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로운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되고 사귄 사람들이 여럿이에요.
그 중에는 아이들 학교 엄마 모임도 있고요.
제 속내가 어떻든 간에 저는 대체로 인상이 좋고 착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어요.
잡다한 관심사가 많으니 재미있는 얘기도 잘하고, 다들 귀찮아서 미루는 지지부진한 일도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요. 같이 모임하자고 하고 밥 먹자고 불러요.
그런데 여기까지가 제 성격 A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 사이에 별로 끼고 싶어하지 않아 철벽을 치는 성격 B가 있어요.
나이가 먹고 저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아이들도 있고 신경써야할 사회 관계도 있으니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이상 A를 유지해야 한다고 머릿속으로 생각은 해요.
그런데 한 6개월 정도 지나면 A 성격을 매달고 있던 고무줄이 툭 끊겨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고, 전화도 확인하고 싶지 않아요.
휴대폰도 버려버리고 싶어요.
그냥 기본 업무 외에는 책 읽고 잠만 자면 좋겠어요.
혼자 살던 젊은 시절에는 이러고 살아도 그만이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니까 제가 갑자기 동굴파고 들어가면 주변 사람들이 너무 당황하거나 우울해해요.
제 눈치를 살피고, 더 많이 연락하고, 위로해 주려고 하고
전 그러니까 죄책감이 들고 숨이 막혀요.
이런 유치하고 극단적인 성격은 어떻게 고치나요?
늙어서까지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제 마음을 제가 통제하지 못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