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진 겪고는 싱크대 상부장의 무거운 물건들을 다 내다버리려고 꺼냈어요.

대구.. 조회수 : 2,152
작성일 : 2016-09-20 10:40:55

지난 주에 지진을 겪은 후엔 기저귀 가방을 큰걸로 바꿔놔서

언제든 들고 대피할 수 있게 최소한의 것들이라도 챙겨놨어요. 

아기띠도 항상 기저귀 가방 위에 걸쳐놓구요. 현관문 앞에 두고 다녀요. 

어제 아이들이랑 주방에 있던 와중에 지진을 느꼈어요.

곧바로 가스렌지 끄고, 아기띠로 아기 안고, 5살 딸 아이는 잠옷 입은 채로 손잡고 계단으로 대피해서 나왔어요.

애 둘을 데리고 비상용 기저귀 가방만 매고 내려오는데 정말 다리가 후들거리고 앞이 캄캄하더라구요. 

지난 번엔 한 시간에 후에 더 센 지진이 와서 이번에도 아파트 근처 공원까지 걸어나가서 10시까지 서성이다가

두려움에 떨면서 집에 들어왔어요.

 

집에 와서는 지진이 날 때 위험할 수 있는 것들을 치워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둘러보니 주방 씽크대 상부장이 가장 위험할 것 같아요. 깨질 것들이 한가득이에요. 

평소에 안쓰는 도자기 그릇들을 넣어두고, 파스타 소스병 같은 것들도 피클 담을 때 쓰려고 모아놨어요.

어제 주방에서 아이들이랑 지진을 겪고 나니 도자기 그릇, 유리병들이 비상시에 흉기가 될 것 같아서 다 꺼냈어요.

 

뭐든지 다 갖다 버리는 미니멀리즘에 약간 거부감도 있었는데,

지진을 겪고 나니 무겁게 쟁여놓는 것들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어요.

침실 붙박이장 윗칸의 리빙박스도 붙박이장 문열리고 떨어지면 치명적이지 싶은데,

전부 바구니로 옮겨서 내려놔야 할까봐요.

저 진짜 예민한 타입 아닌데, 이젠 무섭네요.

IP : 125.62.xxx.11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9.20 10:56 AM (14.47.xxx.196)

    상부장엔 플라스틱만 넣어놓고 무거운 그릇은 아래에 놨어요..
    평소에도 위험해보이잖아요.
    상부장이 튼튼해봐야 얼마나 튼튼하겠어요

  • 2. 00000
    '16.9.20 11:03 AM (58.140.xxx.31)

    전 장농이 넘어질까 무서워 아침내내 장농지지봉 검색하는데
    일본에서만 파나봐요....직구해야하는지.....

  • 3. 일본
    '16.9.20 11:05 AM (222.107.xxx.181)

    미니멀리즘 선두주자들 보면
    일본 대지진때 물건들 쏟아지고
    그 물건들 때문에 다치고,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버리기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꽤 되네요
    원글님도 같은 걸 느끼신듯...

  • 4. 저도
    '16.9.20 11:10 AM (112.162.xxx.48) - 삭제된댓글

    오늘 아침 유기랑 무거운 그릇들은 씽크대 하부장으로 내려 놨어요

  • 5. 대구..
    '16.9.20 11:12 AM (125.62.xxx.116)

    일본에 왜 미니멀리즘이 유행했는지 이해가 될 것 같아요.
    정말 지진 나서 수납장 물건들이 쏟아지면 순식간에 다치고, 현관문도 막힐 것 같아요.
    도자기 그릇들은 재활용이 안돼서 종량에 봉투에 넣었는데,
    치우는 분들이 깨져서 다칠까봐 다시 꺼내서 보자기에 일일이 싸서 버리고 왔어요.
    또 집안을 둘러보면서 버릴만한 것들 챙기려구요.
    언젠가는 쓸 것 같아서 차곡차곡 정리해놓고 살았는데, 이젠 버려도 하나도 아깝지가 않아요.
    지진을 계기로 생활습관이 바뀔 것 같아요.

  • 6. 사기 같은
    '16.9.20 11:33 AM (1.225.xxx.71)

    무거운 그릇은 원래 상부장엔 안 올려놨어요.
    그릇들 상부장에 보관하다보면
    상부장이 처지는게 보이더라구요.
    싱크대 공사할 때 봤는데
    상부장 뒤에 나무 판대기 두어개 팡팡 박고
    그 나무판대기에 의지에서 상부장을 설치하는 거더라구요.
    절대 탄탄하게 붙어있지 않아요.
    무거운거 올려놓음 안 돼요.

  • 7. 복불복
    '16.9.20 12:03 PM (39.118.xxx.68)

    저는 지난번 지진 후 벽에 걸은 액자들 모두 내리고 탁자위에 있는 액자나 장식품들 모두 치워버렸어요. 지진 크게 나면 이런 것들이 모두 흉기가 되겠더라구요.
    일본인들이 왜 미니멀리즘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0917 박근혜 ..... 2016/10/27 461
610916 남편 아직 안 들어 왔는데요 1 d. 2016/10/27 993
610915 썰전 이재명이 사이다네요. 34 ㅇㅇ 2016/10/27 18,076
610914 강아지 산책 시간 이 정도면 어떤가요? 9 .. 2016/10/27 2,281
610913 지금 ㄹㅎ의 이야기를 엄마에게 해드리니 딱 한마디 하시네요..... 1 엄마말이 정.. 2016/10/27 3,276
610912 집주인이 잔금을 받고도 집을 사흘 후 에야 비워준다는데요. 30 세입자 2016/10/27 7,362
610911 올.단.두.대. 6 ㅎㅎㅎ 2016/10/27 1,771
610910 제발 순수하다느니 불쌍하다느니 그딴 ㅂㅅ같은 소리 좀 닥쳐주실래.. 10 ... 2016/10/27 1,493
610909 사십중반의 취업..아 반말 싫어요. 1 허허 2016/10/27 2,246
610908 제 맥북 해킹 된 걸까요? .... 2016/10/27 584
610907 썰전모바일로 볼수잏는곳없나요? 4 ㅇㅇ 2016/10/27 517
610906 마음이 힘들어서 사표 내려고요... 8 사직 2016/10/27 1,949
610905 여자는 몸이 무기인가 글썼던 원글인데 여성비하요. 7 ㅇㅇ 2016/10/27 2,018
610904 명박이는 복도 많다 9 토론 2016/10/27 2,264
610903 지금도 016 번호 쓰는 사람 있나요? 6 샤베 2016/10/27 2,022
610902 으와 화신아~~프로포즈 끝내준당~~ 4 물김치 2016/10/27 3,090
610901 강의 잘 할 만한 강사 추천 좀 해 주세요 6 누구를고를까.. 2016/10/27 858
610900 주택사서ᆢ시어머니랑 같이살까요 14 2016/10/27 4,278
610899 검찰 빈박스 맞네요 11 ㅎㅎ 2016/10/27 5,306
610898 받아쓰기. . 1 루이 2016/10/27 452
610897 며칠 휴가내고 집에 있으니 안되겠어요 아하 2016/10/27 872
610896 옷도 맨날 인민복같더니..... 12 ... 2016/10/27 7,753
610895 첫만남에 말을 틱틱거리는 남자들 1 .... 2016/10/27 1,172
610894 오늘 썰전 기대했는데 7 실망 2016/10/27 3,367
610893 뉴스보는데 옆에서 4학년아들 왈 4 내말이 2016/10/27 2,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