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가 만들어놓은 ‘여당도 영남, 야당도 영남’인 시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도 강남, 진보도 강남’인 시대에 들어온 이후로 나는 소위 주류 진보언론을 믿지 않는다. 물론 조중동 등의 기성 보수언론에 대한 불신 또한 당연히 그대로다.
이건희 동영상인지 하는 영상물이 나도는 모양이다. 나도 그걸 대충 봤다. 이건희 회장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건희의 여인’들이 궁금해서였다.
보고 난 느낌은 괜히 봤다는 거다. 몰래카메라 속에 등장하는 이건희의 여인들은 하나같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까놓고 말해서 변두리의 싸구려 단란주점에서 일하는 업소 아가씨들도 그보다는 예쁘겠다. 한 가지 느낌을 추가하자면 온오프를 망라한 우리나라의 진보매체들도 썩은 고기를 즐겨 먹는다는 하이에나의 반열에 드디어 들었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지금은 생사 여부조차 불분명한 이건희 저격해서 이재용의 세습체제가 흔들리겠나? 아니면 박근혜 정권의 위기가 심화되겠나? 하다못해 사드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더욱 고조되겠나? 한마디로 무의미하다.
삼성이 참여정부를 등에 업고, 또는 참여정부가 삼성을 등에 업고 대한민국이 막가던 시절에 강남좌파로 대표되는,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가 쌍끌이 하는 한국의 진보언론은 거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러한 잘못된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정론직필에 노력하기는커녕 참여정부에 기대어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광고들 수주하기에 바빴다.
얼마 전 코미디 한 편이 연출되더라. 한겨레신문이 김근태가 그립다는 기사를 갑자기 올린 것이다. 김근태가 그렇게 그리운 인간들이 참여정부 최고존엄을 필두로 한 친노세력이 김근태를 이근안보다도 나쁜 놈이라는 식으로 마구 물어뜯었을 때 왜 그렇게 조용히 입 다물고 있었나? 우리 솔직해지자. 현재 온갖 고상한 척 깨끗한 척을 하고 있는, 문재인 주변에 똘똘 뭉쳐 있는 주류 진보라는 자들은 김근태가 빨리 무력화되어야 참여정부 최고존엄에게 이롭다는 식의 천박한 정치공학적 사고를 하면서 김근태의 비극적 몰락을 은근히 즐겼다.
엊그제 「말죽거리 잔혹사」의 절정을 이루는 장면을 오랜만에 봤다. 권상우의 저 유명한 명대사를 빌려 간만의 페이스북질을 시원하게 마무리하련다.
“대한민국 진보언론 zot까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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