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 엄마 고생 많이 하셨어요.. 성격 뭣같고 능력없는 남편 만나 맘고생 몸고생 죽어라 해오셨지만
자식들 땜에 참고 참아 오늘까지 오셨네요. 저는 엄마에게 참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효녀인 장녀인데요,
제가 효녀가 된게 엄마가 불쌍하고 고마워서도 있지만 일찌감치 동생들에게 치여 밀려난 관심 순위에
대한 발버둥(?)으로 나이 들어서도 엄마의 애정을 갈구하는 목적에서 효녀가 된 거 같기도 해요.
그런 제가 임신을 했는데요, 엄마도 임신이란 걸 해본지 너무 오래 되서 그런지 몰라도, 임신 초기라 체력도
컨디션도 좋지 않은 저에게 동생들을 위해 운전을 해달라는 요구를 두번 하셨어요(두 번 다 왕복 2시간 거리)
제가 안된다고 해서 그걸로 끝나긴 했지만.. 별생각없이 제 컨디션을 다 이해하지 못하시고 하신 말씀이실 수도 있는데 뭔가 너무 서운하더라구요ㅎㅎ 나도 엄마 자식인데 너무하는거 아니야..? 하는 생각?ㅎㅎ
엄마도 받기만 하시는 분 아니고 늘 저의 정성에 대해 성의 표현 하시고 없는 형편에 몸으로 떼워서라도 자식사랑
표현하시는 분인데 나이가 들어서 총기를 잃으셔서 그런건지.. 제가 임신초기라 호르몬 땜에 예민한건지..
제 효심을 잘 아는 남편이 친정엄마랑 좋은 시간 보내는데 쓰라고 용돈을 넉넉히(?) 주고 있어요.
제 용돈으로 저를 위해 단 한번도 쓴적이 없어요. 전부 엄마 옷사주고, 가방사주고, 마사지 끊어주고.. 좋은데 모시고 가고..
올 가을에는 베트남 여행까지 제가 예약해드렸네요.
서운한 일이 두어번 있고 나니 제가 엄마한테 주는 마음이 좀 부질없게도 느껴지고....
차라리 평소에 갖고싶지만 꾹꾹 마음 눌러놓았던 나를 위한 사치품이나 살까.... 하는생각도 들고......
그래도 엄마가 자식들 위해 희생한 시간, 맘고생이 얼만큼인데 겨우 이정도 갚아놓고 이런 일로 등을 돌리네마네
하는 제가 참 못난건 아는데............. 임신 호르몬 때문이라고 믿고싶네요 ㅠㅠㅠㅠ
딸가진 어머님들.. 저 좀 채찍질 해주세요^^ 엄마한테 마음 다 잡고 더 잘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