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란 걸 하기 시작한 나이때부터 엄마 아빠 그 둘이 싸우는 집 모든 게 다 싫었었고
사춘기 때는 일기의 대부분이 부모님에 대한 원망, 증오, 그런 어두운 것들로 뒤덮여있었는데요.
아빠는 주사 외도 무능력 등등 전형적인 찌질한 가장이라서 그냥 마음 속에서 내놓고 있고
엄마도 아빠때문에 고생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훌륭하신 분은 아닌... 그냥 보통 분이세요.
저는 부모님 보면서 내 자신의 피 자체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결혼도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이를 바득바득 갈앗었는데
어쩌다보니 평온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란 진국인 남편이랑 결혼해서 가정을 이뤘고요.
근데 문제는 제가 친정엄마가 너무 부끄럽다는 거에요. (아빠는 아예 거의 얼굴도 안 보고 삼)
저는 자꾸 남편이나 시댁 시구들에게 비춰지는 엄마 모습에 불안하고 조급해요.
왜냐면 엄마가 실수할까봐....
제가 보기에도 안 해야할 말, 안 해도 좋을 말, 왜 저러지 싶은 말씀을 자꾸 하시고
(예를 들어 사위 앞에서 '어느 동네 모텔이름이 37이라더라 왜냐면 사랑을 나눌때 체온이 37도래' 뭐 이런 어른같지 않은..)
입성도 너무 신경안쓰고 허름하거나 아예 촌스럽게 화려하게 하고 다니시고
(제가 뭐라하면 '아줌마치고 이 정도면 괜찮지 않냐'고)
말이나 행동도 너무 교양없고 눈치도 없고, 그렇다고 아예 개념이 없거나 속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세련되거나 센스있지가 않아서 남한테 욕 먹게 되는 사람 잇잖아요
예를 들어 시댁에서 뭘 선물로 보내시면 아무리 형편이 안 좋아도 작은 걸로라도 답례를 하잖아요
근데 그런 거 없고 나중에 제가 뭐라도 보내지 마음이 중요한건데 그러면
'우리는 보낼만한게 없는데 어떡해 우리는 형편이 안되는데' 그러고 끝.
제가 '엄마 그 말은 좀 그랬어요 차라리~하지 그랬어'라고 나중에 넌지시 말씀드려도
고집도 세고 본인 말만 하시는 스타일......
저희 남편은 그래도 처가라고 계속 챙기는데
남편한테도 물색없는 말씀 자꾸 하셔서 남편이 서운해하고 화낸적도 있고요.
그래서 전 남편이랑 친정엄마 만날때 신경이 극도로 곤두서고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엄마가 하나하나 부끄럽고 맘에 안 드는 거 제가 너무 자존감이 떨어져서 그런거겠죠.
저도 알아요
엄마가 아무리 촌스럽고 안 좋은 모습이어도 딸인 제가 귀하게 대접해야 다른 사람 보기에도 귀한 사람 된다는거...
근데 엄마만 보면 너무 화가 나고 짜증나서 죽겠는데
또 초라한 모습 보면 안 쓰러운 마음도 없진 않고...
제가 너무 강박적인가요.
저도 친정엄마랑 알콩달콩 다니고 여행도 모시고 다니고 하고 싶은데
엄마랑 있으면 화딱지나서 길게 못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