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라 나이틀리,제임스 맥어보이 영국 배우들이 열연한
가슴 아픈 슬픈 영화 어톤먼트....
2008년 개봉이니 꽤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보고 영화의 원작소설 이언 맥큐언 <속죄>도 사서 보았었죠.
여름이라 문득 책장에서 그 책을 보고 다시 읽어보고 영화도 보는데,
이 소설 자체가 마치 실화 같아요. 소설 같으면 억지로 꾸며낸 작위적인 해피엔딩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 소설은 마치 현실에서 일어난 일 처럼 느껴지는 게 결말이 허무하고 슬프기 때문일까요?
어쨌든 다시 읽어보고 놀란 것은, 소설 배경이 1930년대인데 미성년자 강간 처벌이 꽤나 무겁다는 겁니다.
작가가 유명한 영국 소설가이니 그 당시 사료 조사는 충분히 했을 거예요.
부유한 교외 저택에서의 손님을 초대한 저녁 식사 모임에서 서로 막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두 남녀-키이라 나이틀리가 분한 세실리아와 로비....
그리고 세실리아의 오빠와 오빠의 지인인 아모초콜릿 개발자 폴 마셜....(2차 세계대전 전쟁 때
군대에 아모초콜릿을 공급해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되죠)
사촌 동생 쌍동이 형제들이 없어져 어른들이 찾으러 나가고 그 사이 형제들의 누나인 롤라(12~13살쯤)
가 어둠이 깔린 넓은 정원과 수풀에서 어른 남자에게 성폭행 내지는 강간을 당합니다.
과연 누가? 세실리아의 여동생 열살짜리 꼬마 브리오니는 언니와 로비 사이의 어른의 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가 목격한 둘 사이의 은밀한 장면들을 부풀려 오해함으로써 강간범이 로비라고, 자신이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증거로 로비가 세실리아에게 쓴 성적인 표현이 담긴 편지까지 경찰에 줍니다.
어린애 한 사람의 말과 편지만으로 무고한 로비가 죄를 뒤집어쓰게 되는 게
과연 그럴까? 싶지만 DNA수사도 없던 옛날 시절이니 그런 일도 비일비재했을 듯....
더구나 부유한 집안 출신들 중에 로비 혼자만 케임브리지 학벌이긴 해도 세실리아 집안의
집안일 파출부 아들이라는 ...신분 차이도 한 몫했을 듯요.
로비는 미성년자 강간범으로 4년간 감옥에 있다가 전쟁이 터져 전쟁갈래? 감옥 있을래? 둘 중
전쟁에 나가 군대 가는 걸 선택하지요.
한국은 미성년자 강간해도 짧게짧게 복역하고 나오던데, 1930년대 옛날 영국인데도
상당히 처벌이 무겁네요.
롤라보다 더 어린 아이에게 강간뿐 아니라 신체에 치명적 위해까지 가한 조두순이 나왔는지, 곧 나오는지
2016년 한국이 1930년대 영국보다 더 못하네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다시 소설, 영화로 돌아가서 강간범은 초콜릿 개발자이자 집안도 좋은 폴 마셜입니다.
롤라도 그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말하지 않고 둘은 엉뚱한 사람을 죄 뒤집어씌워 감옥으로 보내 놓고
전쟁 중 군인들 비상식량 군용식량으로 초콜릿을 팔아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잘 먹고 잘 삽니다.
롤라는 강간범 폴 마셜과 결혼하지요.
그 당시에도 여자들이 강간범과 결혼을 했군요. 1960년,1970년대 한국에도 그런 일이 많았죠....
죄를 뒤집어쓴 로비는 전쟁에서 엄청나게 고생하다가 연인 세실리아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채
(슬픈 연인들은 편지만 주고받습니다) 패혈증으로 사망, 세실리아는 1940년 런던 밸엄 지하철역
폭격으로 사망.....
폴 마셜 부부는 승승장구, 브리오니는 죄책감으로 간호사 일을 하며 죄를 씻어 보려고도 하고
실명으로 된 소설책을 써서 진실을 밝히려고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