옷 헐렁하게 입어야 불임 안된다면서 걱정해주면서요.
당시에는 아이낳을 시도조차 안했는데 기분 나쁘더라고요.불임이냐고 대놓고 물어보다니..
이후에 말이 씨가 됐는지; 진짜 아이 낳을때 고생 좀 하고 낳았어요.ㅎㅎㅎ
제가 아니라고 하니 아이를 일부러 안낳는다고 생각해서인지
요리 하고 다같이 먹는 시간에 다른 한 엄마가 요즘 딩크 딩크 하는데
아이 안낳는 여자들 보면 진짜 이기적이라고 그럴거면 왜 결혼을 했냐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맞다맞다 좀 과할정도로 떠들며 동조하는데 진짜 뭔가 싶었어요. -_-
그리고 몇년이 지나 저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일단 아이 둘 낳고 몸이 망가졌어요.
몸무게 자체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음에도 몸의 선이 망가져서
맞춤식으로 몸에 잘 맞는 옷들만 산것이 아이 낳은 후에는 입어도 잘 맞지않고 이상하더라고요.
두 아이의 나이가 어리다보니 화장할 시간도 없고요. 뭐 밥먹는것도 후다닥 먹는걸요;
그러고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잘 꾸민 또래분이 타면 왠지 제가 부끄러워져요. 우울한 기분도 들고요.
보면 보통 패턴이
아이 낳기 전에는 무지 꾸미다가 아이 낳고 유치원 가기전까지 후즐근 모드
유치원 가고부터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외모에 관심을 갖고 꾸미기 시작하더라고요.
제가 간 요리강좌 수강생들이 아이 낳은 직후에서부터 유치원 가기전까지 엄마들이
잠시 아이 맡기고 나온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을것 같다 싶어요.
제가 딱 그 시기라.. 그냥 그 마음이 이해가 가서요.
물론 전 여러사람 있을때 불임이냐는 둥 이기적이라는둥 하진 않았을겁니다만;
자꾸 입장이 비교가 되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꾸미지 마시라는게 아니고요. 꾸미면 좋죠.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이 그런 마음이 있을수도 있다는 글이예요.
아까 어떤 글이 많이 공격을 받길래 제 경험을 써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