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남편을 보면,
저희 부모님이 정말 자식교육 잘 못하시던 분이었는데
특히 남녀차별을 너무 심하게 하시던 분인데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 옛날에 학군을 알아보면서 집을 구하셨어요.
뭐 딸 잘되라고 그러셨겠나요. 아들 때문이었겠죠.
어쨌건 그 켸켸 묵은 시절에 학군 보고, 정확히 말하자면 당시에 최고의 국민학교를 먼저 알아보고
우리 형제들이 일부는 미취학 연령이고 몇은 아직 태어나기도 전에
그 학교에 갈 수 있는 동네에 자리잡으셨죠.
덕분에 우리 형제들 모두 그 동네에서 살면서 그 당시로서는 최고의 공립학교를 다녔습니다.
저도 가끔 몇몇 학교생활이 기억나는데 저희 초등학교가 정말 좋았다는 건 맞아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내내 서울에서 살았었어요.
근데 그때는 워낙 교육환경이 열악했으니까 지금하곤 많이 달랐을거다 싶어요.
저희 남편은 시부모님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사시느라고
우리 남편은 중학교때까지 시골에서 소끌고 다니고 고추밭 지키고 그러면서 살다가
중학교 2학년에 서울 변두리로 왔대요.
그때 버스를 어떻게 타는 건지 몰라서, 또 누구에게 물어보기도 어려워서
버스 타고 가야 하는 거리인데도 집에서 학교까지 매일 걸어다녔다네요.
하여간에 그때 문화적 충격이 매우 컷었다네요.
울 남편 중학교에서 별명이 촌놈이었대요.
이렇게 우리가 결혼하고서도 내내 서울에서 살줄 알았었는데
남편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함께 내려왔어요.
저는 친정, 시댁, 친구들, 동창들.. 모두 서울에 있고
그 지방에는 단 한 사람도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뭐 어떻게든 살겠지 하는 심정이었어요.
저희 애가 유치원 가고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보니 역시 교육환경이 서울보다 떨어지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또 의외로 자연과 아주 가깝게 살 수 있다는 거,
맘만 먹으면 들로, 산으로 계곡과 천으로 자연 벗삼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는게 좋은 면이었어요.
제가 어린아이의 발달엔 영유보다는 일반 유치원이 더 좋다 생각해서 일반 유치원 보냈고
영어는 초등 들어가면서부터 방과후에 영어학원 보냈어요.
첫째 애가 초등 고학년일 때 지역의 대학영재로 되었어요.
그 이후 중등영재도 대학영재로 되고 심화과정까지 계속 되었구요.
이어서 둘째도 초등영재, 중등도 대학영재로 되구요.
학교에선 우리 애들이 별달리 경쟁을 할만한 상대를 못 느끼는 것 같았는데
영재반에 가니까 정말 말이 통하고 함께 공부하는게 즐겁고 경쟁하는 재미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니까 서울 대치동에 가야 공부를 잘한다는 건 아닌듯 해요.
또 학원 문제도 그래요.
대개 대치동가서 좋다는 분들이 그 지역의 학원과 사교육이 좋기 때문이란 말 많이 하죠.
저희 애들은 영어학원과 수학학원 외엔 학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했어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가지고 복습, 예습 하는거예요.
우리 애들 말로는 학원은 시간낭비라고 하면서 갈 필요 없다고 해서 안 보냈어요.
제가 그때는 몰랐는데
대치동등 서울에서 경쟁에 쎈 지역에서는 너무 심한 선행학습을 하는 듯 하더라구요.
저희 애들은 선행보다는 심화학습을 좋아했는데,
우리 애들처럼 공부를 잘 하는 애들은 아무리 심화학습 위주로 간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중간에 선행이 저절로 일부 되기는 하더군요.
하여간에 심한 선행은 고등 때 올림피아드때만 득을 보는 거지 대학에 가면 선행은 결국 다 독이 되더군요.
이렇게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것도 우리 애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저희 애들은 이젠 다 커서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지금 일하는거 보면 선행이나 사교육, 학원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굳었다면 정말 사회에서 경쟁력 없다고 봐요.
직장에서 일 처리 하는거나, 남과 협력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고,
답답한 도시의 환경 안에서만 큰 사람보다 복합적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한 사람이 실제로 업무처리할 때 훨씬 앞서가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요즘 생각해보면
저희 부부 클때처럼 교육에 대한 정보가 없고 도농간의 교육격차 심할 때는 학군이 정말 중요하지만
요즘처럼 정보를 얻고자 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는
부모의 교육철학이 무엇이며
사물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환경과
집에서 어떻게 아이를 기르는가 하는게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