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더운데 제 하소연이네요. 더불어 전세입자들도 이런 경우도 있다고 알아두십사...
2년 동안 전세가 억 단위로 올랐어요. 지난달 미리 재계약을 했고(주인이 멀리 살아서), 재계약한 날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도 받아오고, 오늘 이리저리 대출 끌어모아 주인에게 돈을 보내기로 한 날이에요.
이른 아침, 마지막으로 한번 더 확인한다고 대법원 사이트에서 등기부등본 변동 없는지 조회를 했어요. 문제 없었고... 확정일자 확인시스템이 있길래 내 확정일자 잘 올라가 있나 보려고 일부러 500원 결제까지 해서 봤어요. 근데 확정일자가 2년 전에 처음 받은것만 있고, 인상된 전세금에 대한 내용이 없어요.
요새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온라인으로 확정일자도 다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시스템이 잘 돼 있어요. 한달 전에 주민센터에서 받은 내용이 여직 확인이 안될리가 없으니 이거 무슨 일인가 싶었죠. 아침 9시부터 주민센터로, 대법원 민원시스템으로 전화 넣고 알아보느라 분주했어요.(그 사이 주인에게 돈도 못보내고 저혼자 애태웠죠. )
주민센터 담당직원은 자기네 전산 시스템엔 제대로 처리돼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인터넷등기소 콜센터 직원은 우리쪽엔 정보가 안잡힌다, 국토부 사이트엔 올라가 있는거 같은데 아마 주민센터가 잘못 했을꺼다 서로 잘잘못을 미루는 상황이 하루 종일 계속됐지요. 수십통의 전화가 오갔어요.
결국 오후 4시 인터넷등기소 직원과 주민센터 담당직원이 서로 통화하게끔 제가 연결해 주었어요.(아니 이걸 자기들끼리 왜 확인을 못하고 가운데서 민원인이 양쪽 직통번호까지 알려줘가며 해야 하는지...) 그 와중에 지난달 제 확정일자를 처리한 담당자(서류에 써 있는 공무원 이름)를 물어보니 주민센터에서도 모르는 사람이래요(유령 공무원??). 정말 총체적 난국이더군요.
(잠깐, 전세계약서에 주민센터에서 받은 도장과 등부번호 있으면 법률적으로 확정일자는 유효한 거래요. 알지만 오늘 같은 상황에 놓이니 살짝 불안하지요.)
이러다 공무원들 퇴근하겠다 싶은 방금 전 시간에... 주민센터 직원이, 주민센터 확정일자는 지난달에 잘 올렸는데 본인 실수로 결재 절차를 빠트려 등기소로는 오늘 밤에나 넘어가게 된데요. 이제 갓 발령이나 났을 법한 어리고 여린 목소리의 여직원이, 정말 죄송하다고 잔뜩 주눅들어 사과하는데... 이거 뭐라 화도 못내고 따지지도 못하겠고, 참 그러네요. 하루 종일 회사업무 틈틈이, 애태우며 이리저리 전화 돌리느라 바빴던 나는 뭔가... 그렇다고 저 말단 공무원에게 무슨 화풀이를 할까. 아까 대법원등기소 콜센터 직원은 나한테까지 짜증을 내서 덩달아 같이 목소리를 높였건만...
더운데 더 열받는 하루였어요. 맥이 빠져 퇴근할 기운도 없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