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부부가 아주 바쁜 맞벌이 부부에요
출퇴근 이모님 계시지만, 둘째가 아직 어려서 같은 단지사는 친정 부모님이 많아 도와주세요
저도 같은 단지에 살고, 저도 맞벌인데 저는 그렇게 안바쁜 맞벌이에요 (남편이 두배로 더 바쁨ㅠ)
저흰 애 하나고, 아무리 안바빠도 그래도 맞벌인데 가끔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보통 두달에 한번정도 아이 하원을 도와주셨었어요 (동생네는 거의 격일로 가세요)
저랑 동생이랑 사이 좋아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도와주시는 정도가 달라도 각자의 사정이 다르니 당연한거라고 생각해왔어요
친정근처에 살고, 사위들이 살갑고, 부모님께 도움도 받기 때문에,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모여서 부모님께 식사대접을 해요
사실 이것도 따지자면 왜 같은 금액을 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생각해왔어요
근데 얼마전에 친정부모님이 제게는 농담반진담반으로 "용돈 줘야지" 라고 하시는데 동생에게는 한번도 안했었다는걸 알았어요
그리고 격일로 가는 동생네와 두달에 한번 도와주시는 저희집을 똑같이 신세지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는걸 알았어요
지금 저는 일체의 부모님에게서 받았던 아주 사소한 도움도 끊었고 이모님을 구했어요
사실 이모님을 구할 정도로 남의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아서 처음에는 아깝고 속상했는데, 막상 지금은 진작 구할껄 생각해요
친정부모님은 제 육아방식을 무시하셨었기 때문에 그게 힘들었었는데, 이모님은 오히려 깍듯하게 대해주셔서 멘탈 위로받는 느낌까지 있어요
지금은 한달에 한번 친정 모임도 안가요
원래는 남편이 장기간 외국출장 갔다가 귀국한 날에도 저녁에는 친정가고 그랬는데, 이제는 일체 안해요
명절과 생신만 챙깁니다
처음에는 신경도 안쓰시던데, 이제 몇달 지나니까 슬슬 부모님께서 이상한 감을 느끼시나봐요
얼마전에 처음으로 "반찬 해다줄까?" 라는 전화를 받았어요 ㅎㅎ
(제가 임신하고 입덧해서 힘들때도, 신생아 키울때도 한번도 먼저 도와주신 적이 없었어요)
물론 정중하게 거절했어요
사실 제가 시댁복이 없어요
그래서 늘 남편이 제게 미얀해했어요
전 그런 남편에게 "처가 부모님도 부모님이야. 자기 부모님이라도 편하게 생각해" 하면서 남편을 위로했었죠
소소하게 도와주고 힘이 되는 친정을 가진게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근데 이번일로 이젠 으쓱할 일도 없게 되었어요
남편은 진중한 사람이라 함부로 내색하지 않고, 속상해하는 제게 그냥 묵묵히 이모님을 구하고도 남을 금액의 돈을 생활비로 추가로 줬어요
남편에게 고맙고, 그래도 편하게 의지할 사람이 남편이라도 있는게 어디냐 싶다가도
편하게 의지할 친정이 있는 분들이 참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