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정말로 그렇게 믿기도 하나봐요.
저는 98년에 결혼했는데
남편이 살던 4000만원짜리 원룸에 남편이 회사에서 대출 2000 받아
6000짜리 아파트나 전세 얻어 결혼하려 했었지요.
그런데 IMF 직후다보니 4000짜리 원룸 빼주면 새로 들일 사람한테는 2500밖에 못받는다고
처음엔 결혼하니 방 빼주겠다던 주인이 갑자기 못빼주겠다 해서(당시 계약기간 1년 정도 남아있던 상태)
가구니 가전이니 계약했던 것 다 취소하고
정말 이불 하나랑 그릇 한세트, TV 한대 사가지고 원룸으로 들어갔습니다.
(당시 원룸이 다 갖춰져있던 곳이라,,,)
게다가 제가 남편보다 학벌도 직장도 좀 나은데다 월급도 더 셌던지라,,, 저희 부모님은 그것도 속상한데
시댁에서는 1원 한푼 도와주기는커녕 생활비 보태줘야 하는 상황.
사업하다 망한 시댁은 1원도 못버는 처지라 삼남매가 생활비를 보내서 그걸로 생활하는데
워낙 쓰던 가닥이 있던 분들이라 월 300이 들어오는데도 부족해하고,,,
철이 없던 저는 그렇게 결혼해도 좋아라 했는데
당근 저희 부모님은 아주 속상해 하셨지요.(첨엔 반대도 엄청 했었구요)
이후 친정 도움 받아 이리저리 불려서
지금은 강남 아파트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두아이 모두 친정어머니가 키워주셨고
시댁엔 매달 생활비에 신정, 구정, 추석, 어버이날, 시아버님어머님 생신, 결혼기념일까지 따로 챙겼는데
한번은 시어머님이 결혼기념일 40주년이니 성의 좀 보이라 하시더라구요.
사실 그것 뿐 아니라 자동차 바꾼다고 얼마 내라, 한약을 먹어야겠으니 얼마 내라 등등
그런 걸로도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40주년 성의를 보이라니 화가 나서 남편한테 어머니가 성의 보이라 했다고
그랬더니 남편이 출장 갈때마다 어머니가 샤넬 넘버5 향수랑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사오라해서
마침 출장 다녀온지라 그거 사놨는데 그거 결혼기념일 선물로 드리고 돈 드리면 됐지 뭘 더 챙기냐고,,,
근데 결국 그게 사달이 났습니다.
시어머니가 성의 좀 보이랬는데 며느리가 씹었다고
그러면서 아들도 며느리도 안볼테니
자기네가 해준 원룸비용 4000 갚고 자식과 부모 연을 끊자고 하시더라구요.
남편한테 물어보니 남편이 이미 대학원 다닐 때 집이 망해서 그때부터 부모님이 생활능력 없으셨고
원룸은 자기가 번 돈 2500에 집이 잘 살 때 일찍 좋은 집으로 시집 가서 잘 살던 누나가 1500 보태
얻었던 거라고 ㅋㅎㅎ
저희 친정부모님은 자식이 결혼해 원룸 들어가면 부모가 가슴이 아파야지
그 돈 내놓으라는 게 무슨 부모냐며
그 4000 내가 줄테니 줘버리고 가서 부모자식 연 끊고 오라 난리 치시고,,,
뭐 어찌어찌 우여곡절 겪고 지금은 그냥 기본도리만 해가면서 살고 있는데
밑에 시어머니 거짓말 글 읽다보니
다시 그 일이 떠오르네요 ㅋ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