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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겉보기엔 낙천적이고 화려한 스타일인데 자존감이 심각해졌어요

별고민 조회수 : 1,786
작성일 : 2016-09-01 08:51:32
저희 집이 부자는 아니지만 돈이 없어도
어릴적부터 가난하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적이 없었어요
다 저희처럼 사는 줄 알았어요
그렇다고 부모님이 가지고 싶은거 풍족하게 해주신것도 아니에요
옷도 있는 옷 입고
강남8학군에 있어도 티내는 아이들이 없었던건지
제가 둔했던건지 다 저희처럼 사는 줄 알았어요
그정도로 주변환경에 신경안쓰고 어쩜 상상을 못했던거죠
부자란 사람들은 내 주변에 볼 수 없는 사람들인가보다 하고
풍족의 개념도 전혀모르고

대학때는 사정상 학교부근에 백만원에 20만원짜리
월세를 살았는데 그 월세를 내려고 알바란걸 하면서도
가난하고 없이 사는 줄 몰랐어요
여대임에도 과동기 선후배들이랑 다 잘지냈어도
부자인 사람?이런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지금 생각하니 낙천적이고 남이 잘사는지 그런거 조차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었고 좋게 말하면
스스로 자존감이 형성이 잘되서 남의 이목이나 가지고 있는것들에 대한 비교도 하지 않았던거에요
하지만 제가 둔한거였겠죠
직장생활에서도 누가 잘 살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백을 매고
다녀도 저 스스로 겉모습의 그정도는 따라잡을 능력이 됐으니
워낙 외모도 화려한편이고 하니 별 신경을 안썼어요

제가 하는일이나 결혼 을하고 제 가정사가 좋지않아요
그런데 이제 와 나이 마흔이 넘어
주변에 나와 비교가 되지않을 가정 환경과 부모님에게서 자라왔던
친구들과 지인들이 많았다는걸 깨달았네요
어렴풋이 성인이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깨달은거죠

그러면서 제가 이제 조금만 안좋은 일을 겪거나 상황이 되거나
지금 나의 성장과정이나 가정환경이 그들과 갭이 저렇게 큰데
난 아무것도 할 수없고 이렇게 밖에 못살지 라는
자괴감과 포기하려는 마음이 크게 들고
세상에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지네요
작은일에도 상처받아요..

정말 남과 비교하며 살지 않았고 남들 사는 환경에 관심도 없었고
그래서 참 자존감이 있구나 생각이 들었는데
이걸 마흔이 넘어 깨달으니 더 열심히 잘살려는 노력을 그동안
못한게 후회되고
차라리 더 어릴때 알아서 마음속에 콤플렉스라도 가지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 부모님은 저에게 동기부여를 해주시거나 인격형성에
멘토가 되어주실만한 분은 전혀 아니었어요
전형적인 방임형이었고 아버지는 소득이 거의 없는 분이었고
부모님의 이혼조차 저에겐 큰 아픔이나 상처가 아닌
아무일도 아닌듯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생각이 단순했어요
부모님들은 원래 다 싸우는 사람들인줄 알았어요
그렇다고 부모님이 싸울때 상처를 받지 않았던건 아니구요

여러가지로 무엇이든 열심히 사는 사람들
잘사는 사람들에 대해 어릴때 자극을 받았으면 좋았을걸

제가 잘 산다는 기준은 정말 큰부자가 아니에요
평범하게 옷사입을거 사입고 아버지 직장 있고
등록금 부모님이 내주고 딸아이 월세돈도 못내주지 않고
자기개발하는 정도의 수준들이에요
이정도만 제가 됐어도 이리 심각하지는 않아요

주변에 잘 사는 사람들은 저 이상인건 당연하구요
이제와서 저의 처지를 제대로 깨달으면서
성장과정이나 환경자체가 다르니
내가 이정도밖에 안되는건 당연하지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포기하게되고 더 의욕도 없고 작은일에 상처를 받고 그러네요


우울한 가을날에 넋두리 합니다
모바일이라 글 수정없이 올립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IP : 211.36.xxx.23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9.1 9:26 AM (119.192.xxx.72)

    님이 성정이 순수하시고 낙천적인 분이라 그래요. 보통 부모의 이혼이나 집안경제사정에 10대만 되도 상처받고 알거 다 알거든요. 그리고 부유한 집안 사람들 특징이 자기들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매너있고 마음씨 넉넉한 척(?)하는 거잖아요. 사람이 나이가 사십이 넘으면 어쩔수 없이 회한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젊었을때와는 다르게 세상을 보게 되는 거죠. 그래도 타고난 성정이 좋은 분이니까 너무 우울해하거나 자책하지 마세요. 남도 열심히 살아오신 분이에요.

  • 2. ..
    '16.9.1 10:24 AM (211.187.xxx.26)

    님의 선택에 의한 것도 아니고 가정환경이 너무 중요하지만 그게 또 다는 아니니 님을 다시 세우세요 두고두고 비교할 것 같으면 지인도 끊으시고 지금 부부문제 때문에 모든 걸 비관적으로 보게 되는지도 몰라요
    인연도 자기 뜻대로 만나지는 게 아니더라구요
    그건 좋은 환경이었어도 마찬가지고요
    힘내세요 너무 많은 생각 보다는 하나하나 가까운 것부터 정리를 해주세요

  • 3. 감사합니다
    '16.9.1 10:57 AM (211.36.xxx.234)

    제가 생각지도 못한 위로 이상의 제안을 주시네요
    첫댓글부터 눈물이 났습니다
    나를 다시 세우기 실천해볼께요
    제 천성에대한 칭찬 감사하네요
    차라리 제가 독하고 쎄고 뒤도 안돌아보고 신경안쓰고
    조금 이보다는 더 나쁜 사람이면 차라리 어땠을까
    싶네요
    세상에 대한 다른 시각이 생겼다는게 맞는 말씀 같아요
    그래도 가치관은 흔들리지 않을께요
    나쁜사람은 되지 않을께요

    너무들 고맙습니다

  • 4. 성장통이네요
    '16.9.1 12:00 PM (210.210.xxx.160) - 삭제된댓글

    10대때 겪게 되는 사춘기 같은걸,이제 겪는듯...

    그게 늦게 오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겪어야 하는 사춘기 같은걸,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지 몰라도,겪어야 할걸 못겪으면 그게 늦게 오는거 같더라구요.

    성장통이니 잘 견디시고,극복하셔요.댓글이 다 좋아 저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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