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난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아님을

자연이 조회수 : 2,646
작성일 : 2016-07-13 02:36:09
어렸을때 심각하게 가난한 집으로 통했고
그게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어요

짜장면 시켜먹으면 한그릇에 밥비벼서 셋이서 나눠먹고
그릇은 이웃들이 못보게 숨겨두라고
어머니께서 눈치주실만큼...
가난한데 짜장면 시켜먹는다고 욕한다는 이유

서른 즈음 가난해결되었고
나름 상위 수준의 자산가가 되었어요

가난 해결되어 좋은집ᆞ좋은차 ᆞ의식주 걱정 없어질때
정말 행복했어요
그 순간은요

그런데 근본적인 우울감ᆞ자존감ᆞ행복감ᆞ관계문제
이런것들 돈이 해결해주는것이 아니었어요

그걸 깨닫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네요

돈은 의식주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좋은 것이예요

하지만
가까이 있는 사람, 즉 가족의 정신적 가난
성숙하지 못함은 절대 돈으로 해결되지 않음을
이제서야 깨달아요
오히려 돈이 독이되어
문제가 악화되어 미치도록 괴로웠어요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돈이 생겼는데 나는 왜 불행하냐고 무식하게
신에게 따져물었던 과정도 있었어요
없는 사람들 무시하고...
심지어
가르치려들고...

저 이럴려고
결혼이 늦어지고 있었나봐요

요즘 정신도 맑아지고
사람보는 눈도 조금씩 생깁니다...

정신적 건강함이 돈보다 중요하며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극단적인 가난으로 자신을 몰고가지도
않아요

돈이 좀 적어도
분수에 맞게 계획하고 살고 작은일상에도
감사함을 가지고
남탓 환경탓할 시간에
현실과 부딪혀 이겨나가죠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빈곤층은 벗어나게 되더라구요
주변 사람들 보고 느낀거예요

밤늦게 배터지게 먹어대고
냉장고에 세달된 우유, 고기 썩은 음식 꽉꽉채워놓고
단거리도 자가용 끌고다니고
이유모를 우울감에 투덜대고
분노와 화를 컨트롤 못하고
타인에 세심한 배려 없고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격떨어지는 단어 사용으로 타인에게
감정적 상처주고
서로 아끼고 배려하고 사랑하지 않고
하루를 무사히 보내게 해주신 신에게
감사하기를 소홀히 하며
청소를 게을리하고
남에게 책임전가하는것에 무뎌지고
시간약속 잘 안지키고....
청결에 무개념하고.
교만하고 겸손하지못하고
우월감에 현실자각못하는

내 부모로부터 배워온
내몸에 익숙한 정신적 미숙함이
모든 우울감과 대인관계 및 슬픔의 원인이었다는 것

그런것들은 돈으로 해결되는 류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돈이 좀 없어도
화목하고
절제할줄알고
나를 존중하면서 타인도 존중할줄 아는 마음을
가진 건강한 가정에서 자란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그동안 제 삶은 딱 미성숙한 졸부 그자체였어요
IP : 49.175.xxx.1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군자란
    '16.7.13 2:45 AM (76.183.xxx.179)

    현명함과 지혜로움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부러움을 전하며.....

  • 2. 자연이
    '16.7.13 3:03 AM (49.175.xxx.13)

    가난한 유년기고백에
    왜 부끄러운거냐고
    반문했던 남자가 있었는데

    정말 창피해서
    정신이 건강치 못하다고
    얘기는 못했고

    니가 가난을 겪어봤냐고
    되레 화를 냈어요

    아직도 지인들에게 가난한 기억은 얘기할수 있지만

    정신이 건강하지 않은 가족과 제 유년기는
    도저히 오픈 할 용기가 안납니다

  • 3. ..
    '16.7.13 3:07 AM (112.148.xxx.2)

    이 글 지우지 말아주세요. 원글님 통찰과 혜안의 경험으로 두고두고 읽어보고 싶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젠 행복해지세요.

  • 4. 근데
    '16.7.13 3:20 AM (117.111.xxx.212) - 삭제된댓글

    돈이 있어야 정신적인 고민도 시작돼요. 아니면 생계에만 급급하게 매달리게 되지 않나요?

  • 5. 에혀
    '16.7.13 3:27 AM (123.214.xxx.92)

    경험이 녹아있는 좋은 글이네요.
    추천합니다.

  • 6. ;;;;;;;;
    '16.7.13 3:37 AM (222.98.xxx.77)

    이글 때문에 로긴했어요.
    저희는 원글님 처럼 극한의 가난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물질의 결핍을 겪으면서
    부모님의 성향상
    저희 형제가 어른이 되도록 양육이 되지 못했고
    결국은 가족전체가
    힘들어요.

    부모님은 성실히 죽도록 열심히
    가정을 지켰는데

    애석하게도 가족의 교감과 유대가 없어서
    한집에 살아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제가 특히나 더 힘들어서
    이런 저런 노력도 하는 중인데
    근본원인을 막연히 짐작은 했는데
    원글님 글보니 이해가 가네요.


    요며칠 분탕같은 게시판 글들중에 제일 와닿네요.
    지우지 마시고 저같은 사람들 많이 보면 좋겠어요..

    극복하시고 혜안으로 멋진 남자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 7. 무아
    '16.7.13 3:40 AM (219.251.xxx.78)

    아주 늦은시간에 들어와 보니 저에게 맞는글들이 많네요~~
    잠을 못이뤄서 아쉽지만 얻고 생각할수있는 글들이 좋네요

  • 8. ;;;;;;;;;;;;
    '16.7.13 3:45 AM (222.98.xxx.77)

    하루종일 돈돈돈으로 도배된 게시판에서 모처럼 좋은 글 만나서 위안받습니다.

  • 9. fff
    '16.7.13 3:46 AM (211.199.xxx.34)

    82에서 모처럼 보는 글같은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

  • 10. ...
    '16.7.13 3:56 AM (74.111.xxx.121)

    가난하지 않아도 마찬가지 같아요. 부유한 정도에 상관없이 인간 사이에 서로 소통하지 못하면 그 집안은 불행의 씨앗을 품게 되더라구요. 항상 적당히 먹고 살던 집에서도 자식들 공부며 취업이며 집안이 잘되면 사람이 의기 양양 해지고 눈도 높아지고 어느 사안에 대해서도 기준이 높아져서 가진 것의 고마움을 잊어버리게 돼요. 현재 가난한가, 현재 부자인가...아무것도 상관없고 내일의 나는 매일 매일 내가 만드는 것인데 다들 자기 자신은 늘 옳다고 믿기 쉽거든요.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이 제일 망가지기 쉬워요. 원글님은 뒤돌아 볼 줄 아니 이제 또 다른 차원으로 성숙해지시겠어요. 저도 노력합니다.

  • 11. 가난보다 더무서운건
    '16.7.13 7:13 AM (211.52.xxx.165)

    가난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 12. sunny
    '16.7.13 9:30 AM (124.49.xxx.73)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 아침에 곱씹어서 읽어봤어요 ^^저에게 깨달음과 지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친정은 100억대 부자였지만 지금은 가난함니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저도 가끔 아빠하며 팔짱끼고 걷는 딸들보명 참 부럽습니다 . 저도 원글님글보고 남편이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살면 가난은 절대 다가오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제 마음을 가다듬어요 감사합니다^^

  • 13. sunny
    '16.7.13 9:31 AM (124.49.xxx.73)

    원글님 좋은글 감사해요

  • 14. .....
    '16.7.13 10:33 AM (110.9.xxx.86)

    원글님 화이팅~

  • 15. 고맙습니다.
    '16.7.13 11:32 PM (184.152.xxx.124)

    항상 정신적으로 목마르고 갈증나고 하는 원인을 되돌아 보게 하는 좋은 글이네요.
    저도 글쓰신분 처럼 오랜 세월 정신적으로 정서적인 궁핍으로 말못할 우울감을 안고
    살아 왔는데..........왜 그렇게 힘들어야 했는지.......솔직하고 리얼한 님 글 읽으면서
    내가 가진 아픔, 고민, 우울이 감정이입이 되어 나도 누군가에게 자신있게 내 상태를
    나의 히스토리를 가감없이 부끄럼 없이 다 오픈해서 치유 하고 싶네요.
    어떤 정신과 의사가 이렇게 글로라도 솔직하게 자기 마음 상태를 담담히 객관적으로 써보는게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지름길이라고 일기를 자주 쓰는 습관이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데
    도움되는 방법이라고 하더라구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의외로 글쓰신분 같은 분 많은데.............이 글 읽고 많은 도움 될 것 같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5700 서울숲역 근처 맛집은? 3 ... 2016/07/13 1,777
575699 원피스수영복 사이즈 고민. 도와주셩 7 나무안녕 2016/07/13 1,336
575698 자연별곡식사 어때요 21 삼산댁 2016/07/13 5,106
575697 성당에 다녀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건지요.. 8 .. 2016/07/13 1,615
575696 개돼지 발언에 묻힌 또 다른 말 .jpg 4 써글넘 2016/07/13 1,812
575695 전기..가스.. 쿡탑 고민중 11 쿡탑 2016/07/13 1,941
575694 지금 집 매매 아니면 2년 후 매매? 어떻게 할까요 13 2016/07/13 3,347
575693 우양산이라는게 우산과 양산 겸용인가요? 8 masca 2016/07/13 1,739
575692 책장 술술 넘어가는 청소년 읽을만한 책 추천 부탁드려요 5 청소년 2016/07/13 977
575691 채식주의자 다 들었는데,오...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군요 18 .. 2016/07/13 4,220
575690 흑설탕 두번실패후 피부 효과 봤어요!! 14 세아 2016/07/13 6,241
575689 서울근교맛집 1 맛집 2016/07/13 701
575688 아파트에 매매 프랑카드 거는 거 10 해도 되나요.. 2016/07/13 1,432
575687 실리콘냄비, 인체에 무해하나요? 2 2016/07/13 1,169
575686 어린이집 오늘 식단, 너무 화가 나요. 39 속상 2016/07/13 8,640
575685 보일러 여름에는 전기코드 뽑아 놓으세요? 5 여름 2016/07/13 1,981
575684 김종인, 文사드 성명에 재검토하라고 재검토가 되나 15 ㅇㅇㅇ 2016/07/13 1,784
575683 중단시켜도 계속하는 세월호 특조위 세월호 특조.. 2016/07/13 391
575682 낮잠 자기 vs 커피 마시고 안 자기 (시시껄렁함 주의) 11 고민 2016/07/13 2,161
575681 밥을 안하니 집이 깨끗해지네요 18 도시락 2016/07/13 5,895
575680 프로듀스 101 나온 정채연 정말 예뻐요 19 oo 2016/07/13 8,927
575679 놀러갈 때 가져가면 맛있는 반찬들 있을까요 9 ㅇㅇ 2016/07/13 2,461
575678 제 핸드폰이 유해 싸이트 접촉으로 감염.. 9 방금 2016/07/13 1,930
575677 쌍꺼풀 수술후 술마시면 안되는거 말인데요 6 ... 2016/07/13 9,805
575676 국방부 "사드 배치 지역 발표 취소"(1보) 22 속보 공화국.. 2016/07/13 4,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