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 보는 눈 다 똑같나봐요..

이제서야 조회수 : 4,798
작성일 : 2016-09-22 12:40:02

외국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데, 같은 팀에 저보다 나이 어린 직원이 있어요.


몇 년 전에 이 친구가 한국에서 일하다가 제가 있는 나라 A로 발령나오고 싶어서 저한테 컨택을 많이 했더랬죠.

출장 오면 일정 끝나고 저희 집에서 재워 주기도 하고, 밥도 사주고, 현지 사정 등등 나름 알뜰 살뜰 챙겨줬어요.

그러다가 저희 옆 팀 B팀으로 자리를 얻어 왔더라구요.

처음 왔을 때 어린 친구가 타지 생활 힘들겠지 싶어서 여러모로 신경써줬네요. 제가 알고 있는 현지 한국직원들 소개도 시켜주고 좋은 말도 많이 전해주고요.

그리고 나서 몇 달 후 저도 그 친구랑 같은 B팀으로 옮기게 되었어요.

근데 그 친구 태도가 예전 같지 않더군요. 이미 몇 달간 현지 생활에 적응도 했고, B팀이 좀 텃세가 심한 팀이었는데, 그 중 핵심세력(?) 하고 이미 친해져서 저한테는 말도 잘 안걸더라구요.


B팀 텃세가 심한 건 예상했지만 그래도 그 친구가 있으니 좀 낫겠다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거들떠도 안보더라구요.

마음 많이 다쳤죠. 댓가를 바라고 잘해준 건 아닌데,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뭐랄까, 알고보니 굉장히 정치적인 친구였어요.

자기가 필요한 사람한테는 잘하고, 필요가 없다 싶으면 한쪽으로 치워버리는.. 그리고 또 본인한테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구축하는 거죠.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더라구요. 전 그 친구가 처음 왔을 때 괜찮은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한테 소개시켜 준 입장이었거든요.



그렇게 몇 년이 흘러서 그 친구랑은 그냥 인사정도만 하는 사이에요.

뭐 사이가 아주 안좋은 건 아닌데, 그냥 그 사람한테 마음 줄을 끊어버린거죠. 그래도 가끔 제가 다른 사람들하고 차타고 어디 나가서 점심 먹는다 하면 세상 가장 착한 얼굴을 하고 같이 따라오고 그러더라구요. (저희 부서에 운전하는 사람은 저 혼자에요).



다음 달에 제가 퇴사를 하거든요. 그냥, 당분간 쉬면서 아이 보려구요.

그 몇 년 동안 그 친구에 대한 어떤 말도 안하고 지냈는데, 얼마 전 옆팀 한국 선배들이랑 저랑 점심 먹는데 그 친구 어떠냐고 묻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이제 나가는 마당에 할 말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딱 한 마디 했어요.

정치적인 사람이라서 이제 곁에 안 둔다고..


그러니까 그 선배들도 돌아가며 얘기하더라구요. 본인들도 다 느꼈다고..

겉으로 보기엔 순진하고 사람 좋아보이는데, 세상 모르는 소식 없고, 모르는 사람 없이 오만 사람 다 만나고 다니면서 소위 말하는 네트워크 하고 다닌다네요. (주로 높은 사람들하고)

같은 레벨급 내지는 본인이 필요한 거 다 뽑아 먹었다 싶으면 무시 아닌 무시하며 지내는데, 그게 그 선배들도 다 느껴진데요.



전 그 동안 저 혼자만 그렇게 느끼나.. 내가 저 친구한테 뭘 잘못했나, 무시당할 만큼 그런 사람인가 자괴감도 느끼고, 암튼 맘 고생 많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씩 그 사람의 본색을 알아간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위안도 됐어요. 내가 이상한 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그래도 그런 얍삽한 정치적인 사람들이 승승장구하긴 하겠죠?


이제 뭐 회사 나가니까 그런  사람 다시 안봐서 좋긴 합니다.



IP : 169.145.xxx.1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9.22 12:48 PM (191.85.xxx.210)

    사람을 필요에 따라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사람은 빠르던 늦던 결국 주위 사람들이 다 눈치채더라고요.
    계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으로 보여요. 평생 그렇게 살다가겠죠. 주위에 진실한 친구는 하나도 없구.
    원래 약은 고양이가 밤눈 어둔 법이예요. 지금이야 자기가 똑똑하게 처세하는 것 같아도 결국은 밑바닥이 다 드러나게 되어 있을 거라고요.

  • 2. ㅇㅇㅇ
    '16.9.22 12:49 PM (58.121.xxx.183)

    어디나 그런 종자들 다 있더라구요. ㅠ

  • 3. ,,,,,
    '16.9.22 12:51 PM (110.9.xxx.86)

    잘 모르는 사람 뭣하러 신경써 주셨나요

  • 4. ......
    '16.9.22 12:51 PM (58.227.xxx.173)

    그러게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그닥...
    정말 보는 눈이 같은가봐요. 그러니 저 친구 지금은 약삭빠르게 행동해 잘 될 거 같아도 길게는 못갈겁니다.

  • 5.
    '16.9.22 12:54 PM (116.86.xxx.239)

    얍삽 빠른게 아닌거 같은데요?
    자기가 이용했다고 무시 아닌 무시를 하다니....
    진짜 정치적인 애들은 사무실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들까지도 다 자기편으로 포섭하죠.
    다들 본인이 이용당했다고 생각도 못 들게 자기 이득만 속속 잘 차지하는데
    얼마나 무서운데요 ㄷㄷ
    티나게 한 것 보니 하수인데요?

  • 6. 저런 사람들
    '16.9.22 1:05 PM (112.150.xxx.147)

    자기가 뭔가 아쉬울때는 애처롭고 불쌍한 표정과 제스처, 말투 장난 아니죠.

    그런데 넘어가는 사람들도 좀 이상하구요.

  • 7. 군자란
    '16.9.22 1:06 PM (76.183.xxx.179)

    그런 처신을 하는 사람들이,
    기회를 잘 잡고 승승장구 하는 것은 맞아요.

    그러다 결국은 본인이 알게 됩니다.
    조직에서 자기의 위치는,
    끌어주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받쳐주는 사람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는 것을.

    재미있는 사실은....
    자신이 추락하면서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여러 사람을 오랫동안 속이는 것은 불가능 하거든요....^^

    고생 많으셨어요~

  • 8. ㅇㅇ
    '16.9.22 1:07 PM (115.22.xxx.207)

    윗님 걔들은 그래도 얄밉진않네요 그정도로 노력을 하잖아요.


    원글님..
    저도 할말많네요.
    저 아는 애중에도 자기필요할땐 친구고 가까이 지내다가 자기 필요없으면 연락도 안하는애있어요.
    저도 지금은 걔랑 연락안해요.
    지금도 지 속편하게 자기랑 가까이서 도움되는 인물들이랑 친하게 지내느라 정신없더라구요.
    무시무시..

  • 9. 원글
    '16.9.22 1:35 PM (183.90.xxx.8)

    110님은 잘 모르는 저한테 뭣하러 신경써서 댓글남겨 주시나요?
    외국 생활하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알게 모르게 도움도 많이 받고 또 제가 도움을 베풀어야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런 마음은 변하지 않았구요.
    간혹가다 그 도움을 이용만 해먹는 사람 만나기도 하지만 덕은 덕으로, 악은 악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얍삽한 사람들은 그 댓가를 좀 늦게 치룰 수는 있겠죠.

  • 10. 걔 아닌가?
    '16.9.22 2:13 PM (223.62.xxx.190)

    ㅋ저도 지금 그런애땜에 열받았는데
    걔아닌가 싶을 정도로 똑같네요.
    외국에 있거든요

  • 11. ...
    '16.9.22 4:57 PM (14.46.xxx.5) - 삭제된댓글

    저도 쏙쏙 빼먹혀 봐서 그 기분 잘 알아요
    겉으로 보기엔 두루두루 인간관계 좋다고 소문났죠
    특히나 윗분들한테 잘보여놓은 사람 많고
    근데 그 여자는 얼굴도 괜찮고 했는데 모쏠이었어요
    그렇게 기본인성 말아쳐먹은걸 데이트 상대 남자들도 다 느낀거겠죠
    그리고 윗분말씀대로 여우축에도 못끼는 하수에요
    진짜 고수들은 적을 단 한사람도 만들지 않아요

  • 12. 저도
    '16.9.22 5:07 PM (14.46.xxx.5)

    저도 쏙쏙 빼먹혀 본적 있어서 그 기분 잘 알아요
    빼먹혔다기보다 주위의 보는 눈때문에 안도와주면
    다른사람들이 절 안좋게 볼까봐서..
    역시나 앞에서는 고맙다 뒤돌아선 욕했더라고요
    겉으로 보기엔 두루두루 인간관계 좋다고 소문났죠
    특히나 윗분들한테 잘보여놓은 사람 많고
    근데 그 여자는 얼굴도 괜찮고 했는데 모쏠이었어요
    그렇게 기본인성 말아쳐먹은걸 데이트 상대 남자들도
    제대로 된 사람이었으면 다 느낀거겠죠
    그리고 윗분말씀대로 여우축에도 못끼는 하수에요
    진짜 고수들은 적을 단 한사람도 만들지 않아요

  • 13. 원글
    '16.9.22 5:55 PM (169.145.xxx.13)

    헉..맞아요. 저희 회사 그 친구도 모쏠이에요.
    다른 팀 선배 말 들어보니 이사급 이상 남자 분들이랑 돌아가며 자주 일대일로 점심 같이 먹는다더라구요.
    근데 예쁘거나 몸매가 좋거나 한 건 아니어서 그런지, 나쁘게 보는 사람은 없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0966 다들.싫어하는 향수의 향이 있으시지요.. 45 향수 2016/09/28 5,822
600965 자기 방어-답글 필요해요 1 에스프레소 2016/09/28 316
600964 폐경검사 문의드려요 3 choco 2016/09/28 1,749
600963 팔굽혀펴기 몇개 하세요? 23 40대초반 2016/09/28 2,192
600962 무식한질문좀 할게요^^:: 아파트분양은 모델하우스에서 받을수있나.. 4 짬뽕 2016/09/28 1,071
600961 이정현 ˝단식 자체는 정치행위, 이게 왜 무노동이냐˝ 13 세우실 2016/09/28 1,114
600960 보보경심 엑스트라 수가 너무 적네요 7 ... 2016/09/28 1,437
600959 치과치료하고 얼굴 붓기도하나요? 3 미녀와 야수.. 2016/09/28 1,526
600958 9/28(수) 오늘 17-21시 영화 5,000원(문화가있는날).. 3 .. 2016/09/28 558
600957 무서워요 1 gg 2016/09/28 650
600956 당당해지기로 했어요. 2 2016/09/28 924
600955 회사에서 같은 브랜드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났을때 18 ... 2016/09/28 3,324
600954 생애 첫 아파트 분양받아 계약금 걸었는데 마음이 복잡해요 3 ㅇㅇ 2016/09/28 1,685
600953 남자보는 눈이 탁월한 여자는 어떤 남자를 고르는데요?? 33 asert 2016/09/28 15,290
600952 또 퍼 옷들이 스물스물 나오기 시작하네요 17 이휴...... 2016/09/28 2,682
600951 멘탈이 너무 약해요 ㅠ 1 아이고 2016/09/28 990
600950 탤런트 박혜숙씨 귀여우신것같아요 4 가을하늘 2016/09/28 1,300
600949 팔자주름에 wrinkle filler 발라 보세요 27 88 2016/09/28 5,201
600948 6 년만에 출근해요.. 6 .. 2016/09/28 1,236
600947 이소라 다이어트 할때 2 궁금 2016/09/28 1,287
600946 동네 일자리 13 일할까요 2016/09/28 3,039
600945 백남기농민사망후 경찰이 젤처음 한일이란게 2 누구경찰 2016/09/28 464
600944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 부담감 따위는 존재하지 않겠죠..? 6 부담 2016/09/28 1,547
600943 중학생은 소풍때 도시락안싸가나요? 19 궁금 2016/09/28 2,561
600942 보보경심 황보연화는 왜 황보씨인가요? 5 ... 2016/09/28 3,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