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쁜남편이 오늘은 참 밉네요.

dalco 조회수 : 1,339
작성일 : 2016-07-12 22:28:09

우리나라 직장인들 다 바쁘지요?

워낙 퇴근 시간 개념도 희박하고 회식도 많구요.

본인이 조절하려고 애쓰고 주말에는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는데

그래도 이렇게 평일엔 아이와 둘이 보내야 하는게 이제 좀 지치려고 하네요.

 

바빠서 얼굴이 헬쓱해지고 입맛도 없어하니 안쓰러워 아침은 정성껏 차려줍니다.

간식도 챙겨주고 힘내라 웃으며 출근 시키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러고 나면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오늘은 혼잣말로 지겹다 소리가 나오는데 스스로 놀랐네요.

아이가 엄마 기분 살필정도로 표정이 어두워지기도 하구요.

저는 프리랜서라서 일주일에 2일 고정적으로 나가고 다른 요일은 아이 어린이집 간 사이

집에서 일을 합니다. 밤에도 하구요.

그러니 집안일과 양육은 자연스럽게 제 몫이 되더라구요.

아이 하원시켜서 재우기 까지 평일에는 당연히 아빠를 못 봅니다.

아침에 잠깐 일어나서 같이 식사하는게 평일 아빠 몫의 전부예요.

그러니 아이도 아빠를 늘 그리워 합니다. 같이 있을 때는 정말 자상한 사람이거든요.

 

남편 미워하게 되는게 싫어서 청소는 도우미 분 도움을 받고 반찬도 아이꺼 따로 아빠거 따로

하다가 그냥 싱겁게 만들어 다 같이 먹고 일도 많이 줄였어요.

그런데 몸이 피곤한게 제 우울함의 이유가 아니였는지 좋아지지 않네요.

생각해보니 제가 많이 외로운거 같아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같이 늦으니 밖에서 데이트 하듯 치맥도 하고 들어오고

늦게 들어와도 서로 얼굴 보고 잠깐이라도 이야기 하고 잠들곤 했는데

아이 키우는 5년 동안 그런 시간들이 점점 줄어들고 어쩔 때는 남편 얼굴이 갑자기

낯설 때도 있네요.

남편은 아이 다 키우고 둘이 조용한 곳에 가서 집 짓고 살면서 여행다니자 하는데요.

그 때까지 제가 지금만큼 남편을 좋아할까요? 남편도 제가 그 때까지 소중하고 좋을까요?

저는 이제 좀 자신이 없어져요. 이렇게 얼굴 못보고 서로의 추억이 없는 관계가 가족이라 할 수

있나. 이런 생각까지 들고 속상합니다.

제가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사랑타령 하고 있는건지. 오래 살다 보면 안 들어와라 싶은 날이 온다고

하시던데 아직까지는 좀 일찍 와서 같이 저녁 먹고 산책도 하고 아이도 같이 재우고 둘이 맥주도 한잔

하고 그러고 싶어요. ㅠㅜ

자꾸 혼잣말로 사라지고 싶다거나 지겹다라는 말을 하다 이러면 안되지 싶어 82에라도 넋두리하고

정신 차리려구요.

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IP : 14.39.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뭐라...
    '16.7.12 10:37 PM (101.181.xxx.120)

    편들어드리기가 참...

  • 2. 저도 완전 공감이요.
    '16.7.12 10:49 PM (68.80.xxx.202)

    그런데요.
    그러다 아이 크고 시간 여유로워지고 나도 혼자 노는 요령과 즐거움이 생기고, 느끼다보면 여태껏 가족 먹여살리느라 애쓰는 남편이 새삼 안스러워지고 그러다보면 긍휼한 맘도 생기고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이만큼 살아온 거에 대해 상대방에게 고맙고 미안한 맘이 생겨서 동지애랄까 여하튼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내 남편, 내 아내가 최고다란 맘이 저절로 생겨요.
    같이 있을때 자상한 남편이라면서 그 남편이라고 가족 놔두고 일하러 나가고 싶겠어요?
    아이가 엄마 손 필요없을 때까지, 은퇴할때까지 각자의 자리 지키며 최선을 다해 사세요.
    그러면 되요.

  • 3. 네..
    '16.7.13 1:10 AM (124.49.xxx.195)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시간이 더 흐르고 흐르다보니, 같이 나이를 먹고 있고,
    문득 남편의 삶도 측은(?)해지는 시기가 오더군요.측은지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5635 이 벌레 이름이 뭘까요? 8 anab 2016/07/13 1,791
575634 친구가 많고 호감가는 사람들 특징이 뭘까요? 14 ... 2016/07/13 7,323
575633 '평범'이란 단어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4 ss 2016/07/13 993
575632 문재인 "사드 배치, 국회동의 거쳐야" 4 국회동의 2016/07/13 894
575631 휴가때 남편을 시댁으로 보내고 싶어요. 6 휴가계획 2016/07/13 2,223
575630 짱개 역사 패턴으로 알아보는 현재 중국의 상태와 미래 1 북괴멸망 2016/07/13 513
575629 6.25로 붕괴된 신분제 왜 다시 만들려고 애 쓰는 걸까요? 6 ㅇㅇ 2016/07/13 925
575628 팥빙수재료에 미숫가루랑 볶음콩가루랑 뭐가 다 맛있을까요? 3 mint 2016/07/13 843
575627 암살 저만 재미없나요?? 20 .. 2016/07/13 1,894
575626 창신동 두산 아파트... 2 ... 2016/07/13 1,443
575625 흑설탕 팩 질문있어요. 2 맞는건가? 2016/07/13 933
575624 인테리어. 딱 기본만 하려면요.. 18 첫집 2016/07/13 4,352
575623 연애때 사랑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나요? 7 낮달 2016/07/13 1,955
575622 고인의 유골을 보고 충격받았네요 7 ㅇㅇ 2016/07/13 4,588
575621 멍멍이도 안걸리는 여름감기 중입니다..... 1 엉엉엉 2016/07/13 491
575620 서울 도로연수 강사나 업체 추천 부탁드려요! 2 채송화 2016/07/13 1,000
575619 공기청정기 사용하시는분들께 질문.. 1 L 2016/07/13 681
575618 19살 나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광주 5.18 때 시민군 5 ... 2016/07/13 873
575617 맞벌이이신분들, 아이 방과후 혼자 있나요? 10 궁금. 2016/07/13 2,175
575616 계란말이. 냉장고에 넣고 내일 먹어도 될까요? 5 ... 2016/07/13 3,039
575615 국회도서관에 랩탑 가져가도 되나요? 2 초보 2016/07/13 527
575614 대학교 방학 아직인가요? 3 호롤롤로 2016/07/13 903
575613 거실등 전구색? 백색? 골라주세요 13 인테리어 2016/07/13 5,298
575612 정말 시원한 선풍기 추천 부탁드립니다.. 1 ;; 2016/07/13 6,421
575611 초등5학년 상품 추천 부탁드립니다. 3 상품 2016/07/13 505