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관계가 내리막길로 들어섰다는 거죠?
여러번 연애를 했었는데
꿈을 꾸듯 봄에 싹과 꽃몽우리가 터지려고 하다
하늘의 반만큼 차 있는 것 같은 푸르름이 다하고
계절은 결국 바뀌고 만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요.
그래서 이제는 그 식어가는 것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요.
예전같지 않아서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부담스럽냐고 하니
부담스럽다고 해서
부담주고 싶지 않다며 이별을 고했습니다.
알겠다고 하더군요.
곧 다가올 겨울을 자기부정과 희망고문으로 견디고 싶지 않거든요.
나이가 든다는 건
경험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역시나 사람을 건조하게 만드는 군요.
끝까지 가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이 느낌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그래도
종지부를 찍는 일은 늘 그렇듯
무겁고 불편한 일이네요.
그래도 최대한 스스로를 보호했다고 자위하렵니다.
하루정도 소멸하는 것들에 대한 슬픔을 타전하고
다시 봄을 맞을 준비를 하렵니다.
사랑은 일생의 숙제이고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이성이 아니라도 제가 좋아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떠올리려고 합니다.
명절 끝에 칙칙한 글 죄송합니다.
누군가에게 징징대는 것도 합당치 않고
이렇게나마 그냥 제 마음을 꼭 붙들고 싶어서 그랬어요.
명절 끝자락 주말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