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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골같은 서울살이

신기한 조회수 : 2,702
작성일 : 2016-09-20 15:57:01

1기 신도시에 입주해서 20년 살았어요.

한 5년정도 됐을까..

작은 작은 마당 하나 있는 집에서 햇살 쬐며 살고싶다는 생각이 정말 너무 간절해지더군요..

시골 말고 서울로 가고 싶었어요...

단독주택 저렴한 곳도 많이 보러다니고...

근데 남편이 단독을 싫어해요.. 아주 많이 단호하게..

결국 서울강북 어느 곳에 아파트를 정해서 이사왔어요..

이제 보름정도 됐습니다.

6살부터 신도시에 살던 아들녀석은 여긴 서울이라고 할 수 없다...

이게 시골이지 무슨 서울이냐며.. 툴툴거리네요..

그래도 서울 한복판이야 이놈아..ㅎㅎ

하긴 저두 30대에는 이리 지저분하고 복잡한 서울보다 신도시를 훨씬 좋은 곳이라 생각하고

살았었습니다.

지금도 그곳의 편리성이 그립기도 하지요..

하지만 사람하나 겨우 들어가는 골목길이 사랑스럽고

작은 시장을 어슬렁 거리는 재미도 너무 좋고

집뒤에는 깊은 산이 있고..

길건너에는 작은 천도 있고

꼬불꼬불 꼬부라진 길들도 정이 가네요..

아마 제가 나이를 먹어서일거예요..

정남향 언덕에 서있는 저희 동네는 바람이 사는 동네인 것 같아요.. 늘 바람이 솔솔 부네요

환기가 훨씬 탁월함을 몸으로 느낍니다.

어젠 잡곡을 사러 갔더니 배달나가서 주인이 없을 때는 물건을 가져가고 입금하시라는 안내문이 있더군요...


30년된 과일 가게도 있고

집앞 언덕길에는 아주 작은 카페도 있구요..ㅎㅎ

마치 어린시절 그 동네로 온 것 같아서..

재미나는 요즘입니다.







직장은 좀 더 멀어졌지만..

이상하게 알람소리 없이 저절로 눈이 떠지네요.. 아직 긴장한 탓일까요

시골같은 서울살이가 정말 재밌네요..





IP : 175.194.xxx.214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16.9.20 4:02 PM (223.62.xxx.142) - 삭제된댓글

    신도시 살면서 예전 살던 시공 같은 동네로 출퇴근해요..사람들도 보고 시장통도 보고 아파트 단지가 아닌 주택가 사이 위로 보이는 하늘도 봅니다.

  • 2. ...
    '16.9.20 4:09 PM (203.246.xxx.17)

    저기 서울 어디가 그런 곳이 있는지???
    대략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 3. 저도
    '16.9.20 4:17 PM (222.239.xxx.38)

    궁금..그런 곳 찾고 있어요.

  • 4. . .
    '16.9.20 4:19 PM (1.229.xxx.109)

    정릉 재개발 기다리는 동네에 있어요. 동네가 진짜 정겹고 동네사람들 모여 놀고 공기도 좋고요.다만북한산 줄기라 경사가 있어 그건 좀 별로더라고요

  • 5. 어느
    '16.9.20 4:35 PM (121.160.xxx.158)

    어느 동네로 이사 가셨는지요

  • 6. ...
    '16.9.20 5:00 PM (220.79.xxx.251)

    여긴 서울이라고 할수 없다!!!는 아들 말 너무 웃겨요 ㅋㅋ

  • 7. 스파
    '16.9.20 5:16 PM (222.233.xxx.111)

    저도 너무 궁금합니다.. 동네가 참 정겹네요~

  • 8. 슬며시
    '16.9.20 5:55 PM (124.53.xxx.131)

    웃음이 나고 마음이 촉촉해지는 글이네요.
    웬지 풍경도 나름 상상해보고..
    저도 주택에서 살아보고 싶은데 가족들은 다 반대라서
    쉽지 않네요.

  • 9. ..
    '16.9.20 5:57 PM (183.97.xxx.170)

    저두 40대 중반되니깐 그런 동네가 좋더라구요. 글만 읽어도 미소가 지어져요. ㅎㅎ

  • 10. ........
    '16.9.20 7:28 PM (118.131.xxx.115)

    저도 마음은 마당있는 집에 햇살받으면서 그 햇살에 이불도 말리고 먹을 야채도 키우며 살고 싶은데....현재 사정상 빌라나 주택으로 가야해서 알아보는데 마당있는 집은 커녕 다닥다닥 붙어있는데다 길이 좁고 좁은 길에 주차된 차들도 많고 상황때문에 그래서인지 원글님같은 낭만 보다는 심난한 마음이 크네요.

  • 11. 원글
    '16.9.20 9:44 PM (125.187.xxx.67)

    동네를 밝혀도 될려나요... 좀 망설여지네요...
    말씀드리면 아마 거기가 뭐가 좋으냐.. 이런게 불편하고 저런게 불편하고.. 집값도 잘 오르지 않는 몹쓸 동네라는 댓글 달릴까봐 무서워요..^^
    저도 이번에 집 알아보면서 느낀건데 다녀보면 서울이 시골같은데가 꽤 있더라구요...
    저희는 남편과 타협점을 찾아 아파트로 온 덕분에 주차나 뭐 이런 걱정은 없구요...
    그래도 신도시처럼 차 타고 나가 잠시 세우고 빵사고 잠시 세우고 뭐하고 이럴 수가 없으니
    자꾸 걷게 되네요... 오늘도 저녁때 살랑살랑 걸어나가서 영화보고 골목어귀에 있는 우동집에서 우동먹고 들어왔어요... 제가 절대절대 걸어서 움직이지 않던 거리를 걸어서 다니게 되네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신도시 반듯한 길에선 걷고 싶지 않았는데... 심지어 거긴 공원도 참 예쁘게 가꾸어 놓고 그랬잖아요.. 그래도 참 안걸었던 거 같아요... 뭔가 어슬렁 거릴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여기선 그냥 걷게 되는 거 같아요.. 새로 이사온 기분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 12. ...
    '16.9.20 11:05 PM (39.118.xxx.121)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여유로움이 느껴지네요^^
    원글님 동네가 어디신지
    알려주시길 부탁드려요..
    저도 신도시에서
    오래 살았는데 원래 고향인
    서울이 많이 그립거든요..

  • 13. 스파
    '16.9.20 11:51 PM (222.233.xxx.111)

    원글님 댓글 보니.. 어딘지 더 궁금해요ㅜㅜ

  • 14. @@
    '16.9.21 3:26 AM (203.234.xxx.6)

    아, 원글님이 사는 동네풍경이 저절로 그려지네요.
    좋은 필력을 갖고 계시지만 그보다 탁월한 감성을 갖고 계시네요.
    고만고만한 집들이 마주한 강북 골목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탓인지
    저도 구불구불한 동네어귀를 걷는게 어느 순간 좋아졌어요.
    저도 늙은 탓인가요?^^

    멀리 여행을 하기 보다 요새는 주말마다 식구들과 서촌 북촌나들이를 많이 하게 되요.
    반듯하게 구획된 신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을 보는 게 너무 재미있게 느껴져요.
    몇 걸음 걸으면 전혀 다른 모습의 거리를 보는 맛이 있잖아요.
    아무 가게나 불쑥 들어가도 정겹고 편안하고...
    신기한 건 걷는 걸 싫어하는 초등생 딸아이도 이 동네들을 어슬렁 거리길 좋아한다는 거예요.
    원글님이 말씀하시는 걷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경희궁자이가 공전에 히트를 한 것도 이런 테마가 있는 동네와 가까워서가 아닐까 해요.
    조금만 걸으면 궁궐이 있고, 갤러리가 블럭마다 있고, 박물관, 미술관이 지척에 있는...
    저도 아이 다 키우고 나면 거기로 들어가 볼까 싶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음, 주인이 손님을 완전히 신뢰하는 가게가 있는 곳,
    골목 어귀를 휙 돌면 그림 같이 예쁜 카페가 떡 하니 있는 곳,
    게다가 바람이 노니는 곳.....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집니다.
    어디에 사시는지 모르나
    새로운 동네에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저의 바람과 상관 없이 이미 그러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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