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4번째 결혼기념일이에요...

진짜아줌마 조회수 : 1,311
작성일 : 2016-10-06 05:50:16
남편이나 저나 일에 빠져 사는 걸 좋아해서...
어쩌다 주말 부부가 되어서 ...매일같이 전화를 하면서 서로 힘들다는 소리로 시작해서 힘들다는 소리로 끝납니다.

"오늘 결혼 기념일이야"

그래에?!!!

햇수로 따져보니 벌써 14년이나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함께 만든 된 아이는 벌써 12살이 되었구요.

둘 다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서 대학 1학년때 어리버리할 때 처음 만났고,
졸업할때까지 친구로 지내다가 졸업하고서 연애하기 시작해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 알게 된지 12년만에 결혼을 한 케이스이지요.

서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 결혼은 정말 한 침대에 6명이 함께 자는 생활이란 걸 뼈저리게 느껴야 했습니다.

명절때 시댁에 가서 처음 본 남편의 모습에 기절초풍했었고 신혼초기에는 그걸로 많이 싸웠습니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갈등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저에게 져줬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심하게 다툰 후에 먼저 못견뎌했던 것도 남편이었고, 싹싹 빌면서 대화를 텄었던 것도 남편이었고... 
이런 남편을 생각하니 ... 지금은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은 내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 중에서... 내가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도 아니었었고, 보호자처럼 내가 그늘에 들어가고 싶었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어렴풋하게... '나랑 같이 끝까지 대화해 줄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 이런 느낌과 믿음이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14년째 결혼기념일이란 걸 깨닫고... (그전에는 한번도 헤아려본적이 없습니다.) 혼자 놀라서 감상에 빠져서 끄적거려봤습니다.
IP : 62.143.xxx.13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10.6 8:23 AM (61.74.xxx.207) - 삭제된댓글

    아이 나이가 같아서^^

    쓰신 내용 중에 그 부분이 참 저랑 비슷하네요
    죽자고 사랑했던 사람도 아니고 커다란 그늘로 나를 품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도 아니었고 평생 대화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람
    님은 어쨌든 아직도 그렇게 살고 계신거죠
    행복하네요

  • 2. 저랑 같으시네요^^
    '16.10.6 8:39 AM (110.70.xxx.76)

    남편은 일주일의 반은 지방에,
    결혼 14주년,
    큰아이12살, 작은아이 10살인 일하며 공부하며 제사 맡아지내는 맏며느리입니다♡
    원글님을 위해 오늘 작은 호사라도 꼭 누려보세요.
    저라면 스벅은 카라멜 마끼아떼 벤티로 투고해서 출근하겠습니다 ㅎㅎ
    결혼기념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 3. ...
    '16.10.6 8:58 AM (121.168.xxx.253)

    원글님 혹시 돼지띠?

    저도 결혼 14년째입니다.
    긴가 민가 하다가 원글님 말처럼...타협이 되는..사람.
    욱 하는 제 성격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화나면 굳게 입 다문 저에게 먼저 말걸어주는 사람
    이네요..제 남편도..

    효자고..자기 부모님에게 애뜻해서
    저도 같이 그래주길..아니, 흉내나도 내주길
    기대하는 것만 빼고..

    그런데 그런 단점도 14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제 입장에서 내려놓아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 기념일 진심 축하합니다.

    앞으로 남은 결혼 기간도 지금처럼
    충만하고 행복하시길

    결혼햇수 동기가..

  • 4. zz00
    '16.10.6 9:21 AM (49.164.xxx.133)

    저랑도 비슷하네요
    전 16년차이지만 대학 1학년때 친구가 지금은 남편이 되었거든요 친구로 7년 연인 2년 결혼 16년...
    저도 그 어떤 설레임이나 든든함 보다 나랑 대화가 통하는 친구 같은 그 느낌 하나로 결혼 했네요
    결혼 기념일 축하합니다~~

  • 5. 원글
    '16.10.6 1:41 PM (62.143.xxx.135)

    진짜 저랑 비슷한 분이 많아서 놀랬어요.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3402 모범생 친구한테 상처받았던 얘기. 11 ,,, 2016/10/06 4,090
603401 남편의 마음(새아버지) 22 초보 2016/10/06 4,671
603400 슈퍼 야채 가격이 미쳤어요 16 흠냐 2016/10/06 4,802
603399 버건디색 니트 코디요 3 패션 2016/10/06 2,063
603398 개똥이네 책 구매 믿을만 한가요? 6 ... 2016/10/06 842
603397 욕실 디스펜서- 스틸로 된거 추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2016/10/06 250
603396 아이들 사춘기가되면 어떻게되나요?(딸) 7 .. 2016/10/06 1,276
603395 라면이 해장이 되나요? 16 체질 2016/10/06 2,864
603394 혈압검사는 어느병원으로 가는게 좋을까요? 3 .... 2016/10/06 1,112
603393 화이트셔츠 찾아요~` 9 쇼핑은 어려.. 2016/10/06 1,159
603392 차샀는데 운전자보험은 꼭 들어야 하나요? 10 ㄷㄴㄷㄴ 2016/10/06 2,222
603391 사람들이 나를 어렵게 보는 방법 알려주세요.. 17 호구.. 2016/10/06 4,404
603390 떼운 금이빨이 빠졌는데 버려야 하나요? 9 빠진 금이빨.. 2016/10/06 3,396
603389 이제 여자들은 수입차 따위 보지 않는다/펌글 8 허걱 2016/10/06 2,832
603388 매직캔쓰레기통에 바로 종량제 봉투 끼워 사용하기 괜찮나요? 5 쓰레기통 2016/10/06 8,699
603387 요리에 쓰이는 청주는 어디서 파나요? 8 청주 2016/10/06 1,575
603386 미니멀리즘의 부작용 17 투르게네프 2016/10/06 12,063
603385 모달런닝 삶아도될까요? .. 2016/10/06 1,653
603384 40대 중반은 뭘로 살까요? 29 터닝포인트 2016/10/06 7,504
603383 4개월전 신경치료후 금니씌웠던 어금니가 아픈데 치과잘못인가요? 3 50만원주고.. 2016/10/06 1,673
603382 함세웅 신부님 7 ㅇㅇ 2016/10/06 1,225
603381 남편의 이런증상 1 차니맘 2016/10/06 1,225
603380 대학졸업사진찍는데 찾아가면... 10 좋아하는 후.. 2016/10/06 1,033
603379 변기를 희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5 겨울이네 2016/10/06 3,910
603378 왜 내가 적이 많은걸까 생각해보니... 11 자기반성 2016/10/06 7,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