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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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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잘 살고 있는걸까요??

alone 조회수 : 1,718
작성일 : 2016-07-20 15:51:23
조고각하
늘상 너의 발 밑을 돌아보라

신해행증
믿고 이해하며 실천하여 마침내 깨달음에 다다르라

강을 건너기 위한 배를 구하지 못했다 하여 좌절해야 하는 것일까
이 강을 건너야 하는 이유 조차도 알 수 없는 것인데
누군가 건너 가기 때문에 나 또한 마땅히 건너 가야 하는 게 옳은 일일까

나를 받아 들이기 위해 타인을 이해 하는 것
타인을 알기 위해 나를 돌아 보는 것
평생을 따라다니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숙제가 오늘따라 아주 버겁고 어렵기만 합니다
나 혼자 잘 살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도 아닐진데 존재의 이유가, 가치가 불분명해지는 날들은 때로 참 아프고 슬프고 마음이 고단하기까지 합니다

옳고 그름 사이, 정제되지 않는 말들의 무수한 스펙트럼, 그 어디쯤에 유토피아가 있을거라 믿어요
삶이라는 건 그 유토피아를 찾아 나서는 여정, 그러나 그 유토피아는 내 눈에 들어올 수도 내 마음에 들어올 수도 혹은 그렇지 않을 수도, 혹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도...

trust yourself
believe yourself
but, not for self


가치관의 대립, 감정적 동요의 차이, 정서적 공감의 불합치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인데
그저 나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빗대어 흐르는 물처럼 얘기한 것인데 받아들이는 입장은 늘 천양지차

불협화음도 화음이라면 슬픈 것이군요
제가 메아리라고 보낸 것이 상대방에겐 그저 고성일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한 제 잘못이에요
조언이랍시고, 충고라고 내뱉았던 알량한 낱말들이 비수로 꽂혔을 뭍사람들에게 미안해지기까지 하는 걸 보니 요 며칠 저는 암흑이었나봅니다

하지만 이 암흑도 시간에 희석될테고
모든 것은 지나가겠죠



칼에 손을 뗀 지 한 달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원래 집에선 요리를 잘 안 해요 작업 환경이 바뀌는 탓도 있지만 집에서까지 손에 물 닿고 하고 싶지가 않아서인지
주로 시켜 먹거나 엄마가 해 주신거에 밥 먹거나 라면 먹거나 뭐 이 정도죠
그러다보니 음식에 관한 생각도 많이 줄었습니다

매일같이 어떤 요리를 만들어 사람들에 대접할까 궁리하는 나날이었는데
갑자기 고무줄이 튕겨 나가듯 저는 그 어떤 요리도 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축적된 스트레스가 굉장했나 봅니다
아니 어쩌면 요리를 하는 일이 임시 방편적인 스테레스 해갈 작업이었는지도 모르죠

저에게 음식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체였는데 순식간에 그것이 없어져버리니
덩그러니 저 혼자 남았네요
혹여나 나쁘다, 외롭다, 속상하다 이런 얘기 아니니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그렇더라고요
대단한 것 같지만 대단하지 않은 것들,
사람들은 쉽게 열광하고 금방 잊고 새로운 것에 금세 또 적응하죠
이제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죠

김민희와 홍감독의 스캔들이 파장을 일으켜 연일 연예계가 시끄러운데
고현정이 그 감독과 영화 작업을 일화로 한 인터뷰가 새삼 대두되더라고요
그 중 다음 내용이 참 흥미로웠어요

제가 결혼생활 중에 깨달은 게 있어요. 아, 거짓말은 매끄럽게 잘 들리는구나. 알겠는 거 있잖아요. 딱 들었을 때, 그냥 “아,그렇죠 예, 예~.” 하는 한 점의 의문이 안 생기는 그런 순간이 있는데, 그건 나중에 보니 막이 들어가 있는 거였어요. 그런데누가 진짜 자기 생각을 얘기하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면서 재밌어지고. 그래서 저도 어느 순간부터 정리는 안 돼있지만, 제 생각을 얘기해야 된다, 라는 걸 알게 된 거지요

고현정의 말처럼 제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지 모르겠지만
거짓말은 결국 보인다는 것
투박하지만 별 것 아닌 것 같은 진실과 진심이 결국엔 통한다는 것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그걸 아무도 모를 뿐
제가 서른 넷, 비교적 남들과 다르다면 다른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낀거예요

장사를 하면서도 그 외적인 만남에서도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나왔어요
사람들에 치여 살았다고 해도 될 정도로요
친구들도 많고 지인들도 많고 늘 사람들이 부대끼는 삶이었는데 정작 내가 원하는 건 그런 삶이 아니었어요
소모적인 만남과 피상적인 얘기에 환멸감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요즘은 사람들 만나는 게 많이 지치고 말을 하는 것에 부담감을 많이 느껴요
집에 있으면 말 한 마디 안 하고 지내는 터라 어휘력까지 떨어질 정도예요

하지만 보이는 게 믿는 것이라고 했던가요?
sns를 통해 보이는 허울뿐인 저를 보고 괜찮은 사람인 줄 알고 다가옵니다
예전엔 괜찮은 사람인 척 가식 쩔게 연기하고 시크한 척 쿨병 풍기고 다녔는데 그럴수록 내면은 공허해지죠
그러다보니 정말 건조한 사람이 되었어요, 고착화 된거겠죠 쿨몽둥이로 좀 맞아야겠어요;;
사교성이 좋아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는 편인데
사실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저에게 주는 관심과 사랑을 다 받지 않으려해요, 저는 그만큼 다 줄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사소한 기대가 주는 기쁨을 동등하게 유지 못한다면 상대방은 얼마나 서글플까요
관심받고 사랑 받는건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인지 때때로 고통으로 다가 오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 싶지 않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고 싶지도 않아요
성정상 그런 사람도 못되거니와 나이 먹을수록 저의 아집은 더 강해지겠죠
다만 혼자임이 편한 날들이 길어져서 혼자인 내가 당연시 되어버리는 건 아닌가
사회성 결여된 사람으로 외딴 섬에 고립 된 채로 앞으로의 삶을 마주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주절주절 해 봤어요

독주가 마시고 싶군요






IP : 58.227.xxx.20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읽었어요
    '16.7.20 3:53 PM (124.49.xxx.61)

    멋진분 같아요

  • 2. ///
    '16.7.20 4:05 PM (210.207.xxx.21)

    저도 같이 일하는 사람과의 성향적이 차이로 오는 스트레스로 고민이 많은데..
    잘 읽었습니다. 생각이 깊으신거 같아요.
    문득 문득 스트레스가 밀려올때 / 자꾸 생각해요.
    오늘하루를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보낼까...
    여기에 집중하자..그사람 생각에 매여 내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자꾸 되뇌입니다.

  • 3. .....
    '16.7.20 4:23 PM (121.152.xxx.239)

    길고 정신없는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네요~

    이렇게 뭔가 생각하고 스스로에 대해끊임없이 물음을 던지고
    나는 어떤 사람이면 또 타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좋아요.

    고현정말처럼 내 생각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도 좋구요.

    저도 생각중입니다. 사람사이에 치이면서, 상처받고 상처주면서 차라리
    좀 떨어져 볼까? 도 생각하고..

  • 4. Qqq
    '16.7.20 6:52 PM (121.139.xxx.34)

    긴 글이 단숨에 읽히네요

  • 5. alone
    '16.7.20 7:16 PM (58.227.xxx.208)

    생각이 깊은 건 잘 모르겠지만 많아서 병인 것 같아요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그 알 수 없는 미궁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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