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진이 왠지 두려워서
동네 엄마들하고 이야기나누다가
재난가방을 꾸려야겠다 생각하고 차근차근 최소한만 싸려고 했는데
돈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아요.
안전모 최대한 싼걸로 4000원정도 하는 누런 바가지 4개 사고
랜턴 만얼마짜리 두개 사고
빅토리녹스 칼은 캠핑같은거 할때도 왠지 하나 하고 싶어서 좋은거 5만원정도 하나 사고
2개월된 아기가 모유먹어서 사실 필요없는데 혹시나 못먹거나 스트레스상황이라 젖이 안나오면 큰일날까봐
스틱분유 하나 액상분유 24개들이랑 꼭지 사고...
배낭 30리터짜리 사려다가 남편 늦어서 못오면 제가 메야하는데 못멜까봐 20리터로 합의 30000원짜리
큰애랑 저랑 근처사는 친정엄마랑 남편이랑 먹을 비상식량 좀 준비...
(차에다가 생수 한박스 실어놓고...혹시 차가 깔릴까봐 집에도 생수, 배낭에도 생수...초코바 칼로리바란스 햇반 통조림...아침에 샀는데 좀 전에 전투식량 6개들이 저렴이 구입...)
건전지넣는 라디오로 3만원짜리 하나 사고...
은박방수방풍포 4개 사니 3만원...
구급약 세면도구는 집에 있는걸로...
호루라기 가족수대로 구입...
생리안하니까 여성용품은 필요없어도 기저귀 5박스정도 구입...물티슈도 2박스...
정말 하나하나 보면 얼마 안하는 가격들인데 모으니 20만원이 훌쩍 넘네요...마트장본것까지 합하면 어휴..
제가 괜한짓을 한건지..
남편은 제가 안그러고 의연했던 사람이 집에서 애 키우니 비이성적으로 변한 것 같다고
불안심리 이해는 하고 사서 니 맘이 편하다면 좋은거지만
우리나라는 지진대도 아니고, 지진이 일어나도 우리나라가 무슨 아프리카도 아니고
구조대나 구호물자가 도착할거다......
헬멧쓰고 나가는데만 성공하면 네가 생각하듯 비참한 도시에서의 서바이벌은 없을거고
각지의 피난처 등에서 안전한 대피가 있을거니
현금만 챙겨두었다가 가족이 헬멧쓰고 빨리 나가기만 하면 될텐데
베어그릴스가 되려고 하는거야....하네요...
ㅠㅠ
그래요...저 혼자면 앓느니 죽지....싶어서 이렇게 막 쟁이지도 않았을건데
아이가 둘이나 딸리고 남편 퇴근 늦고 하니까 제가 저는 대충 그냥 막 있어도
애를 굶기고 (또 마침 이제 추워도 지네요) 얼릴 순 없다 싶으니
자꾸 쟁이게되고 (사실 이걸 다 들고 나갈수나 있을런지..최대한 미니멀하게 싸고는 있지만요)
이런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 집이 폭삭 주저앉은 상황에 뭘 어쩌겠다는건지-
이게 정답인건지 제가 과민한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82님들은 어느선까지 대비하고 계시나요?
저....가정용소화기....문부수는 빠루...로프...(2층이라 로프탈까 하다가 괜히 떨어져 목부러질까봐 취소했어요)
도 사려다가 제가 도시의 베어그릴스같아서 이건 취소했어요....ㅠㅠ
아이가 있으니 갑자기 세상 모든 것이 두려워지네요...
저 혼자때는 방사능도 안무서웠고 종말도 안무섭고 전쟁도 안무서웠는데
애가 생기니 모든것이 두렵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