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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퇴직을 앞둔 아빠께....뭔가 해드리고 싶은데 조언 구해요

아빠 사랑해요 조회수 : 714
작성일 : 2016-09-21 10:21:03
평생 일 밖에 모르고 사시던 아빠인데 지금 일하는 곳에서 9월말에 고용계약이 끝나니까 그때까지만 나오라는
얘길 들으셨나봐요. 9월말이면 얼마 안남았는데 사람 마음 준비 할 시간도 안주고 통보식으로 그것도 항상 일대일로 
같이 일하던 책임자는 쏙 빠지고 그 밑에 사람이 얘길 하더래요.  

우리 아빠 70 넘으셨는데 어딜 가나 일 잘한다고 인정 받으시고 지금까지도 찾아주는 곳이 있어서 
정말 몸을 아끼지 않고 새벽에도 나가고 밤 늦게까지도 일하시고 했는데... 
역시 을의 입장은 끝이 이런가봐요. 연세도 있으시고 곧 일을 정리하겠구나 예상은 했지만 충분히 미리 얘기할
시간이 있었는데 아빠는 그게 마음이 상하셨나봐요. 자기네들 정말 골치 아프고 힘든 일 지나가니까 내쳐지는 기분.

어제 아빠가 저 불러서 이제 갈 곳이 없다고 나오지 말라고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시는데 저도 눈물이 나서 혼났어요. 
일 말곤 할줄 아는 것도 없으신 분인데 (취미생활 이런거 하지도 않으시고 잘 모르세요) 갑자기 일을 놔버리면 병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항상 아빠께 받기만 했던 저인데 지금 이 상황에선  제가 해드릴 수 있는게 그냥 얘기 들어드리는거 
밖엔 없구나 하는 생각에 속상하기도 하구요. 

뭘 해드리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요. 
모시고 여행을 다녀올까요? 평생 바쁘셔서 여행도 잘 못 다니셨거든요.  
아니면 따로 용돈을 챙겨 드리면 어떨까요.   사람이 이 상황에서 돈까지 없으면 더 기죽고 힘 없잖아요.  
평생 기대기만 했는데 이젠 제가 뭔가 도움이 되드리고 싶네요.  



IP : 123.109.xxx.5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9.21 10:35 AM (121.167.xxx.72)

    평소에 잘 하시는 거, 좋아하시는 거, 배우고 싶었던 거 생각해서 근처 문화센터나 복지원에 배울 만한 거 없는지 알아내 등록해 드리는 건 어때요? 요즘 노인복지 잘 되어 있어요. 저희 친정 엄마는 요가, 탁구, 시 작법, 중국어 배워요. 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거예요. 참 병원에 봉사도 다니시고. 낼모레 80이신데 저걸 다 하시네요. 전화하면 맨날 바쁘니까 그만 전화하라고. 좀 보자고 해고 너무 바빠서 시간 못 낸대요.
    여행 한 번 거하게 다녀오시고 뭐 배우시고 그러면서 쉬어서 좋은 점을 느끼게 하면 허전함이 좀 덜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 2. 바보
    '16.9.21 10:39 AM (210.90.xxx.10)

    헉 70까지 일하셨으면 정년도 지나셨네요. 실업급여 자격이 되시는지? 아니면 연금 수입은 있으시겠네요.
    저는, 저희 아버지 퇴직으로 심란해 하실 때 그리 말씀드렸네요. 퇴직까지 다니셨으면 정말 잘 하신거라고, 이제 아버지가 퇴직 하셔야 젊은 사람들도 또 취직하고 그러지 않겠느냐고. 자식이 둘 이나 있는데 설마 밥 못드시고, 병원 못 가는 일 있으시겠냐고.
    물론, 일 하던 분들은 이제 사회에서 도태될까 많이 불안해 하시겠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 드리세요.

  • 3. 버드나무
    '16.9.21 10:49 AM (182.216.xxx.180) - 삭제된댓글

    음... 같이 눈물 보이지 마세요.. ㅠㅠ

    원글님은 아버지가 불쌍하지.. 자랑스럽지는 않으신가요

    저라면... 저라면 ...

    웃으면서. 난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워.. 열심히 살아온 아빠가 자랑스러워..

    경기도 안좋은데 이젠 젊은 사람에게도 너그럽게 기회를 주어야지...


    그리고 아빠가 하고 싶었던 ... 숨겨진 일들을 찾아보세요...

    만약 취미 생활도 없는 분이고 오직 일속에서 행복하신 분이라면 .. 노인봉사 알아보시구요

    지금은 뭘 하기 보다.. 아빠의 삶을 칭찬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으실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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