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고부 관계가 그냥 데면데면해요..
사실 결혼전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는데 시어머니가
결혼을 심하게 반대하셨고 저한테 너무 싸늘하게 대하셨드랬어요.
(남편보다 한살이 많고 남편은 전문직이거든요.)
열쇠 세개정도 되는 며느리를 아무래도 원하셨겠죠.
워낙 가난한 집안이었거든요. 결혼당시엔 저도 가진 게 없었지만
그래도 결혼몇년후 저희 친정 큰 도움으로 기반을 잘 잡았습니다.
어떻게 해서 결혼은 했는데 아이 낳고 잘 사는 저희 한테
어느날 갑자기 전화를 하셔 그때 너희 왜 내 허락없이 결혼했느냐
(친정에서 도움받기 전이에요)
이년 저년 하면서 신랑없을 때 저한테 퍼부셔서
전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죠.
별 이유도 없었고 단지 그 시기에 시누 한분이 이혼을 하셔
심기가 안좋으셨던 탓에 저한테 유탄이 떨어졌던 거였어요.
그 일이 있기전엔 시댁에 꼬박꼬박 전화도 잘드리고
쌀떨어지면 쌀도 사다 드리고 그당시 저흰 17평짜리 전세에
살았는데 꼭꼭 45만원씩 드렸었죠. 돈이 없어 결혼 예물반지까지
팔 시기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정성이 무색하게 저한테 폭격을
퍼부셔서 전 정나미가 싹 떨어져버렸어요 그때..
한 일년을 시댁에 안갔는데 그 놈의 망각 때문에 다시 왕래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받아온 설움은 말도 못하지만 그래도 하나뿐인 남편의
엄마기 때문에 그래 내가 만약 아들 가진 엄마라면 나같아도 반대할지 몰라
하고 자위하며 용서를 했어요. 그런데 제가 잘할려고 하던 그 맘은 싹 사라지고
내가 잘한들 또 욕이나 먹을텐데 하는 생각 때문에 데면데면하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할 도리는 다 하고 살았어요. 두번 수술하셨을 때 병원도 모시고 다니며
저희집에서 몸조리도 하셨구요.
명절 땐 저희 집에 오시는데 몇박며칠을 주무시며 tv만 보시고 꼼작을 하세요.
그냥 그러려니 오히려 도움준다고 살림 참견하시는 것보단 낫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명절엔 제가 심하게 장염이 걸려 아무 일도 못하겠는 거에요.
정말 죽는 것처럼 아프고 오한나고 몸살끼까지 겹치고 폭풍설사에 힘들어 죽겠는데
병원 갔다오니 제가 밥상 차려줄 때까지 밥도 안차려 드시고
제가 겨우 차려드리면 드시고 설거지 통에 넣어놓기만 하시는 거에요.
딸아이가 주무시는 할머니 깨워 밥상차려 드린 적도 있구요.
설거지는 애들이랑 남편이랑 번갈아가며 하드라구요.
평소엔 그러려니 한 일들이 아프니까 전부다 가시처럼 아프게 파고 드는 것 같아요.
그래도 노인네 병들면 제가 병수발 할려고 했는데 저렇게 냉혈한이니
과연 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다 부질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