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는 당신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가 없습니다.

꺾은붓 조회수 : 466
작성일 : 2016-09-26 14:21:16

           우리는 당신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무슨 죄를 그리 많이 지었기에 서울 한복판, 그것도 대로상에서 온 국민과 전 세계 인류가 생중계하는 인터넷영상을 통하여 그 장면을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 같이 똑똑히 보고 있는데 아스팔트 바닥에 썩은 통나무토막 쓰러지듯 힘없이 쓰러져 아스팔트 바닥에 부딪힌 머리가 고무공 튀듯 튀어 오르게 직사하는 물대포를 맞고 그 자리에 쓰러져야 했습니까?

  그러고도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당신을 응급구호는 고사하고 30분 가까이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내팽개쳐 져야 했습니까?

  도적이나 살인강도도 범행이 발각되어 도망가다 그 지경이 되었으면 우선은 응급조치와 병원으로 이송하여 일단 생명은 살려놓고 나서 죄를 추궁하는 것이 인간세상의 도리이거늘, 당신은 응급구호조차 외면당해야하는 인간세상의 상식을 뛰어넘는 무슨 그리 큰 죄를 지었단 말입니까?


  누만년 동안 흙속에 파묻혀 땅 두더지가 되어 허리가 활 같이 휘어지고 갈퀴손이 되도록 농사를 지어 당신의 가족과 이웃과 우리민족을 먹여 살린 죄가 서울한복판에서 물대포 맞고 죽임을 당해야하는 죄란 말입니까?

  어쩌다 상하귀천(上下貴賤)이 분명하던 봉건왕조시절에도 농민만은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으로 임금조차 우러러 받들었거늘, 명색만이라도 민주국가인 이 나라에서 농업이 곧 망하는 길로 달려가는 천하지망본(天下之亡本)을 넘어 천하지사본(天下之死本)이 되었단 말입니까?


  우리는 당신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가 없습니다.

  아니, 못 가시옵니다.

  당신을 이대로 보내드리면 5천만이 당신에게 물대포 쏜 죄인이 됩니다.

  당신을 이대로 보내드리면 5천만이 아스팔트 바닥에 통나무 쓰러지듯 쓰러진 당신을 못 본체 내팽개친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 됩니다.

  절대로 이대로는 보내드릴 수가 없습니다.


  좋은 세상 보고 가시옵소서!

  농민도/어민도, 비정규직/정규직노동자도, 대기업/중소기업직원도, 재벌도/서민도, 5천만이 다 같이 비록 부자는 못 될망정 함께 어깨동무하고 어우러져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것을 보고 가시옵소서!


  <전태일>이 못 보고 간 <노동해방>의 그 슬픔을, 당신까지 또 그렇게 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FTA”라는 <서양귀신>인지 <낮도깨비>인지 하는 <올가미>에서 우리농사가 벗어나,<농업해방>의 그 감격을 당신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가시옵소서!


  당신의 사랑하는 딸 <민주화>와 <도라지>를 양 손에 부여잡고 풍년가가 울려 퍼지는 황금빛 들녘을 콧노래 부르며 흥겹게 거닐고 집으로 돌아와서, 당신 손으로 농사지은 쌀을 <민주화>가 씻어 짓은 기름기 좔좔 흐르는 흰 쌀밥에 <도라지>가 버무린 배추 겉절이 밥숟갈 위에 서려 얹어 맛있게 저녁진지 드시고 아무 여한도 고통도 없이 주무시듯 하늘나라로 오르시옵소서!


  그때서야 5천만이 당신을 하늘나라로 보내 드릴 수가 있습니다.


  백남기 농투성이여!

 우리는 당신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가 없습니다.

IP : 119.149.xxx.8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삼가
    '16.9.26 2:24 PM (110.10.xxx.3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공권력의 불법행위로 국민이
    고통받다 죽었는데
    정부 하는꼴보면
    정말 국민은 개돼지 이상은 못되는것 같다는
    자괴감이 듭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0183 공무원근태와 징계 신고하면 해결되나요 2 ㅇㅇ 2016/09/26 1,232
600182 호스피스병동 문의드려요 9 파킨슨 2016/09/26 3,225
600181 찜닭에 간이 잘 배이게 하는 방법 있나요 13 2016/09/26 3,959
600180 외국사람들 풀밭에 누워있는거요 7 웃긴 질문 2016/09/26 2,818
600179 웃긴건데요 ㅋㅋ 2 2016/09/26 887
600178 자식이 먹고 싶다는건 거의 해주시나요? 26 ... 2016/09/26 5,040
600177 비문증 고치신 분 계세요 13 ㅛㅛ 2016/09/26 6,635
600176 아파트 보러 갈 때 꼼꼼히 보라는데 뭘 어떻게 꼼꼼히 봐야 되나.. 10 봄감자 2016/09/26 2,319
600175 태블릿 눈이 넘넘 피곤해요 2 아이케어 2016/09/26 884
600174 온라인으로 배달되는 반찬가게 좀 공유해주세요. 1 속닥속닥 2016/09/26 522
600173 혹시 부부가 같은 업계인데 한쪽이 공직이신 분 계세요? 2 머리아퍼 2016/09/26 845
600172 일없는날 뭘해야 충전이 될까요 5 2016/09/26 999
600171 상가 이런경우 권리금을 못받나요? 10 상가 2016/09/26 2,084
600170 내정자가 있는게 아니었나 싶었던 채용 경험 5 .. 2016/09/26 2,658
600169 일산에서 부산가려는데 경부선 타고 싶어요 4 ... 2016/09/26 817
600168 돌출입인데 갈수록 원숭이처럼 팔자주름이 ㅜㅜ 필러가 답인가요? 6 마흔중반 2016/09/26 5,503
600167 박근혜 공약 "북한의 정치적상황과 구분하여 인도적지원&.. 1 북한수해 2016/09/26 309
600166 ^^월화에 집중됐네요 9 ^^ 2016/09/26 1,581
600165 유니클로 브래지어 입어보신 분? 4 브라 2016/09/26 3,372
600164 쪄서 냉동시켜놓은 새우 어떻게 먹어야 되나요 6 어부바 2016/09/26 656
600163 어제 드라마스페셜 빨간 선생님 보신 분!!! 6 해리 2016/09/26 1,714
600162 강아지 인식칩하면 4 ㅜㅜ 2016/09/26 1,381
600161 원전은 폭격 당해도 안전해!!! 5 무성이 2016/09/26 612
600160 독일 비자발급시 필요한 보험문의 드립니다. 7 수뽀리맘 2016/09/26 779
600159 그래프에 의하면 26일, 30일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14 지진 2016/09/26 2,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