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돌안된 여자아이 키우는 워킹맘이에요.
요즘 아이가 열감기인지 밤마다 열이 오르락내리락해서 3-4일 잠을 못자서 계속 피곤하고
또 열이 언제 오를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아이를 계속 어린이집에 보내야하는 상황에
그날까지 겹쳐 엄청 예민해져있었는데 겨우 아이를 재우고 나오니 평소보다 더 늦은 11시정도였어요.
그 시간까지 나는 샤워는 커녕 세수도 못 한 상태였으니 몸은 천근만근...
언제 머리는 감고 말리며 이것저것 정리하고 빨래 돌리고 자나.. 이런 생각하면서
거실 소파에 누워 올림픽 보는 남편에게 아이 장난감이라도 정리좀 하지~
라고 하고보니 갑자기 너무너무 서글퍼지더군요.
지금 내가 뭐하는 짓인가...이게 잘하는건가... 갑자기 울컥해지는데
결국은 앉아서 내가 다 정리하고...
도우미아줌마는 오늘도 내가 말안했다고 음식물쓰레기도 안버리고 간게 걸려서
그거까지 챙겨서 내려가 버리고 오니 남편은 올림픽보다가 자러 들어간 후 였네요.
그때 쯤 방에서 아이가 기침하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평소엔 한두번 기침하다가 다시 잠드는데 어젠 결국 기침하다가 토해서
방문열고 들어가보니 남편은 아이를 안고 저만 열심히 부르길래 들어가서 정리하고
이불이며 베게커버며 주변에 있던 다른 것들까지 세탁기를 2번은 더 돌려야 하는 양의 것들을
다 걷어내는데 눈물이 알수없이 막 터지기 시작하더라구요.
근데 에라 모르겠다~ 엉엉 울어버렸네요.
한달내내 야근하고 출장다니고 바쁜 남편을 대신해서 그래도 다 내가 해야지 하는 맘으로 살고 있고
남편마음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하고 배려해주는것도 알지만
어제는 감당안되는 서러움과 서글픔때문에 그냥 목놓아 울어버렸어요.
늘 아이는 내몫이고, 새벽한두시나 되어야 눕는 난 늘 쪽잠자가며 출퇴근하고,
아이봐주는 아줌마는 정말 센스가 부족한데 아이가 좋아하니 나는 결국 약자가 되어가고 있고...
남편은 항상 바쁘다는 이유로 간섭도 안하지만
못도와주다보니 집안에 관한 모든건 내차지가 되었고...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되나 싶은게 이런저런 짜증이 갑자기 폭발을 했어요.
그걸 지켜보던 아이도 울음이 터졌네요. 아이앞에서 절대적인 존재여야할 엄마가 목놓아 우는 걸 보게해서
너무 미안해 결국 잠도 잘 못잤네요...아이가 많이 놀랐을텐데 너무 걱정이 됩니다.
남편은 새벽부터 이 상황에도 운동을 갔고, 아침에 미안하다고 주절주절 카톡이 와있네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나였다면 뭔가 이상항 기류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아 운동도 못갔을텐데
자기관리가 철저한 남편은 역시나 가는구나 서운한 마음이 들긴 했네요.
이런 적이 처음이니 남편도 적잖이 놀랬겠지요.
제 스스로 멘탈과 체력이 강철이라 믿고 사는 사람인데 저도 별수없이 무너지네요...
평소 사이도 좋고 별 불만없이 지내고
집안일이나 필요하면 사람 더 쓰고 할 여력도 되지만 그것 역시 제가 별로 맘이 편치않아
이렇게 강행해오다보니 힘들땐 주저앉게 되네요.
오늘아침에 일어난 아이가 한다는 말이...가슴이 너무 아팠네요.
"내가 말 안들어서 오늘도 어린이집 가야돼?" 이러는데
아이가 말을 안들어서 엄마인 제가 울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싶어요.
머리가 종일 무겁네요...
오늘도 가서 많이많이 안아줘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