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족여행 중 남편에게 들었던 생각...

rmsid 조회수 : 30,067
작성일 : 2016-08-17 07:01:35

별것도 아니지만, 괜히 부끄러워 아무에게도 해본적 없는 이야기를 오늘은 어디엔가 털어놓고 싶어 82를 찾았습니다.


친정아버지가 물질적으로 저희를 풍족하게 해주셨지만,

 천성이 이기적이고, 자기자신에겐 관대하고 남에겐 엄격한... 

가족은 제일 뒷전이고, 밖으로만 나돌며 엄마 힘들게 한걸 너무나 오랫동안 보아왔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명철하면서도 섬세한... 그런 남자를 원했던 거 같아요.

돌이켜 보니 그렇네요,

사실 그때는 제가 그런 남성상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잘 몰랐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데, 깊이가 없었던 거 같아요. 어렸다는 이유로..


그렇게 만나다보니 가진 것이 없어도 똑똑하고 자상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 오랜 연애를 하고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넘은 결혼 생활. 아이도 둘이 생겼고,


짧다면 짧다고 할

길다면 길다고할 10년남짓한 세월을 보내면서,

여느 부부들 처럼

결혼을 결심했던 그 점이 나를 괴롭히고 있는걸 깨닫게 되었어요.


섬세하고 자상해서 좋았던 점은, 잔소리로 연결되어 사람을 코너로 몰아가고

책임감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때로는 강박적인 면이 드러나기도해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느낌을 들게 하고

성실하다고 믿었던 부분은 나의 나태함과 맞물리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네요.

 

게다가 아이들이 생기다보니,

각자가 부모에게 받고 싶었던 결핍된 욕구들이 아이들에게 투영되며

서로의 결핍들마저 충돌하는 느낌...

대부분의 시간들은 제가 져주는 방향으로 컨트롤을 하고 있기는 한데,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마음속에 쌓이다보면,

한번씩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듣기싫은 말들을 내뱉게 됩니다.


그의 섬세함과 성실함, 책임감과 자상함은 아이들에게 부족함 없는 아버지가 되기에 충분한 자양분이 되어주지만,

반대로,

어떤 상황들 속에서는 아이들을 심하게 구속하고 컨트롤하며 ,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아이들을  본인의 어린시절 결핍된 욕구를 채우기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닌 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니...


그와 나의 1:1상황보다,

아이들을 두고 벌어지는 상황들이

너무나 싫고 답답합니다.


남편도 아이들의 부모임에 부모된 책임과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 의지가 존중되어야 하기에, 대부분의 경우 눈을 질끈 감지만...

오늘처럼 여행중에,

아주 사소하게...

아이의 비협조로 가족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서 버럭하며 화를 내고,

어른답지 못하게  내가 너에게 한 것들은 생각하지않고, 너는 너만 생각하느냐며 펄쩍펄쩍 뛰는 것을 볼때면..

아.. 또시작이다..  듣기 싫어. 그만해. 그냥 좀 놔둬.

소리가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올까 저도 스스로를 제어해야 하는 지경이에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행복하게 놀아주고, 최선을 다하는 슈퍼아빠지만.

한번 터지면,

그동안의 본인의 공 까지 다 소급하는 느낌을 받게 하는...

제가 우리 딸, 아들이라면,

치사하니 다음부턴 우리 요구 들어주지 말라.고 딱 잘라 아빠의 호의를 거부 할거 같아요.


어쩌면, 제가

자신에겐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하며

언제나 위트있고 여유있게 상황과 문제에 대처면서

따뜻하고 섬세한, 그러면서도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남자이길 바랬었나봐요.

배우자가 이러이러 해주길 바라기보다는

제가 먼저 남편에게 좋은 배우자가 되어주어야 될터인데...그 전에 물론 제 허물이나 돌아보아야 겠지요. 남에게 묻은 겨 보다는 내 눈속의 대들보부터 돌아보는 것이 행복을 찾아가는 더 빠른 방법일테죠.


먼 해외에 여행까지 나와서 긴 푸념을 올렸네요.

부끄러운 글은 펑할지도 모르겠어요.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를 전합니다..



IP : 185.81.xxx.156
8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런
    '16.8.17 7:09 AM (58.227.xxx.77)

    제 상황이랑 똑같네요 글 잘 읽었어요

  • 2. 여행중에
    '16.8.17 7:16 AM (110.8.xxx.28)

    얼마나 답답하면 여기라도 글을 올리고 싶으셨을지요.
    글을 읽다보니 지적하신 남편분의 그 면이 제게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다 커서 그런 고민에서 조금은 자유로워 졌지만, 저도 아이들 어렸을때 조근은 치사한 엄마였던거 같아요.
    '나 성실했고 이만하면 좋은 엄마지?'라는 인정을 받고 싶었달까?
    아이들이 커서는 저의 그런 일먼을 파악하고
    '엄마는 조금 전까지가 딱 좋았는데..^^ '라는 말로 저의 공치사를 지적해주곤 했죠.
    저도 아차 싶고요..
    남편분이 좋은 분 같은데, 육아서라도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눠 보시면 어떨까요?
    직접 말로하면 싫어라하는데..책을 매개로 하면 의외로 이야기가 가능한 경우도 있던데.. 제가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일수도 있구요~
    마음 추스리시고 남은 여행 잘 마치고 돌아오시길 바라요~

  • 3. 유럽여행
    '16.8.17 7:20 AM (209.197.xxx.37)

    가신 분인가요?
    남편과 여행스타일이 달라 아이들이랑 힘들어하시던..
    참 여행이란 많은걸 느끼게 해주는 기회인것같네요

  • 4. ㅇㅇ
    '16.8.17 7:27 AM (39.7.xxx.8)

    살다보면 누구나 장점은 당연한 것이 되고
    단점만 부각돼 보이는거죠
    그러나 처음에 좋아한 그 장점이 없다고 생각해보세요.
    모든건 음과양이 있는 것이고 내가 받아들이기 나름.
    생사관련 일도 아닌바에야 그러려니~~~
    거기에 집중마시고 즐거운 일에 집중하세요
    여행 마무리 잘하시구요~

  • 5. ...
    '16.8.17 7:28 AM (116.34.xxx.239)

    결국 관계잖아요.
    상처줄 수도 받을 수도 있겠다라는 전제하에

    그래도 좋은 아빠라 하셨으니
    그 점은 크게 보시고
    나머지 안 좋은 점은 블라인드 처리하세요.

    그래도 그 사이 조율하고 고민하는 원글님 덕분에
    좋은 여행으로 남을 거라 보입니다.
    힘내세요

  • 6. ...
    '16.8.17 7:30 AM (175.114.xxx.218)

    가족과의 불화, 내면에서의 나자신과의 충돌,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사건들을
    자주, 깊이 생각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나와 화해(?)하고 받아들이고 존중하게 되더군요
    그 후에야 가족과의 관계에 마찰이 적어졌구요

    나를 너무 대단하게 여길 것도 없고
    너무 비하할 것도 없고...
    "나" 를 깊이 깊이 바라보고 이해하는게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 7. 제자신도
    '16.8.17 7:34 AM (39.118.xxx.24)

    돌아보게하는 좋은글입니다.
    저도 어느부분에서는 너무 흡족한
    어느부분에서는 참 섭섭하고 원망스러운
    남편과 오랜연애끝에 23년째 살고있어요.
    ㅡ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있겠어요
    부처 역시 부인과 아들에게는 참 나쁜사람인것 같아요.
    평범한 보통의 사람이기에 부족한것이 당연할테고
    결핍된 (남편 역시 부모로부터 결핍된,보고 배우고 충분히 받지못한)
    남편의 허물이 인간적으로 정말 안되었다..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면
    뾰족했던 제마음도 좀은 누그러지더군요.
    그래도 저만하면 내겐 과분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
    어느날갑자기 나나 남편에게 이별수(죽음,병환,사고,늦은바람)가 생긴다면 무엇이 가장 후회될까 생각해본적이 있었는데
    상처주는 말,화내고 분노한것보다는
    더 많이 웃어주지 못한거, 위해주지 못한거, 사랑해주지 못한거가
    제게는 제일 후회일것같더라구요.
    나 역시 남편에게 완벽한 이상형의 여자는 아닐터, 이번 생에서
    나를 만나서 그래도 행복하고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 8. 샤방샤방
    '16.8.17 7:34 AM (112.148.xxx.72)

    좋은글인데 지우지 말아주세요~
    원글님도 좋은분같고요,
    아이들 잘때 남편분과 맥주한잔하며 얘기해보심이,
    당신이 좋은면도 많고 잘하지만,(처음 폭풍칭찬)아이들 아직 어린데 아이들란티 너무 완벽하길 바라는것 같다고,,
    아이들한테 행복한 유년시절 기억 남겨주고 싶다고,
    물론 저고 잘못하지만,
    그래도 원글님도 남편분도 좋은분 같은데,조금만 잔소리같은거 개선하면 좋을것 같아요.
    애들한테 관심없는 남편도 있어요ㅠ

  • 9. 살면서 보니 사람들 성격이
    '16.8.17 7:45 AM (117.111.xxx.201)

    1. 다정하고 잘해주나 욱하는 다혈질 2. 화는 잘 안내지만 좀 차갑고 무심하고 무관심 3. 조용히 사람 염장 지르고, 열받게 해서 화나게 하고 죄책감까지 주는 이기적인 쓰레기... 이런 유형들을 본 것 같아요.

  • 10. 우리 이래서 82 하잖아요
    '16.8.17 7:52 AM (118.91.xxx.44)

    속마음 터놓고 싶어서.

    원글님
    좋은 '사람'같아요.

  • 11. ...
    '16.8.17 7:53 AM (121.168.xxx.170)

    내용과는 상관없이 문장 자체가 82에서 본 가장 수준 높은 글이네요.

  • 12. ㅇㅇ
    '16.8.17 8:00 AM (121.168.xxx.41)

    해외여행 못 해본 우리로서는
    "먼" 해외여행 하고 계신 것만으로도 부러워요^^

    내가 갖고 있는 거 보자..
    이 말씀이신 거죠?^^

  • 13. ...
    '16.8.17 8:02 AM (180.65.xxx.11)

    좋은 글입니다.
    이만큼의 자기와 관계의 성찰조차 흔치 않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 14. jeniffer
    '16.8.17 8:05 AM (222.237.xxx.9)

    좋은 글예요.
    원글님도 좋은 분 같아요.
    지우지마세요.
    차분히 읽어보고 제 자신도 생각해 보고 싶어요.

  • 15. 공감합니다
    '16.8.17 8:06 AM (112.149.xxx.53)

    결혼생활에서의 배우자,
    아이들 아빠로서의 남편
    연차가 좀 더 있는것같은
    제게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차분하지만
    울림있게 글로 잘 옮기시네요..

    아이들 좀 더 어렸을때
    이런 시간 갖지못한거
    회한으로 남아있습니다..

    여행시간이 아직 남았나요..?
    행복하게 여행하시고
    잘 돌아오세요~^^

    응원합니다!!!

  • 16. 망고나무나무
    '16.8.17 8:18 AM (118.35.xxx.175)

    제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못한 것들이 원글님 글에 다 정리가 되어있어요. 좋은글입니다. 원글님도 좋은분 같아요.

  • 17. 그러네요
    '16.8.17 8:27 AM (223.33.xxx.48)

    맞아요~ 누가 그랬죠

    결혼 결정한 이유가 살다보면 이혼 사유가 된다고.....

    저도 막연히 생각했던 부분을 글로 잘 정리하셨네요
    전 남자란 이유로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로 더 엄격한 잣대를 개우자에게 요구한거 같아요

    좋은 글이니 지우지 마시구요 저도 반성하고 갑니다

  • 18. Rufghs
    '16.8.17 8:40 AM (59.8.xxx.150)

    누구나 내면에 아이가 한명씩 있다고 하죠. 어린시절의 나요. 결혼을 하면 그래서 성인둘의 만남이 아닌 네명이 함께 사는 거라고도 하고요. 서로의 내면 아이에게도 다정하고 사려깊게 대해주어야 한다고요.

  • 19. ...
    '16.8.17 8:47 AM (223.62.xxx.165)

    결혼전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결혼후 치명적 단점이 될수 있더라구요

  • 20. ....
    '16.8.17 8:49 AM (114.204.xxx.212)

    다수가 그래요
    성질급하고 자기 생각대로 안되면 난리쳐서 저나 아이 기분 다운되기 일쑤
    가능한 어디 같이 안가요 태워더 준다 해도 거절하고요
    그래도 님 남편은 잘놀아주고 수퍼급 아빠일때도 있네요
    우린 그런 기억도ㅜ없어요
    잘 얘기해서 개선시켜보세요 아이들도 주의 주고요

  • 21. ....
    '16.8.17 8:51 AM (1.212.xxx.227)

    오죽하면 해외여행중에 글을 남겼을까 하는 마음에 토닥여드리고 싶네요.
    저도 결혼하고 몇년동안은 서로에 대한 갈등등을 말다툼하면서 풀기도 하고 그랬는데
    16년차되니 이젠 그런 언쟁조차 귀찮고 감정싸움 하기 싫어서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권태기인것 같기도 하고 부부란 무얼까 생각하는 요즘인데, 원글님 글을 읽으며 다시한번 제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 22. ...
    '16.8.17 8:53 AM (119.71.xxx.172)

    39 님 댓글 많이 공감됩니다
    고맙습니다
    역시 82 !!

  • 23. 꿀마토
    '16.8.17 8:57 AM (14.35.xxx.1)

    원글도 좋지만 댓글들이 오랜만에 날서지 않고 편안하네요

    저희집은 남편이 정 반대입니다
    성실하지도 부지런하지도 책임감도
    그런데 관대하죠 욱하고는 금방 사과하고 미안해하고 아이들에게도 방관인지 무관심인지 하지만
    잔소리 없는 아빠 가끔 유머 있는 아빠 외식을 엄청 좋아하는 .....
    저는 이남자랑 사는게 때로는 힘들거든요

    참 사는게 정답이 없어요

    여행 마무리 잘하세요

  • 24. 저도
    '16.8.17 8:57 AM (203.226.xxx.38)

    결혼 10년차 인데, 정말 제 맘을 그대로 옮겨논 글이네요.

    신혼 1년동안 전쟁같이 싸우고, 9년간은 그럭저럭 잘 지냈으나

    요즘 신혼때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부딪칩니다.

    '사과는 빠르게

    키스는 부드럽게

    웃음은 참을수 없을만큼

    그리고, 나를 웃게 만든것에 대하여 절대 후회하지 말것!'

    오드리 헵번이 말한거라던데,

    그로 인해 행복하고 웃었던 때를 되새기는 중입니다.

  • 25.
    '16.8.17 9:05 AM (122.62.xxx.27)

    지우지 마세요.....

    누구에게나 그런면있지요, 정도의 차이이지만~
    저도 반성할점도 있네요.

    저윗분중에 쓰신글 살면서 사람들 성격 3가지 유형중에 제가 1유형이고 저희 시누이가 2유형이에요....

    제가 그 시누이를 신혼때 대학4년을 데리고 있었고 지금 외국인데도 어찌하다 잠깐데리고 있었는데
    2유형의 시누이때문에 혼자 속앓이 많이했었어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제가 그 1유형과 2유형을 혼합성격으로 다시 태어날려고요.
    다정하고 잘해주지만 화는않내고 좀차갑고 무심하고 무관심 ㅎㅎ

  • 26. 둥둥
    '16.8.17 9:09 AM (110.70.xxx.183)

    결혼생활에 대해 돌아보게 해주는 글이네요. 남은 여행 잘 망무리하시길.

  • 27. ...
    '16.8.17 9:46 AM (110.70.xxx.249)

    어쩜 이렇게 제 마음속을 잘 표현하셨는지요.....
    20년 결혼생활을 되돌아 봅니다

  • 28. 꿀마토님 부럽 ^^
    '16.8.17 9:47 AM (175.208.xxx.11)

    꿀마토님 남편
    관대하고 미안해하고 잔소리안하고 가끔 유머 있고 외식좋아하고...등등
    제 이상형이네요 ㅎ

    그런데 성실하지않고...
    정말 다 갖춘사람은 없는거지요

    제 남편은 원글님네와 비슷
    꿀마토님 네와 정반대 ㅜㅜㅜ

  • 29. !!!
    '16.8.17 9:49 AM (119.214.xxx.41)

    정말 공감되는 글이네요.
    나 자신을 돌아보게되고 반성하게됩니다.

  • 30. 남편은
    '16.8.17 9:56 AM (211.216.xxx.248)

    저는 외국에 있는 남편의 원가족들을 방문 했을때 정말 다른
    남편의 모습을 20년만에 발견하고 깜짝 놀란적이 있어요.
    그 여행이후 내 마음에 남편과 벽이 생겼고
    시댁과는 딱 금이 그어져 버렸네요.
    그들만의 리그였던거지요. 한치의 배려나 사랑이 없는.
    그래도 님은 남편을 잘 알고 그 장단점을 잘 알고 계시니
    다행이에요. 여행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세요.

  • 31. ..
    '16.8.17 10:43 AM (182.208.xxx.5)

    나와 일대일상황보다 아이들과 남편이 부딪치는 상황을 보는게 저도 참 속상하더라구요. 애들이 크니 아빠는왜저래?하며 벽을 쌓는게 보여요. 제가 중간에서 관계가 더 나빠지는게 싫어서 아이들에게는 아빠의 마음은 그게아니었다는걸 설명해주고 아빠에게는 아이들의 마음을 설명해줘야하ㄴ네요. 엄마역할이 참힘들고 중요한것같아요. 결혼 20년정도사니까 좀 요령도 생깁디다.가족이 잘지낼수있는...

  • 32. 부부는
    '16.8.17 10:55 AM (1.236.xxx.30) - 삭제된댓글

    맞아요
    각자의 결핍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고스란히 드러나는거 같아요 그것들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고 인정해야 하는 과정이 포함되기에 자식을 키우는게 힘들구나 느낍니다.
    각자의 내면에 성숙하지 못한, 혹은 상처받았던 어린 자아를 잘 돌보지 못하면 부부관계도 부모 노릇도 참 힘든거 같아요 ..
    여자들은 공감력도 더 높은편이고 자식을 낳고 직접 키우며 모성으로

  • 33. 부부는
    '16.8.17 11:01 AM (1.236.xxx.30)

    맞아요
    각자의 결핍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고스란히 드러나는거 같아요 그것들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고 인정해야 하는 과정이 포함되기에 자식을 키우는게 힘들구나 느낍니다.
    각자의 내면에 성숙하지 못한, 혹은 상처받았던 어린 자아를 잘 돌보지 못하면 부부관계도 부모 노릇도 참 힘든거 같아요 ..
    여자들은 공감력도 더 높은편이고 모성으로 자식을 낳고 직접 부딪혀가며 키우면서 부모로서 성장해 가는 과정이 어느정도 있는 반면 남자들은 몇몇을 제외하곤 자식을 낳았다고 별로 변화가 생기지 않더군요...
    대화밖엔 방법이 없어요

  • 34. ..
    '16.8.17 11:05 AM (115.90.xxx.155)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네요.
    저역시 아빠의 결핍된부분을 채워주는 남자랑 결혼후
    그 점이 나를 힘들게 하네요.
    그래도 그때 좋았던 선택의 결심이 되게 했던 그 기억을 살리며 감사하려고 애씁니다.
    저희 남편과 비슷한 점이 많내요,.

  • 35. 같은 부부
    '16.8.17 11:26 AM (211.177.xxx.125)

    우선 결론부터(제 생각의) 말씀드리면 원글님은 행복하신거예요. 또 조금은 오만하신거구요(죄송)
    저도 예전에는 원글님과 같았었거든요.

    저는 남편이 마음이 참 착하고, 성격이 유한 것이 좋아서 결혼했어요. 강한 친정부모님 밑에서 크며
    부드러움을 갈구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남편은 제게 뿐만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약한 사람인 거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드러운 남편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쉽게 보는 경향이 있는 거예요.
    저는 그것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나 남편은 원래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아 했구요.
    지금은 결혼 20년차인데 신혼 몇 년만 조금 마음 고생하고 저는 바로 인정했답니다. 동전의 양면 같은 거라구요. 제가 그 착한 면이 좋아서 결혼했는데 남편의 그 약한 면 때문에 괴로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상대방이 본인을 무시하는지도 못 느끼는 남편 때문에 제가 속이 참 썩어들어갔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요, 이제는 아주 무례하지 않은 상황은 저도 눈 질끈 감고, 남편도 많이 강해졌구요.
    남편을 닮은 큰 아이가 하는 행동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나봐요.
    너무너무 착한 남편은 저와 아이들을 끔찍히 위해주고, 성격이 강한 저와 저를 닮은 둘째 아이에게도 변함없이 잘해줘요. 최고의 남편, 최고의 아빠지요.
    저는 남편의 단점이 부각될 때마다 내가 동전을 가지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 동전의 뒷면이 싫으면 동전을 버려야 하잖아요.
    저는 이런 말을 남편과도 많이 나눴고, 아이들에게도 아빠의 장점이 너무 크니 단점은 덮자고 세뇌시켰구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남편은 제가 강해서 끌렸었나본데, 살다보면 그 강함이 울트라급으로 발현될 때가 있잖아요^^ 남편도 제가 성질을 피울때마다 저의 동전의 다른면을 상기하며 극복하는 거구요.
    동전을 가지려면 뒷면도 있어야지, 한 면만 있는 동전은 사용할 수 없잖아요.

  • 36. ..
    '16.8.17 11:30 AM (210.90.xxx.209) - 삭제된댓글

    좋은 아빠에 대한 기준이 본인과 가족이 다른 경우 쏟는 에너지에 비해 행복감이 덜하지요.
    제 남편도 누가 보나 좋은 아빠이지만 좋은 아빠의 권위에 대항하는 말을 들으면 꼭지가 나가요.
    주변에 어딜봐도 나처럼 좋은 아빠가 없으니까 자부심도 대단한데 가족들이 당연히 여기거나 그 행동에 비판을 하면
    아.. 평소 볼 수 없는 막말을 합니다. 그 순간만은 제가 지는게 답이라고 생각해요.
    대신 아빠의 권위를 다른데서 찾도록 노력합니다.
    예를 들면 생선 가운데 토막 아이들에게 발라먹이고 가시살만 훝어먹는 다정한 아빠 노릇은 못하게 해요.
    아빠 접시에 제일 먹음직스러운 생선 한토막 올려놓고 가장이니까 이 몫은 정당하다고 아이들에게 교육시켜요.
    닭다리도 아빠 먼저, 해물찜도 특대자를 시켜 남길지언정 콩나물만 먹지 않게 자꾸 옆구리를 찔러요.
    처음에는 굉장히 불편해해요. 아이들 잘 먹이는 제비부모가 행복의 표상인데 이기적인 아빠처럼 제일 맛있는걸 먼저 먹으니라니!
    아이들도 처음엔 침 꼴깍 넘기지만 금새 잘 수긍합니다.
    아이들보고 아빠 물컵부터 채워드리고 숟가락도 이쁘게 잘 놓으라고 시키구요.
    아빠가 힘들여 벌어온 돈으로 우리가족이 먹고사는데 이정도 서비스는 당연한거잖아요.
    남자들은 단순하니까 먹는데서 충족감이 오면 행복이 배가 되서요.
    뭐 시킬때도 든든하게 잘 먹이고 시켜야해요. 여행다니신다니 항상 아빠 위주로 배고프지 않게 챙기시면 참 좋습니다.
    가족 스케쥴을 짤 때도 남편 컨디션을 먼저 챙겨요. 피곤에 쩔어도 가족을 위해 아픈 어깨 움켜쥐고 나서봤자 끝이 별로.
    남편은 좀 쉬면서 아이들은 재밌는데로 가요. 물론 아빠 생색은 다 내게 해줘요.
    남편취미가 애들 사진 찍는건데.. 본인은 스파이샷을 찍는다며 궁상을 떠는데 제가 먼저 그럽니다.
    애들아.. 밥값해야지~ 사춘기 아들도 적당히 자리잡고 서있어요.
    아빠가 필름수동카메라를 쓰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다들 그러려니 합니다.
    나들이 나와 애들이 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 모델 정도는 해야죠.
    남편이 다른 집 아빠처럼 이기적이지 않으니까 이렇게 한다고 갑자기 혼자 밥통 껴앉고 밥먹는 남자 안되구요.
    내가 희생해서 얻는 아빠의 권위말고 대접받는 아빠의 권위도 가정을 행복하게 한다는걸 깨닫고 나면 좀 너그러워져요.

  • 37. 아......
    '16.8.17 11:44 AM (58.226.xxx.123)

    결혼생활은 정말 어려운 거구나............

    어제 82 댓글에
    100커플중 1커플 정도만 불행하고
    대부분은 행복하다고 하는 댓글이 있었는데
    정말 그럴까요??

    그리고 남편은 복불복이라고......

    나랑 잘 맞고 무난한 남편과 사는건 정말 복불복일까요??

  • 38. ㅡㅡ
    '16.8.17 11:47 AM (223.62.xxx.107) - 삭제된댓글

    완벽한남자 바라는거같은데
    그런사람 세상에없습니다
    님은 완벽한아내인가요
    부족하면부족한대로 살다가는게 인생

  • 39. 100%완전한 인간이 있을까요?
    '16.8.17 12:01 PM (121.147.xxx.87)

    그리고 내 맘에 꽉차는 인간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과연 내 자신은? 완전하고 완벽하게 상대에게 부족함이 없을까?
    남편이 지겹고 답답하다고 느낄때~~
    이걸 먼저 생각해보니 답이 나오더군요.

    제 스스로도 제가 실망하고 기막힐때도 있고 너 왜 이러니?
    이렇게 비난할때가 많은데

    건너 서 있는 저 인간 나쁜 것만 할퀴려 들지 말고
    열심히 좋은 것 좋았던거 찾아주고 칭찬하자~~
    그러다보니 저도 그 인간에게 만족하게 되고
    점점 사이도 좋아지더군요.

    저 인간은 또 나한테 얼마나 실망했을까?

    그런 생각으로 서로 미안해하며 좀 더 잘하는
    성숙된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게 결혼인거 같아요.

    순탄하고 평화롭고 그런 결혼은 없다고 생각해요.

    결혼전에 어느 정도 그래 이 정도면 됐어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를 점점 해가 갈 수록 하게 되며
    스스로도 인간적인 인간으로 다가가게 되는게 결혼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에게도 참 잘 참고 살아왔다고 칭찬해주시고
    남편에게도 그래 나같은 인간 구석구석 알면서도
    퇴근하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와줘서 고맙다고 엉덩이 두들겨주셔요.

    결혼하고도 우리는 아이의 모습을 평생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상대방에게 보호자이듯
    서로에게 부모가 돼줍시다 아니 부모 노릇을 합시다.
    이 세상 하나뿐인 사람이잖아요.

  • 40. 원글도
    '16.8.17 12:11 PM (49.171.xxx.130)

    답글들도 너무 좋아요
    다들 글 잘쓰시고
    살아오면서 해온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얘기에
    읽고 또 읽고 합니다

  • 41. ...
    '16.8.17 12:21 PM (173.63.xxx.250)

    결혼생활이 정말 어려워요.
    댓글이 좋네요. 저도 남편의 섬세함과 자상함에 좋아 결혼생활 합니다.
    그런데 전 원글님 아버지같은 남자는 선택 안했을 거예요.
    그래도 섬세하고 자상한 사람이 훨씬 나요. 밖으로 돌고 이기적인 남자는 남편감이 아닙니다.

  • 42. ..
    '16.8.17 12:27 PM (121.55.xxx.172) - 삭제된댓글

    남편에게 불만의 소리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원글님 대단하네요~
    우리는 다들 공사중이니까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도 자라는거죠^^

  • 43. 샤랄
    '16.8.17 12:32 PM (175.255.xxx.85)

    원글님 통찰력 있으시고 표현도 매우 좋으셔서 저도 모르는 내면의 문제를 드려다보고 생각하게 된 글이에요
    감사합니다 지우지 마세요~~^^
    여행 마무리 잘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 44. 즐여행~
    '16.8.17 1:05 PM (112.151.xxx.45)

    아무리 이성은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알려주어도 마음이 위로받고 충족되지 않으면 결국은 본성을 따르게 되는 것 같아요. 아빠니까, 어른이니까 더 인내하고 노력해야 하는 면이 있지만, 남편들도 나이 들어갈 수록 '나도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는 것 같아요. 때로는 그런 큰 아들 같은 철없음이 못 미덥고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어쩌겠어요... 토닥토닥 해 주고, 알아주면 자기 자기 돌아오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더 크면, 아빠의 입장도 엄마가 대변해 주시는 것도 필요한 것 같구요.
    어린 이들은 아빠의 행동(흡연)보다도 그 행동을 바라보는 엄마의 태도(부정적) 때문에 아빠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말도 공감됩니다.

    저는 결혼 17년차지만, 아직도 제 고집 세우느라 매일 저와 남편을 들볶고 살아서 이런 댓글 달 주제는 안 되지만. 그래도 여행이 중요하잖아요. 게다가 해외여행인데. 일단 즐겁게 다녀와서 천천히 생각하세요~~

  • 45. 아고
    '16.8.17 1:22 PM (119.194.xxx.140)

    아고,, 엄마인 저도 이해받고 싶은데, 나는 어디서 이해받나요? ㅜ.ㅜ
    광복절연휴동안 남편에 대한 미움이 스물스물 가라앉지 않아서 마음이 힘들었는데,
    제 자신님 글을 읽고나선 마음이 많이 풀어집니다....

    참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쉽지 않은 문제인것같아요...
    그래도 오늘 다시한번 마음 추스려요...
    결국엔 내 남편인걸요..
    현명한 답글들 감사합니다..

  • 46. 성찰
    '16.8.17 1:23 PM (211.203.xxx.32)

    제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글이네요.
    원글님과 댓글님들...모두 행복하세요.
    해외여행 즐겁게 잘 다녀오세요

  • 47. 연금술사2
    '16.8.17 1:50 PM (39.7.xxx.139)

    지금 여행에서 돌아가는길. 제심정이랑 같아요 ㅠㅠ

  • 48. 이세
    '16.8.17 2:52 PM (165.132.xxx.110)

    글 잘 쓰시네요

    원글님이 쓰신대로 본인 아버지에게서 받은 경험이
    남편에게 투사되는 부분이 있으신것 같아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말도 되는거구요
    어쩌면 남편도 자기 어머니와의 경험에서 생긴 어떤것을 자기 아내에게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죠

    한 개인으로 남편, 아내에게 기대하고 실망하는것과 달리
    또 내 자녀에게 어떤 아버지, 엄마가 되어주는가를 보게 되는 부부관계..

    참으로 많은 일들이 생기는 관계죠

    제 생각에는 적어도 남편은 무의식으로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일종의 어떤 불편함을 주고 있지만
    자신을 잘 모를것 같네요

    부부가 함께 심리학 공부나 상담학 공부를 하시든지
    따로 하시던지
    좋은 치료사를 만나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하시든지
    아니며 .. 효과적인 부모역할훈련 P.E.T 같을 것을 받아보시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49. 아......님
    '16.8.17 3:20 PM (90.73.xxx.251)

    어제 100커플 중 1커플만 불행하고 99커플은 행복하다는 댓글이 있었나봅니다.
    읽으면서 그 한커플이 바로 나? 이러고 있네요.

    원글님의 차분한 글 읽으며 우리 부부의 모습을 되돌아봅니다.
    저희 남편은 성격급한 완벽주의자에요.
    뭐든지 완벽해야만 만족하는데 세상일이 어찌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으니,
    화를 자주 냅니다. 그럼 막말을 해요. 성격이 급하니 머릿속에서 생각나는데로 그냥 내뱉어요.
    아이들이, 아내가 이 말을 들으면 감정이 어떨지 전혀 고려 하지 않습니다.

    두달전에는 아이가 있는데서 저와 사소한 말다툼이 시작되었는데 격한 감정을 못이기고 저에게
    /꺼져!/. 라고 고함을 지르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이제까지는 다투었다해도 아이가 있으니 좋은 모델링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참고 지냈는데,
    이전일은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아 "니가 나가든 내가 나가든 매듭을 짓자!" 말했는데,
    결국에는 제가 데 침실 포기하고 아이와 같이 자고 있어요.
    각방 사용하는건 처음이에요.
    결혼 16년되었는데, 정말 암울합니다
    82 밖에는 말할 데가 없어요ㅠㅠ

    원그림 여행 마무리 잘 하시고, 힘내세요

  • 50. MandY
    '16.8.17 3:27 PM (121.166.xxx.103)

    제가 고민하는 부분과 맥락이 비슷해서... 저도 요사이 이런 고민들 하고 있어요 통역관 노릇 그만하고 직접 깨져봐야 느낄텐데 어쩌나 하고 있죠 일단 좀 싸우려고요ㅎㅎ 서로 처절하게 깨져봐야 되는구나 안타깝지만 피할수 없다면 온몸으로 부딪쳐 깨져야지ㅠㅠ 하고 있네요^^

  • 51. ㅇㅇ
    '16.8.17 3:39 PM (211.199.xxx.34)

    결혼생활이란게 수양의 한 과정인가 봅니다 ..

  • 52. 트러블
    '16.8.17 3:45 PM (1.229.xxx.197)

    트러블을 싫어해서 남편하고 별로 안싸우던 제가 마흔 중반 되면서 원글님과 비슷한 남편 개조에 들어가고 있어요 사실 큰 문제가 있는 남편은 아니지만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자상하고 대화도 잘 통하는 그런 남편인데
    그 섬세하고 자상한 면이 잔소리로 이어질때 저보다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떤 지점에서 화가 나면 그게 계속
    부풀어 올라 자제가 빨리 안된다는 점 아이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저 몇번 크게 뒤집었어요 심한 말도 했구요
    딱 고치길 바라는 그 부분을 콕집어서 소리질러버리고 남편한테 거의 크게 화내고 싸웠어요 조금 좋아지다가
    또 그러길래 처음보다 더 심하게 화를 내고 다른방에서 자버린적도 있구요 요즘 아주 조심하고 있는게 보여요
    또 그럴 기미가 보이면 제가 아주 심하게 인상을 찡그려버립니다 그럼 본인도 눈치를 보기도하구요
    둘이 얘기할 기회가 많은데 그때는 기분 안상하게 조근조근 불만을 말했구요
    안싸우는게 상책은 아니더라구요 못참겠는 부분은 크게 터트리세요

  • 53. 어머~~ 좋을글을 왜 펑하실려구요~~
    '16.8.17 4:02 PM (176.4.xxx.109) - 삭제된댓글

    놔둬주세요. 개인적인 얘기 여행중이라는거 말고는 없으니까요.
    다들 나름대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남편 정도면 살짝 직접 얘기하시지 그러세요.
    한번 남편한테 좋게 심정을 얘기해보시면 풀리는게 있을거예요. 너무 잔소리하는데 줄여주면 좋겠다고 직접 말해보세요.
    남편도 애들이 꼭 자기 뜻대로 따라줘야 한다는게 이제 더 이상 되지 않는때라는것도 이해해야 할 때이구요.

  • 54. 제자신을
    '16.8.17 4:20 PM (218.234.xxx.2)

    돌아보게 되었고 인간이란 것이 다각적으로 참 오묘한거 같아요. 어려워요.
    원글 이하 좋은 댓글들도 잘 읽었습니다

  • 55. 저도.
    '16.8.17 5:11 PM (125.177.xxx.53)

    해외여행하며 남편한테 참으로 화나고 속상했는데..다들 그러고 사는건가요...
    늘 리조트안에서 아무것도 보지않고 수영이나하는게 최고의 여행이다라는 남편에게..이번만큼은 길도 지도보며 찾아가고 낯선이에게 영어로 말도거는 도시여행을 애들에게 보여주자며...중1.초1되는 애들 델꾸 홍콩으로 갔는데요...
    ㅎㅎㅎ최고 진상이 남편였어요..

    애들이 덥다고..애들이 언제 호텔가냐고 하는건 애들이기에 달래고 화내면서 여행취지를 설명해줄 수 있지만...이건 뭐..같이 끌고 나아가야할 남편이 짜증을 내니...저게 어른인가 싶더라구요. 결과적으로 준비한..우여곡절끝에 좋은 경험하며 즐거워해보자는 저의 생각과는 정반대로...제대로 보지도..느끼지도 못한 여행였어요. 여행을 준비할때 처음부터 전혀 관여하지 않고 따라만 가겠다더니..웬걸..제일 짜증내고 젤 말안듣는 사춘기 중 2아들역할을 하더라구요.

    처음 결혼할때 이 남자의 진지함..이 남자의 학벌에만 눈이 멀어 성격을 보지 못한게 천추의 한입니다. 친정아버지는 못배운 한이 이상성격으로 표출도 많이 됬었고 돈만이 최고다라는 무식함도 있었고...그래도 엄마한테만은 호탕하게도 하셨고..넉넉하게 베풀기도 하셨죠..자식한테는 아녔지만...
    전 그게 싫었었는데..남편은 증말 제 친정아버지랑 반대에요. 애들한텐 끔찍하고..저한텐 짜고..다른이에겐 합리적이고 부드럽지만 저한테만은 아니고...

    뭘 말하려했는지 몰겠지만...어쨌던 해외여행 다녀와서 남편의 거지같은 인성의 밑바닥을 보고..나도 그릇이 얼마나 작은지..저런 남자랑 살기엔 내 남은 인생이 너무 길구나 싶어 힘들어하고 있는 중이에요. ㅎㅎ 또 언젠간 극복되겠죠 휴..

  • 56. ㄱㄱ
    '16.8.17 5:56 PM (211.105.xxx.48)

    아녜요 이해해요 저도 결핍이 많고 남편도 결핍이 없지는 않은 사람이라 서로 바라는게 많더라구요 이대로 낳으면 안되겠가 싶어 아이 낳는건 미루고 우리 둘만 바라봤어요 논쟁하고 설득하고 이해하고
    여전히 부족하지만 이젠 아이를 가져도 되겠다 싶어요

  • 57. ㄱㄱ
    '16.8.17 5:56 PM (211.105.xxx.48)

    좀 어려도 성숙한 사람들 있고 세상은 다양하죠

  • 58. 원글님
    '16.8.17 6:29 PM (36.38.xxx.110)

    마음 감정이입이 됩니다
    갈등의 내용은 다르지만....
    결혼해서 10년 20년 30년을 한 남자와 살아내간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평생을 보며 참아야 하는 사람
    처음엔 조금 그렇다가 그 결점이 점점 심해지는 것도 참고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
    그것이 부부더군요
    저도... 20년 넘어 살면서... 그 사람의 작은 약점이 점점 더 커보이는 것을 대할 때,,,
    님과 같은 갈등을 참 많이 하게됩니다
    그런데 그 사람도... 나는 내가 결점인줄도 몰랐던 어떤 행동이나 생각이나 말을 보면서
    똑같이 거슬려하고 힘들어하고 있겠지요
    그래도 부부라서
    결국은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는데... 현명해야 할텐데요 우리 모두

  • 59. 원글님글과 더불어
    '16.8.17 7:03 PM (110.70.xxx.120)

    제자신도 님댓글로 많은생각을하네요 감사합니다

  • 60. ..
    '16.8.17 7:46 PM (121.181.xxx.127)

    한 사람과 30년을 살고 나니
    이 세상에 이해 못할 사람이 없어지네요
    우리 남편도 아마 나를 통해 진절머리나는 인간군상을 봤을거구요

    좋은 원글과 댓글들 감사합니다

  • 61. rolrol
    '16.8.17 9:54 PM (59.30.xxx.239)

    저도 불완전할 뿐인데 충고라고 댓글 다는 것이 모순같습니다만,
    오랜 세월 남편의 장점이 단점이 될 때까지
    원글님께서 원글에 언급했던 본인의 단점이 그걸 강화하는 원인제공은 없었나 잠시 생각해보세요
    부인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느라 남편의 섬세함이 잔소리로 더 강화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사람은 불완전한 만큼 또 늘 변화하기도 합니다
    당장에야 내 맘에 드는 사람으로 바꿀 수 없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또 새 마음으로 다음 10년의 세월을 서로 맞춰가는 또 과정으로 시작해보세요
    남편이 고치면 좋을 부분을 칭찬하시고 강조해주세요
    이번처럼 사진 찍는 사소한 일로도 화를 낼 때
    네 아빠처럼 자잘한 거에 신경 안쓰고 너그러운 사람이 화낼 정도면 오죽해서 그러겠니?
    남편 편 들어주시면서 너그러운 사람 자잘한 걸로 쪼잔하게 굴지 않는 사람으로 말해주세요
    한 번, 두 번, 세 번 계속하다보면 원글님 말이 진심이든 둘러서 날 비난하는 말인지 의심이 가든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원글님의 말 속에 뼈가 있고 비꼬는 뜻이 없다면요
    오래 살아서 서로 지치고 무던해졌을 때 다시 시작하는 것이 참 힘든 걸 알지만
    바꾸고 싶다는 생각하신다면 원글님부터 바꾸려는 뭔가를 시작하셔야할 것 같아요
    부부가 오랜 세월 서로 마주하고 살아왔다면 상대의 단점은 나의 단점만큼 쌓인 것인가보다 되돌아보고
    자식들 성장해서 떠나 보낼 이후 부부 둘만의 관계 정립을 위해 다시 시작하기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글 읽어보면 성찰하고 객관적으로 보시는 안목이 있으시니 잘 해나가실 것 같습니다

  • 62. 5년
    '16.8.17 10:24 PM (113.10.xxx.150)

    콩깎지 벗겨진 이후로 종종 느끼는 거지만... 결혼생활 정말 쉽지 않아요 ㅠ

  • 63. @@
    '16.8.17 10:34 PM (221.159.xxx.225) - 삭제된댓글

    이런글 쓰신분하고 마주앉아서 커피한잔 하고 싶습니다.
    남은 여행 즐거우시길..

  • 64. ㄱㄱ
    '16.8.17 10:38 PM (211.105.xxx.48)

    59.30 님
    나보다 못한 사람 없어요 원글님도 알아서 더 잘해나가실거예요 며느리 보시면 안되시겠어요 ㅠㅠ

  • 65. 유키
    '16.8.17 10:39 PM (218.55.xxx.59)

    비슷한 생각을 종종해요
    이해받고 싶지만 이해하기는 진짜 어렵죠
    이런 성찰이 있어 관계가 개선될 거 같아요
    힘내세요~

  • 66. 졸리
    '16.8.17 10:53 PM (58.142.xxx.49)

    부부관계 저장

  • 67. ........
    '16.8.17 11:14 PM (61.80.xxx.7)

    남편분이 아이들에게 버럭한 일을 보니 웬지 남편분이 원글님의 아버지와 많이 다르면서도 어떤 면에 대해서는 참 비슷한 점이 있어 원글님이 더 힘드시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저는 미혼인데 원글님 글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원글님 덕에 좋은 사색의 시간이었네요.

  • 68. 지혜로운 분
    '16.8.17 11:26 PM (68.174.xxx.175)

    동전의 양면 예로 드신 같은 부부님 댓글 너무 좋네요. 지혜롭고 많은 깨달음을 주는 글
    저장해서 힘들때마다 읽어 볼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원글 쓰신분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네요.
    너무 느슨한(?) 지독한것과는 반대되는 철두 철미와는 반대되는 남편과 살면서 이런 뭣(?)같은 남편말고
    다음 생애엔 지독하고 철두철미하고 완전 바른생활 남자 만나 봤으면 하는게 꿈이었는데......

    또 그렇게 완전 똑 바른 남편이랑 사는 친구는 그 점때문에 몸서리치는 거 봐서 동전의 양면 예로 드신 분
    처럼 어쩔수 없는 양면의 장단점을 인정하고 살아야 삶이 건강해 질거 같네요.

    간만에 좋은 원글,좋은 댓글 너무 좋아서 저장해 놓았습니다.

  • 69. 어쩜..
    '16.8.17 11:31 PM (218.48.xxx.67)

    요즘 저의 고민과 같아요..반대라 끌렸던 서로가 반대라 힘든 결혼생활이 되다니..다들 그렇게 사는듯해요..모처럼 많이 공감되는 글들에 위안이되네요..ㅎ

  • 70. ticha
    '16.8.17 11:36 PM (58.75.xxx.54)

    저장합니다.

  • 71. 00
    '16.8.17 11:39 PM (180.224.xxx.139)

    원글 댓글 다 어찌 이리 맘에 와닿게 글을 쓰셨는지...
    저도 최근에 남편 땜에 속앓이 하고 있는데
    내가 선택한 것이다~라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어요
    부부라는 것, 가족이라는 것 정말 쉽지 않네요

    모두 행복하세요

  • 72. ㅓㅓ
    '16.8.17 11:42 PM (211.36.xxx.71)

    장점이 단점이 되지않는 사람이 어디있나요? 원글도 마찬가지 일텐데

  • 73. 결혼 생활 20년
    '16.8.17 11:50 PM (119.193.xxx.229)

    큰 장점으로 느껴지던 남편의 듬직함과 그 한결같음이 요즘에 와선 저를 지루하고 답답하게 만든다는 사실에
    스스로 반성 중입니다. 객관적으로도, 주관적으로도 꽤 좋은 남편이었던 그 사람은 변함이 없는데..
    그렇다면 제가 변한 것일테니까요.
    제가 갱년기에 들어서면서 나타나는 심리적인 변화일테지요. 일시적일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해 봅니다.
    그런데.... 어쩜그리도 예측가능한 반응과 행동들을 하는지... 참 재미는 없습니다. ㅎㅎ

  • 74. 다키니
    '16.8.18 12:02 AM (118.32.xxx.239)

    아무것도 정답은 없다....

  • 75. ..
    '16.8.18 12:56 AM (220.118.xxx.236)

    윈글님, 댓글다신분들 글이 참 좋아요.
    천천히 읽어볼께요.

  • 76. 그린tea
    '16.8.18 1:00 AM (110.46.xxx.63)

    장점이 단점이 되었다면, 단점이 장점이 되었을수도 있지않을까요..
    저도 배우고 갑니다.^^

  • 77. 대화
    '16.8.18 4:40 AM (114.201.xxx.155)

    대화가 중요한 거군요. 몇 년 안되는 결혼 생활에도 답답할 때가 있는데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 서로 대화하며 맞춰가며 살아야하겠죠.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글과 댓글들이네요. 감사합니다.

  • 78. 하루하
    '16.8.18 4:52 AM (180.66.xxx.238)

    좋은글 감사합니다

  • 79. 좋은글감사
    '16.8.18 5:41 AM (223.62.xxx.85)

    어제 굿헌팅 보고왔는데 영화에서 나와요.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그 불완전을 채워줄 다른 사람을 만나 완벽해질수 있다.
    남편아 못가진 자상함과 너그러움을 원글님이 가지고 있으시면 아이에게 해주세요. 엄마 아빠 모두에게 받지 않더라도 한쪽에서라도 받으면 되니까요.
    성격 깔끔한데 잔소리 안하고 돈잘벌고 능력있는데 일찍 퇴근하고 가정적이고 이런거 불가능하잖아요.
    나부터도 당장 맛난거 맘대로 먹고 날씬하기 불가능하듯이요.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다는거 인정, 그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내가 어떻게 보아주고자하는 내마음 내욕심의 문제이지 세상엔 절대적으로 옳은것 그른것은 없다, 만약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내 마음이 지옥인채로 평생 살다 죽게될거라는 점.
    그래서 나이가 들면 기억력도 희미해지고 건강이 나빠짐을 경험하면 아 부질없구나 인생의 많은 것들을 다른 관점에서 다시 돌아보게 되는것 같아요.

  • 80. vch
    '16.8.18 6:16 AM (110.70.xxx.36)

    통찰력있게 잘 정리하시고
    담담히 잘 쓰시네요
    관계의 틀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멋지십니다
    유럽여행 잘 다녀오세요

  • 81. ..
    '16.8.18 6:28 AM (219.251.xxx.254)

    가족이 함께 여행하다보면 집에서랑 다르게 오랜 시간 같이 있다 보면 부딪히게 되더라구요

  • 82. 알리사
    '16.8.18 9:31 AM (223.62.xxx.46)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글이라 저장합니다.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1548 쇼핑왕 루이 서인국 먹방 19 우와 2016/09/30 4,032
601547 3학년 되니 다들 오락을 하네요? 안녕사랑 2016/09/30 356
601546 정형외과 소개부탁드립니다 급 3 아기사자 2016/09/30 997
601545 유투브에서 아이들 영어 프로그램 추천해주세요 2 자동차 홀릭.. 2016/09/30 672
601544 월남쌈의 고수님, 도와주세요!! 6 감사요 2016/09/30 1,379
601543 시판 동그랑땡으로 갈비만두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3 ㅇㅇ 2016/09/30 592
601542 대입 정시쓸때 가,나,다군이 다 일정이 다른가요? 4 궁금맘 2016/09/30 1,003
601541 아이허브 1 ... 2016/09/30 378
601540 생각이 너무 깊으면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나요? 7 생각 2016/09/30 1,402
601539 며칠전 너무웃겻던글 ㅋ 15 666 2016/09/30 5,380
601538 30대 후반 부부 내집마련 고민입니다. 7 ㅇㅇ 2016/09/30 1,849
601537 그런데 82툭 게시판 그 재미로 하는 거 7 아닌가요? 2016/09/30 833
601536 반전세 계산좀 봐주세요 ~ 3 .. 2016/09/30 697
601535 건성이라 촉촉번들거리는 화장만 했는데 파우더 팩트를 바르래요 3 ... 2016/09/30 2,172
601534 스팀다리미 구입후 처음사용하는데 그냥 사용해도 될까요? 1 다리미 2016/09/30 582
601533 남편의 편지 3 아까 2016/09/30 1,424
601532 김영란법에 의하면 교사가 학생 사주는 것도 걸리나요? 11 .. 2016/09/30 3,170
601531 혼술남녀 배꼽빠져요!! 9 .. 2016/09/30 3,281
601530 카톡에서 연 문서가 이메일로 안날라가요 2 아이패드 2016/09/30 466
601529 집에 김이 너무 많은데 뭘 해먹어야 할까요 16 김천국 2016/09/30 2,508
601528 회사 일이 많지가않아 타부서 업무 하는경우요 1 ... 2016/09/30 425
601527 애정결핍에서 벗어나고 싶어요(성인아이에서 성인으로..) 16 가을 2016/09/30 5,225
601526 학원안보내고 가르치는 방법좀요. 5 중1수학 2016/09/30 1,183
601525 힐링 되는 음악요 1 유기농 2016/09/30 390
601524 내사랑 82쿡을 위해 원글 지움니다. 35 쿨한걸 2016/09/30 3,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