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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주인 아저씨가 너무너무 좋으세요...

망이엄마 조회수 : 5,099
작성일 : 2016-07-14 22:39:29

투룸에 대학교 1학년 때부터 9년째 사는데요.
처음에 허락받고 키우기는 했지만 저희 개가 너무 짖어서 요주의 인물로 찍혔거든요ㅠ 거의 쫓겨날 뻔 했어요...
그 뒤로 피나는 훈련으로 짖는 건 고쳤지만 주인아저씨 보기 민망해서 쥐죽은 듯 살았어요
그러다 최근에 길냥이 두마리까지 업어와서 눈치보고 살았어요...냥이들이 조용하긴 하지만 안 좋아하실 것 같아서...

그러다가 에어컨이 고장났는데 97년식이라 부품이 없을 것 같더라고요. 차마 바꿔달라고 말을 못 했어요.
이 집이 9년전부터 투룸인데 22만원 고정이었거든요.
원래 사글세였는데 저 졸업하고 집에서 지원이 끊겨서 가격을 올리더라도 혹시 월세로 돌릴 수 있냐니까 만원도 안 올리시고 12개월로 나눈 금액만 받으시더라구요
그 뒤로 쭉 고정. 새로 들어온 옆집은 30만원 넘게 낸다는데 전 너무 싸게 쭉 살았네요.
차마 이거까지 고쳐달라기엔 양심이 없는 것 같아 제돈으로 바꾸려는데
혹시 리모컨 문제인가 싶어서 리모컨 빌리러 잠깐 갔어요.

저기...에어컨 리모컨 좀 빌릴 수 있을까요? 하니까 무슨 일이냐고 물으시더니 막 웃으면서 에어컨 새로 바꿔 주신대요.
집주인이 당연히 바꿔 주는 거라고...

아뇨ㅠ 만약 에어컨 고장났어도 제가 바꿀게요ㅠ 하니까 괜찮다면서 아주머님과 집에도 와 보시더니 리모컨으로 정상작동 되는 거 보시고 ㅡ리모콘 문제였네요ㅡ
97년식이면 너무 낡았는데 그냥 바꾸라시네요.
아니라고 극구 사양하고 두분 보내드렸는데 전화 오셔서 리모컨 값 주신다고...
됐다고 제가 고장낸 거니까 제가 사는 게 당연하다니까 그럼 월세에서 빼겠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아주머님은 고양이 보고 혼비백산 하시고 무섭다고 가셨는데 키우지 말란 말은 없으시네요ㅠ
참 요새 갑질이네 뭐네 난린데 이런 집주인도 있어서 감동이에요ㅠ
수박 한 덩이 사가야겠어요...
IP : 182.227.xxx.10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뜨시고좋아라
    '16.7.14 10:43 PM (116.127.xxx.191)

    천사끼리 만나서 다행입니다^^

  • 2. ..
    '16.7.14 10:46 PM (114.206.xxx.173) - 삭제된댓글

    복이 많으시네요.
    님이 착한 세입자신가봐요.

  • 3. ...
    '16.7.14 10:46 PM (220.126.xxx.20)

    헐.. 집주인이 보살님 ...;; 저도 같은 세입자처지지만요 ㅋㅋㅋ

  • 4. ...
    '16.7.14 10:47 PM (221.160.xxx.140)

    주인 입장에선 9년이나 살아준게 고마운 거예요
    월세 안밀리고
    도배 장판 안해주고 복비 등등요

  • 5. 망이엄마
    '16.7.14 10:48 PM (182.227.xxx.106)

    도배장판은 나갈 때 다 해놓고 나가려고요ㅠ 쥐죽은듯 살아야겠네요

  • 6. 집을
    '16.7.14 10:49 PM (112.173.xxx.168)

    세를 주더라도 저런 맘으로 주면 복을 받지요
    집 없는 사람에게 도움 준다 이런 생각으로..
    저런 주인들은 세입자 편의도 잘 봐주더라구요.

  • 7. ..
    '16.7.14 10:49 PM (1.243.xxx.44)

    제 동생 가게하는데,
    가게 연 그해부터 집주인 집에 명절에 선물 싸들고
    찾아갔대요.
    30억 건물 주인은, 여태껏 자기를 찾아와준 세입자는
    첨이라고..
    가게 할 동안은 세 안올리겠다고.
    여태 6년 넘도록 월세 그대로 입니다.
    돈 많이 벌어 건물 사라 했대요.
    자기 하기 나름이예요.

  • 8. ....
    '16.7.14 11:05 PM (121.162.xxx.70)

    주인도 주인이지만
    저렇게 해준다고 고마운줄 알고 폐끼치지 않으려는 원글님 마음도
    이쁘네요 ㅠ 과일 사가면 좋아하실것같아요

  • 9.
    '16.7.14 11:09 PM (121.167.xxx.114)

    좋은 사람들끼리 서로를 더 고마워하며 사니까 이런 일도 있나봐요. ^^

  • 10. 한편의 웹툰
    '16.7.14 11:19 PM (125.185.xxx.178)

    흐뭇합니다.
    힐링하고 갑니다.
    그리고 줌인줌아웃에 고양이하고 강아지 사진도 올려주세요.
    아님 자게에 그녀석들 글이라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 11. 흐뭇
    '16.7.14 11:43 PM (99.247.xxx.61)

    주인 아저씨도 좋으시고,
    원글님도 참 좋으시네요.
    빛나는 앞날 되길 바래요:)

  • 12. 망이엄마
    '16.7.14 11:54 PM (182.227.xxx.106)

    하핫ㅋㅋ글올렸어요ㅋㅋ

  • 13.
    '16.7.15 12:42 AM (175.212.xxx.106)

    흐뭇하네요~~

  • 14. 그래도
    '16.7.15 7:49 AM (121.166.xxx.153)

    맘 좋은 주인과 예쁜 세입자라 조기 좋네요.
    그래도 사람 일은 어찌될 지 모르니 그 집에서 나가야 할 때가
    언제라도 올꺼예요. 세를 싸게 살던 사람은 같은 돈으로 같은
    조건의 집 구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무슨일이 있어도
    일부 돈을 따로 저축하셔서 만일을 대비하시기 바래요.
    남 글에 썼듯이 옆집은 30만원 내는데 원글은 22만원 내잖아요
    그럼 월 10만원 돈은 저축을 하시라는 거예요.
    안그럼 그집에서 나가면 정말 주거조건 떨어지는 곳으로 가셔야 되요.
    길냥이 거둬 키우는 글 잘 읽었어요. 행복하게 사시기를 ~

  • 15. 존심
    '16.7.15 8:28 AM (110.47.xxx.57)

    너무 좋은 집주인에게
    원망 아닌 원망하는 경우도 생기더군요,
    10년 넘께 싼 전세로 쭉 살았는데
    집주인이 집을 팔게 되어습니다.
    다른 집을 구할려니 도저히 구할 수 없는 금액이더랍니다.
    물론 원망은 아니지만...

  • 16. 부동산아줌마가
    '16.7.15 7:00 PM (117.123.xxx.19)

    보기엔요...
    주인 좋은분 맞습니다
    세입자도 착하신데요
    개.고양이를 싫어하는 건
    단순히 짖는거보담
    아기들이 어릴때
    문.몰딩...이런걸 물어뜯어놓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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